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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와인 난장 @요수정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9. 11.

오랜만에 요수정. 아지트 같은 곳이 되었다.

 

요수정 하면 믿고 맡김 코스지. 이날 메뉴는 처음부터 끝까지 레알 취저였음.

 

와인 리스트. 요수정 모임에서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묵직한 놈들로만 구성된 적이 있었던가. 바롤로가 가장 가벼웠...

 

프로슈토 & 멜론으로 스타트.

 

조선간장을 발라 구운 와규 육전. 

 

첫 와인은 Feudi di San Gregorio, Taurasi 2015. 냉장고에서 꺼내온 거라 처음엔 너무 차서 시큼털털한 맛에 떫은 타닌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는데, 온도가 올라가면서 본연의 견고함과 진한 과일, 부엽토 뉘앙스가 예쁘게 드러났다.

 

나르코스 타코. 근데 나르코스가 뭐지?

 

버터 소스를 곁들인 참돔 라비올리.

 

두 번째 와인은 Domenico Clerico, Barolo 2015. '남부의 바롤로'라는 타우라시와 빈티지까지 같아 직비교가 될 줄 알았는데 스타일이 넘나 달랐다. 역시 모던 바롤로...

살짝 감도는 검은빛이 영롱한 루비 컬러를 밀어 올리는 듯한 느낌. 말린 장미 꽃잎과 톡 쏘는 허브, 가볍게 토스팅 한 오크 뉘앙스가 아주 예쁘게 어우러졌다. 부들부들 실크 같은 질감에 피니시의 얼씨 힌트가 아주 가볍게 남는, 딱 마시기 좋았던 바롤로. 

 

사르데냐 풍 소시지. 플레이팅 형태도 그렇고 사진이 꼭 매끈하게 잘 싼 똥 같이 싼 나왔..ㅋㅋㅋㅋ

 

세 번째 와인은 Robert Mondavi, Oakville Cabernet Sauvignon 2012 Napa Valley. 컬러부터 꺼먼 것이 처음부터 두툼하고 묵직한 바디감과 밀키한 질감이 느껴졌다. 풍미 역시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프룬 같은 검은 과일 중심에 후추, 흑연 같은 뉘앙스가 곁들여진 올 블랙. 아마도 풍미를 농축하기 위해 주스를 좀 빼지 않았을까 싶은... 어쨌거나 묵직한데도 술술 잘 넘어간다. 장인 댁에서 실온에 보관되던 와인이라는데, 그래도 보틀 옆에 타닌이 잘 고여 있는 게 스트레스가 적은 상태로 잘 보관된 와인인 것 같다.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맛있는 건 사실.

추가로 Errazuriz Max Cabernet Sauvignon 2018. 마시느라 사진을 못 찍었는데 첫 향을 맡는 순간 칠레 카소 특유의 거친 허브 뉘앙스가 확 드러난다. 와, 이거 와인 마시던 초기에 참 많이 느꼈던... 왠지 와이니 초기 역삼동 YH영화와인셀러에서 줄기차게 마시던 시절이 떠올랐다. 평상시라면 선호하지 않는 풍미라 조금 마시다 말았을 텐데, 이날 따라 영롱하게 곁들여지는 검붉은 베리 풍미도 나쁘지 않아서 연거푸 두 잔을 마셨다. 역시 향기는 추억을 불러온다.   

 

라구 생면 파스타로 마무리...

 

...할 리가 없지 ㅋㅋㅋㅋㅋ 두툼한 양갈비 등장.

 

야물게 집도한 안주가 있으니,

 

한 병 더. Famille JM Cazes, Domaine de L'Ostal Grand Vin Minervois la Liviniere 2016. 예전에 L'Ostal Cazes를 맛있게 마신 적이 있어 공들여 마셔 보려고 산 건데... 맛이 기억이 안 남 ㅋㅋㅋㅋ 그래도 즐겁게 마셨으니 되었지만. 다음에 또 만날 기회가 있겠지.

 

한 주에 와인 모임 2번이라니, 얼마만인가. 어서 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일상적인 모임이 가능해졌으면.

 

20210910 @요수정(마포)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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