본문 바로가기
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유러피언 서스테이너블 와인즈(European Sustainable Wines) 세미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9. 3.

지난 5월 20일에 열린 유러피안 서스테이너블 와인(European Sustainable Wines) 세미나.

 

강연은 이인순 원장님이 수고해 주셨고, 와인21의 정수지 기자가 테이스팅 세션을 진행했다. 강연 말미에는 줌을 통해 유럽의 담당자들을 연결해 질의응답을 간단히 진행했다. 

 

코로나 시국이므로 테이블 당 간격을 최대한 넓혀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런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 매우 감사한 일. 서그리스 와인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7월 말부터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가 셧다운 되고 있는 상황이니... ㅠㅠ

 

이번 세미나는 아부르쪼 와인 협회(Consorzio Tutela Vini d'Abruzzo), 바르베라 다스티 와인 협회(Consorzio Barbera d'Asti e Vini del Monferrato), 스페인 라만차(La Mancha) D.O. 가 EU의 후원을 받아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역 별로 세션을 나누어 진행됐다. 서두에서 서스테이너블 와인이 무엇인지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각 세션에서는 지역 별로 지속 가능 농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해당 농법으로 만든 와인들을 가이드 테이스팅 했다. 

 

지속 가능성이란 토양이나 지형, 기후뿐만 아니라 사람, 문화, 경제 등 와인을 둘러싼 환경 전체를 다루는 문제다. 보통 친환경적이지만 유기농보다 조금 더 유연한 방식을 적용하는 농법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넘기기엔 좀 더 넓고 깊은 사고의 베이스가 있었던 것. 특히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서스테이너블 와인은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오가닉(Organic) 등과 일정 부분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에 완전히 포함되는 관계는 아니다. 

 

환경 친화적인 방법, 관계자들의 경제적인 면, 문화 및 전통 등 사회적인 가치가 유기적인 균형을 이루며 유지되도록 하자는 것이 서스테이너블 와인의 기본 생각이다.

 

예컨대 포도 재배 농민과 와인메이커들의 이촌향도를 막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등의 조금 더 인간적이고 세속적 개념인 셈이다. 최근엔 특히 건조한 국가, 특히 뉴월드 와인 생산국에서도 많이 적용하는 추세라고.

 

유럽의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시스템은 자연과 사람, 커뮤니티, 농법 등 사회 경제적 요소를 모두 수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 원리 자체가 지속가능성과 큰 연관이 있다고.

 

세미나를 주최한 세 단체 산하의 PDO 리스트. 

 

첫 세션은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아부르쪼(Abruzzo). 세미나 자료는 슬라이드 형태로 첨부했다.

012345678910

아부르쪼는 한반도의 태백산맥처럼 이탈리아 반도의 등뼈를 이루는 아펜니노 산맥(Appennino Mts.)과 아드리아 해(Adriatic Sea)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다양한 기후를 보인다. 포도밭은 대체로 산기슭 아래 있어 일교차가 크며, 부근에 국립공원이 세 개나 자리 잡고 있어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소토조나(Sottozona)는 서브 존이라는 의미인데, 세부 지역 별로 다른 특징을 보인다. 가성비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오크 숙성을 통해 복합미를 갖춘 와인들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아브루쪼는 전통적으로 줄기를 지상에서부터 2m 이상의 높이에 줄기를 고정하는 페르골라(Pergola) 트레이닝 방식을 적용했는데, 국제 품종 유입으로 사라져 가다가 최근 다시 부활했다.  페르골라는 지열을 피하면서 햇살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0123456789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는 이태리 중동부에서 가장 중요한 품종이다. 대단히 진한 루비 컬러에 농밀한 검은 과일 풍미가 매력적인 품종이다. 참고로 이탈리아는 프랑스보다 훨씬 남쪽에 있지만, 예상외로 수확이 더 늦은 경우가 많다고.  

 

6 종류의 와인 테이스팅. 와이너리 소개는 정수지 기자님의 설명을 받아 적은 것이고, 테이스팅 노트는 개인적인 감상.

Cantina Fretana, 1960 Montepulciano d'Abruzzo DOC Riserva 2017

1960년 시골 의사 선생님이 50명을 모아 설립한 조합형(?) 와이너리. 현재 멤버는 400명 이상이라고. 설립 초기부터 땅을 처음 그대로 지키자고 결심하고 땅을 비료 사용 이전으로 돌릴 방법을 연구했다고. 남동향의 점토질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부드럽게 압착해 시멘트 통에서 발효했다. 가격은 6.3유로.

이국적인 스파이스, 자두, 졸인 검은 체리, 스모키 힌트. 짭조름한 미감에 산미가 잘 살아있으며 밸런스도 훌륭하다. 


Fattoria Teatina, Jame' Oro Montepulciano d'Abruzzo DOC 2017

2007년 아브루조의 다양성을 드러낸다는 목표를 가지고 창립했다. 아버지가 유명한 와인메이커라고. 2015년부터 유기농을 적용했다(인증을 받았다?). 9.8유로.

삼나무, 흑연, 바닐라, 캐러멜, 우아한 느낌. 바이올렛, 시나몬, 검은 자두, 검은 베리 풍미. 초콜릿 뉘앙스가 산미와 함께 매력적으로 길게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싶었더니 역시 비싸다.

 

Talamonti, Tre Saggi Montepulciano d'Abruzzo DOC 2017

탈라몬티는 역사는 짧지만 테루아와 토착품종의 특징을 잘 표현해 아부르쪼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떠올랐다. 각종 매체에서 극찬이 끊이질 않는다고. 해발 300m에 4ha 규모의 자갈 석회 토양 포도밭에 평균 50년 수령의 포도나무가 식재돼 있다. 트레 사기는 세명의 현자라는 뜻. 6유로.

정향, 시나몬 캔디, 검붉은 베리, 블랙커런트, 매콤한 스파이스 힌트. 세련된 미감, 영롱하고 생생한 과일 풍미와 매끈한 질감, 정제된 산미. 버섯과 시나몬 뉘앙스의 여운. 좋다.

 

Tenuta Arabona, Manus Plere Montepulciano d'Abruzzo DOC BIO 2016

2006년 설립했지만 현 소유주의 부모가 1960년대부터 포도를 재배했다. 1988년 친환경 농법을 적용하고 90년대 유기농으로 전환해 아브루쪼 최초의 유기농 포도밭이 되었다. 해발 170m 석회질 점토 토양. 이름의 의미가 '유기농이라 매우 바쁘다'는 뜻이라고. 4.8유로.

진보라빛, 청사과, 쌀겨, 향수 같은 붉은 꽃과 작은 붉은 베리, 잘 익은 체리. 스파이시한 뉘앙스가 전반적으로 감도는 느낌. 깔깔한 타닌, 생생한 산미의 밸런스가 적절하다.

 

Cascina Del Colle di D'Onofrio, Mammut Montepulciano d'Abruzzo DOC 2016

아펜니노 산맥 산기슭에 위치해 포도 재배에 이상적 미세기후를 보인다. 해발 255m에 위치한 유기농 인증 지역으로 페르골라 트레이닝을 적용해 전통 수작업으로 경작하며, 10월 말 경 포도가 쪼글쪼글할 때 수확한다. 9.9유로.

짙은 검보랏빛. 말린 건포도, 블루베리, 블랙베리, 블랙체리, 라즈베리 풍미. 매끈한 질감, 라운드하고 풍부한 타닌, 강한 산미. 하지만 밸런스는 좋다. 우아한 스파이스와 바닐라 힌트의 여운.

 

La Quercia, Primamadre Montepulciano d'Abruzzo DOC 2014

10년 이상 경력의 넷이 모여 만든 와이너리. 4인 모두 유기농으로 길러야 제맛 낼 수 있다는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비니탈리에서 먼저 주목한 와이너리로 해발 600m의 점토질 토양에 25년 수령 포도나무가 식재돼 있다. 10유로.

섬세한 향나무, 향긋한 바닐라, 포푸리 같은 붉은 꽃. 은은한 붉은 과일, 고급스러운 터치, 생동감 넘치는 산미, 촘촘하지만 나서지 않는 타닌의 환상적인 밸런스. 고혹적이고 우아한 와인이다.

 

다음은 바르베라 다스티(Barbera d'Asti). 정확히는 바르베라 다스티 및 몬페라토 와인 협회(Consorzio Barbera d'Asti e Vini del Monferrato)다. 총 13개의 DOC를 관장한다. 

앞서 나왔던 요 PPT에 나왔던 리스트다.

 

01234567891011

원래 바르베라(Barbera)는 네비올로(Nebbiolo)가 익기를 기다리며 마시는 와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잘 만든 바르베라의 위상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바르베라가 재배되는 몽페라토는 여러 번의 침식과 융기로 다양한 지형과 토양이 생겨났으며 연교차 또한 극심하다. 토양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첫째는 완만한 경사면에 주로 분포하는 화이트 베이지 컬러의 석회석 & 이회토양이다. 풀 바디에 컬러 또한 진하며 숙성 잠재력을 갖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몽페라토 중간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아스티 모레 토양과 바다 퇴적토양이다. 보통 신맛이 적고 숙성이 빨리 되는 와인이 나온다. 

바르베라는 안토시아닌이 많고 산미 또한 높은 편인 반면 타닌은 적다. 곰팡이 등 병충해 강한 편. 그린 하비스트로 수확량을 조절하여 9월 말쯤 수확한다. 바르베라 다스티는 90% 이상 바르베라를 사용해야 한다.

1970년대 저급 와인이 양산되면서 악평을 받았으나 이후 제대로 하자는 자성이 일면서 토양 등을 깊이 연구했고 품질 또한 드라마틱하게 향상되었다. 가벼운 와인을 만드는 품종에서 고급 와인 만드는 품종으로 탈바꿈 중이라고. 보통 영할 때 마시는 밝은 루비 컬러의 라이트한 스타일은 수확 다음 해 3월 출시한다. 복합적이고 밸런스가 좋은 슈페리오레 스타일은 6개월 이상 오크 숙성 포함 최소 14개월 숙성해야 하며 퍼플톤의 진한 컬러를 드러낸다. 

 

Bersano, 1907- Conti della Cremosina Barbera d'Asti DOCG 2018

1907년 12ha로 시작해서 현재는 230ha로 성장했다. 아들 대에 품질 향상을 이뤄냈다. 아들 한국전에 참전한 인연이 있으며, 베르사노 한국 담당자도 한국말을 잘한다고. 다섯 구획에서 재배하는 바르베라를 개별적으로 양조한다. 이 와인은 석회질 모래 양토에서 재배한 70년 수령 포도나무의 포도로 양조했다. 4.9유로.

옅은 루비 컬러. 스위트 스파이스, 붉은 체리, 붉은 베리, 딸기, 라즈베리 풍미. 은근한 허브, 가볍고 둥글며 달콤한 산미가 점점 살아나는 느낌이다. 친숙한 미감에 익숙하고 편안하다.

 

Tenuta Santa Caterina, Vignalina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8

유명한 변호사가 귀향해 2000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포도원 토양을 연구했더니 조개 화석이 그렇게 많이 나왔다고. 석회질이 많은 양질의 테루아를 드러내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7.8유로.

퍼플 루비 컬러. 진한 잘 익은 붉은 베리 풍미에 스파이시한 뉘앙스가 강하게 더해진다. 사탕같이 둥근 질감에 짭조름한 미감, 담배 뉘앙스.

 

Azienda Agricola Il Botolo,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6

2007년 설립한 부티크 와이너리. 시작부터 친환경 농법을 적용했다. 남향-남서향 점토질 토양에 식재된 30년 수령 포도나무의 포도로 양조했다. 6.5유로.

향긋한 꽃과 미네랄 허브 뉘앙스. 스위트 스파이스, 벨벳 같은 질감, 제법 느껴지는 타닌, 딸기 등 베리 풍미. 밸런스 좋다.

 

Malgra, Poenace di Cerreto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6

1970년대 설립해 1990년대부터 교과서 같은 와인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2년 다른 곳에서 인수. 포도밭은 석회질 점토와 모래가 섞여 있다. 6.3유로. 매콤한 뉘앙스에 약간 부쇼네가 있어 풍미가 잘 안 살아나 제대로 테이스팅을 하지 못했다.

 


Baldi di Burio, Balau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6

대대로 와인 생산한 집안. 일조랑 좋은 260-80m 언덕의 실트, 점토, 모래 토양에 1930-60년대 식재한 나무의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침용 기간이 60일로 상당히 긴 편. 14유로.

영롱한 검은 체리. 검은 베리, 스위트 스파이스, 시나몬, 정향, 초코, 감초, 바닐라. 고급스러운 질감에 빼어난 구조감과 밸런스, 농익은 과일 풍미와 적절히 녹아든 오크의 긴 여운. 상당히 인상적인 와인이다. 


Azienda Agricola Castino Luigi Domenico,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5

송로버섯 면허 가진 가족 소유의 와이너리. 와인 양조의 전통도 제법 길다고. 이 와인은 1935년 식재한 그랑 크뤼 개념 포도원의 포도로 만들었다. 7.2유로.

싱그러운 검은 체리와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풍미에 가벼운 후추가 더해져 고혹적이고 섬세한 향을 드러낸다. 매끈한 질감, 밸런스와 구조감이 빼어나다. 여운이 살짝 짧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든 와인.  

 

아래는 이후 바르베라 다스티 협회의 관계자와 질의응답 내용 중 일부.

바르베라도 좋은 빈티지의 좋은 밭 것은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1998년 훌륭한 밭 생산자 것을 마셔본 적이 있는데 색과 신맛이 잘 살아있어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호주, 미국, 남아공 등도 바르베라를 생산하는데 떼루아 별로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테루아와 규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국 잘 맞는 좋은 위치에서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아스티/몽페라토의 떼루아가 특별하다?)

2014년 DOCG로 승격한 니짜(Nizza)의 경우 엄격하고 농축적인 와인이 나온다. 일부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를 능가하는 경우도 제법 있을 정도. 이는 니짜의 특별한 위치와 안정적인 기후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더 건강한 포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다만, 더 좋은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단다. (근데 더 건강한 건 절대적으로 더 좋은 거 아님??)

 

마지막으로 라만차(La Mancha). 돈키호테로 유명한 지역.

0123456789101112

라만차는 스페인에서 가장 큰 와인 산지 중 하나이며, 유럽 전체에서도 단일로는 가장 큰 DO다. 대부분 평원이며 석회함, 점토, 모래 토양이 주를 이룬다. 오가닉 재배 방식을 많이 적용하고 있어서, 스페인 유기농 12만 ha 중 라만차 비중이 50% 정도로 추정된다고. 아이렌(Airen) 품종의 재배 면적이 가장 넓었으나 EU 지원으로 석회암 토양에서 템프라니오(Tempranillo)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템프라니오는 조숙 품종으로 테루아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이 나오며, 오크와 잘 어울려 많은 사랑을 받는 품종이다. 

평야 지역이지만 완연한 대륙성 기후로 연교차와 일교차가 심하다. 일교차는 섭씨 30도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고. 강수량 또한 300-400mm 수준으로 관개가 필요한 수준이다. 일조량은 3천 시간을 넘어선다. 참고로 전 세계 포도밭 면적 1위가 스페인인데 생산량은 3-4위 정도에 그치는 이유가 바로 토양이 척박하고 무덥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속가능성이 더욱 중요하다.

라만차 와인은 백 레이블을 통해 품질인증 및 스타일을 안내하며, 숙성 등급 외에 '라만차 엑설런트(La Manch Excellent)'라는 프리미엄 와인 인증 마크도 사용한다. 

 

Bodegas La Remediadora, La Villa Real Macabeo 2020

1946년 설립한 와이너리. 비우라(Viura)로 더욱 잘 알려진 마카베오(Macabeo)는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품종이다. 서늘한 밤에 수확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1.53유로

달콤한 사과, 서양배, 가벼운 열대과일, 시트러스, 생기 발랄한 산미가 길게 이어지는 깔끔하게 맛있는 와인.

 

Bodegas El Progreso, Ojos del Guadiana Tempranillo 2020

1917년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오조스 델 과르디아나(Ojos del Guadiana)는 과르디아나 강의 눈이라는 뜻으로 강이 사라지는 부분에 위치한 해발 620m의 매우 건조한 석회질 토양에서 재배한 템프라니오로 양조했다. 1.35유로.

거친 첫 느낌. 자두, 커런트, 체리 등 검붉은 과일 풍미가 밀도 높은 허브 향과 함께 강하게 들이대는 느낌이다.  

 

Santa Catalina, Los Galanes Seleccion 2020

평균 수령 50년 템프라니오로 양조. 4.9587유로.

향나무, 침엽수, 연필심, 붉은 베리와 자두 풍미와 함께 '완숙한 딸기'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포도 풍미와 오크 뉘앙스의 조화가 좋으며 쫀쫀한 타닌과 산미 또한 괜찮다.

 

Bodegas Lairen, 3V Crianza 2016

1,500명 규모 협동조합. 벌크와인 품평회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는 가성비 생산자. 이 와인은 올드 바인으로 양조했다. 3유로.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톡 쏘는 스파이스와 자극적인 오크, 약간의 산화 뉘앙스. 올드한 인상.

 

Bodegas Isidro Milagro, Torre de Rejas Reserva 2014

스페인에서 가장 큰 생산자로 리오하에도 포도밭을 가지고 있다. 아일랜드 최고의 레스토랑에 리스트업 되면서 유명해졌다고. 2.5유로.

정향, 시나몬, 동물성, 토스티 함과 은근한 허브. 입에서는 붉은 과일, 검붉은 체리 풍미. 산미는 비교적 낮은 편으로 질감은 둥글둥글하다. 볼드한 스타일 중에서는 마음에 드는 편.

 

Bogarve 1915, Lacruz Vega Autor 2013

톨레도 부근에 위치한 유명 와이너리로 1905년 설립했다. 설립 후 3년 정도는 연구 개발에만 몰두한 다음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7유로.

연필심, 침엽수, 강한 민트 허브, 농밀한 검은 베리, 완숙한 블랙베리. 터프한 타닌 두툼한 바디에 짭조름한 뉘앙스.


라만차의 템프라니오는 더운 기후 때문에 더 프루티하고 풍미가 강한 편이라고 한다. 아이렌과 템프라니요는 더위와 건조한 기후에 모두 강하고 오랫동안 그런 기후에서 재배해 왔기 때문에 최근의 지구 온난화에 큰 문제없이 적응하고 있다고. 관개 비율은 40% 정도.

 

서스테이너블 와인은 사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빌려 쓰는 지구' 개념과 맞닿아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인류도 함께 잘 살기 위해, 사람 말고 다른 생물도 더불어 살기 위한 개념이랄까. 너무 극단적인 주의들보다는 훨씬 쉽게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런 개념이 와인에 적용되어서 와인 자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것이 살짝 애매하다. 예를 들어 내추럴이나 비오디나미 같은 것은 호든 불호든 확실하게 달라지는 점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세미나에 나온 와인들만 봐도 그렇지만 일반적인 와인들과 차별성을 느끼긴 어려우니까. 

 

어쨌거나 좋은 행사를 위해 고생한 이인순 원장님과 정수지 기자님, 와인21 관계자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20210520@서스테이너블 와인 세미나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