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냥의 취향/음식점

[여의도] 즐겁고 쾌활한 스시야, 니와-아루히(庭-ある日)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0. 22.

여의도의 유명한 미들급 스시야 아루히(ある日)에서 2호점을 냈다. 그것도 바로 맞은편에.

 

이름은 니와(庭). 아루히는 가려고 할 때마다 이슈가 생겨서 아직 못 가봤는데 신규 오픈한 곳을 먼저 가게 되었네. 이게 다 아루히 단골인 후배 덕분이다.

 

깔끔한 세팅. 첫 디시가 나오기 전의 이 세팅이 나는 참 좋다.

 

오랜만에 사케. No Japan 이후로 사케를 마신 적이 없는데 여기는 니혼슈만 취급하는 곳이라... 사실 스시엔 니혼슈가 잘 어울리기도 하고.

 

두 종류의 사케를 추천해 주셨는데 레이블의 그려진 새가 마음에 들었던 이 보틀을 골랐다. 

 

이름은 니와노 우구이스 오카라(庭のうぐいす おうから). 정미 보합률 68%의 야마다니시키 쌀과 정제수, 쌀누룩, 양조 알코올을 사용해 만든 혼죠조(本醸造)급 사케로 후쿠오카현 야마구치 주조장(山口酒造場)에서 만들었다.

니와노 우구이수는 정원의 휘파람새, 혹은 뻐꾸기라는 뜻이다. 스시야 이름인 니와와도 잘 어울리는 사케. 오카라는 아마 드라이한 사케를 뜻하는 카라구치(辛口)의 카라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싶다.

 

니혼슈도가 +15로 아주 드라이한 사케니까. 실제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라 전반적으로 맛이 진하고 명확했던 니와의 음식들 사이에 입을 씻기에 딱 좋았다. 

 

아루히와 니와에서는 주류 주문이 필수다. 음식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으면 운영이 되지 않을 듯. 콜키지 제도도 없기 때문에 업장에서 주류를 주문해야 한다. 다찌 뒤편의 냉장고에는 다양한 사케들이 가득 차 있으니 궁금한 것을 골라도 되고, 추천을 요청하면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물론 메뉴판에도 스타일과 가격이 잘 나와있으므로, 메뉴판을 보고 입맛과 예산에 따라 선택해도 된다.

 

자완무시로 스타트. 부드러운 계란 가운데 들어있는 양념의 고소한 맛이 상당히 진하게 드러난다. 

여기서부터 니와/아루히의 스타일이 드러나는데, 섬세하고 은근하기보다는 대범하고 명확한 맛이다.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식사하는 스시야와는 달리, 아루히와 니와는 마치 선술집과 같은 약간은 시끌벅적하고 쾌활한 분위기다. 심지어 옆자리의 모르는 고객과도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음악도 클래식이나 재즈, 라운지 뮤직, 일본 음악 등이 아니라 그냥 최신가요, 심지어 90년대 가요를 튼다.

호불호가 확실히 나뉠 것 같다. 정통 스시야를 생각하며 방문한 사람은 상당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가끔 보이는 이 집에 대한 낮은 평점 리뷰는 상당수 여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반대로 마음에 든 사람은 단골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호 쪽이다. 물론 조용하게 스시를 즐기는 곳도 좋아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오토시. 호로록 먹지 않고 중간까지 반찬처럼 먹었다.

 

준비된 네타용 생선들. 생선 종류가 많지 않은 대신 다른 요리들이 많았고, 구성도 맛도 상당히 좋았다.

 

미소를 사용한 회무침. 짠맛과 감칠맛이 입맛을 돋우기 딱 좋다.

 

야부리한 시메사바. 등 푸른 생선 특유의 바다내음과 고소한 맛이 폭발한다. 와사비를 조금 올려서 먹으면 핵꿀맛.

 

생선 마키. 맛도 그렇지만 아삭한 재료의 식감이 아주 좋았다. 요즘 이런 류의 마키가 매우 많이 땡기는데, 최근 먹었던 것들 중에서도 발군이다. 

 

근데 저기 오른쪽 위쪽으로 보이는 네기도로가 넘나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저것만 퍼먹고 싶었을 정도. 근데 나중에 옆에 앉은 후배도 그 얘기를 하더라는... 이심전심 ㅋㅋㅋㅋ

 

내장 소스를 얹은 데친 전복. 농도 짙은 내장과 크리미한 맛이 잘 어우러진 누구나 좋아할 맛. 데친 정도도 딱 적당해서 식감이 아주 쫄깃했다. 굿굿. 

 

참돔으로 스시 스타트. 

 

흑점줄전갱이.

 

친근한 광어.

 

위에서 입맛을 다셨던 네기도로 데마키 등장ㅋㅋㅋ 입맛을 다실 만한 맛이라 앵콜로 한 번 더 요청할까 했는데, 마지막엔 배가 넘나 불러서 더 먹을 수가 없었다.

 

다진 안키모(아귀 간).

 

아래로 생선 살과 밥, 와사비가 살짝 고개를 내민다. 어째 맛이 없는 게 없네.

 

 

지중해산 농어. 국산보다 지방이 많아 더 고소하다고. 

 

유자 껍질 소스를 곁들인 방어. 유자의 상큼 쌉쌀한 맛이 잘 어울렸다. 

 

달콤한 가지 볶음. 상당히 맛있었는데 동행한 후배는 가지를 안 먹는다고 해서 조금 남아있었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가지가 넘나 맛있다면서 남았으면 달라고(?!) 해서 넘겨줌... 아닛, 요즘 같은 시국에 남의 음식을 탐내는 분들이 있을 줄이얔ㅋㅋㅋㅋㅋㅋㅋ

 

홋카이도산 가리비 관자. 거의 살살 녹는 수준.

 

대하. 

 

참치 오도로. 옆의 회는 초밥/요리를 내는 중간에 간간히 썰어 주신 것인데 양이 많다 보니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남은 것...

 

주도로. 말이 필요 없다.

 

술이 모자라 한 병 더 시킨 사케. 가지 빼앗아 간 옆 테이블에서 추천한 건데 부드러운 질감에 단맛이 좀 강했다.

 

우니. 우니 자체도 푸짐한데 우니 아래로 네기 도로가 또 듬뿍 들어있다. 우왕ㅋ굳ㅋ

 

우니를 먹는데 저 멀리서 후토마키를 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 사랑 후토마키♥ ...그런데 사이즈가 좀 크다.

 

완성본을 도마에 올려 이렇게 보여 주심 ㅋㅋㅋㅋ

 

사이즈 어마무시하네~ 이왕이면 꼬다리가 왔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털썩)  이걸 한 입에 넣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잘 욱여넣을 수 있었다. 

 

마지막 디저트 등장. 이미 앵콜 스시 따위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배가 꽉 찼다ㅋㅋㅋ 만족스러운 식사.

 

펄 초콜릿을 올린 우유 푸딩.

 

...인데 펄이 떼구르르 굴러버림 ㅋㅋㅋㅋㅋㅋ 끝까지 유쾌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

 

마감시간 10시를 딱 맞춰(사실은 살짝 넘겨서) 식사를 끝내고 나왔다.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네...^^

니와/아루히는 (항상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스시 외의 메뉴 비율이 상당히 높아서 일반적인 스시야보다는 스시와 일품요리를 곁들여 니혼슈를 즐기는 다찌형 이자카야로 보는 게 더 적당할 것 같다. 어쨌거나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는 게 포인트.

 

나는 또 갈 거다. 

 

위치는 여의도역 5번 출구 바로 옆 건물 2층. 아루히 맞은편이 니와.

 

20211021@니와(여의도)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