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역] 일식 퓨전 비스트로, 선유용숙

선유도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일식 중심의 퓨전 비스트로 선유용숙. 요즘 마포에서 가성비 비스트로로 유명한 요수정 출신 셰프님이 최근에 오픈한 곳이다. 이름은 셰프님과 와이프분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고. 첫 방문부터 여기도 매우 핫해지겠다는 인상을 받았음. 

 

선유도역 5번(혹은 6번) 출구로 나와 한 블록만 가면 되니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좋다.

 

모임 멤버가 6시에 모두 모여 바로 본론(=술과 음식)으로 들어감 ㅋㅋㅋㅋ

스타터는 도미 세비체. 고수와 타이 풍의 소스를 쓴 야채를 올리셨는데 의외로 잘 어울렸다. 심지어 와인과 상극이라는 고수가 올라갔는데도 와인과도 아주 좋은 궁합을 보였다는. 

 

와인은 마릴린 먼로가 사랑했다는 샴페인 파이퍼 하이직(Champagne Piper-Heidsieck, Cuvee Brut NV)으로 스타트. 편안한 밸런스와 산뜻한 신맛, 적절한 이스티함이 무난하게 어우러진다. 너무 술술 넘어가서 마시는 속도를 조절하느라 애를 먹었달까 ㅋㅋㅋ 

 

시메 사바도 함께.

 

와사비 살짝 얹어서 먹으면 감칠맛이 폭발하는 가운데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줄줄이 화이트 와인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모둠회도 한 접시.

 

두 번째 와인은 멤버 중 한 명이 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샤블리(Domaine Laroche, Saint Martin Chablis 2019). 요즘 샤블리 매우 땡겼는데 생유 베리 감사!! 시트러스 같은 명확한 산미와 함께 샤블리 치고는 비교적 밀도 있는 과일 풍미가 드러나며 스모키한 미네랄이 은근하게 감돈다. 함께 먹은 해산물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렸다.

이어서 마신 라 플라네타 샤르도네(La Planeta, Chardonnay 2019). 고소하면서도 스모키한 오크 뉘앙스와 완숙한 노란 과육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과일 캐릭터, 화사한 인상이지만 신맛이 동반돼 입맛 당기는 와인이다. 즉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와인으로 샤블리와는 확실한 대조를 보인다. 빈티지까지 같아서 확연히 다른 각자의 개성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음.   

 

청어 이소베마키.

 

고등어 봉초밥. 요즘 이런 류의 생선 마끼/초밥이 어마무시하게 땡겼었는데 이날 소원 성취했다. 또 먹으러 가고 싶은 맛.

 

처음 마셔보는 리머릭 레인 로제(Limerick Lane Rose 2018).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의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AVA)에서 시라(Syrah) 63%, 무르베드르(Mourvedre) 24%, 그르나슈(Grenache) 13%를 블렌딩해 만든 론 스타일 로제 와인이다. 딸기잼 같은 농익은 베리와 깔끔한 레드 베리의 풍미가 공존하며 매끈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상당히 잘 만든 로제인데 레이블도 예쁘고 가격도 합리적(샵에서 3만 원대 초반)이라 추천할 만하다. 

 

상당히 맛있었던 양고기 미트볼. 케밥이 떠오르는 맛인데 스파이시한 토마토 소스와도 잘 어울렸다. 파스타 면을 추가하니 화룡점정. 여기에 이마트 스마트 오더에 초저가로 풀려 인기몰이를 했던 와파토 리지 피노 누아(Wapato Ridge Vineyard Pinot Noir Estate Cuvee 2016)를 먼저 곁들였다. 영롱한 체리와 라즈베리 아로마에, 정향 시나몬 등의 고급스러운 허브와 스파이스, 새콤한 신맛이 강하게 드러난다. 약간 산화된 뉘앙스가 있었음에도 상당히 맛있었다. 신세계의 장점과 구세계적 세련미를 갖춘 피노 누아. 기회가 된다면 한 병 사고 싶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포지오 알레 무라(Banfi, Brunello di Montalcino Poggio Alle Mura 2008). 정향, 시나몬 캔디, 화한 민트 등 다양한 허브와 스파이스, 블랙베리, 프룬 등의 검은 과일 풍미에 곁들여지는 씨간장 같은 숙성 뉘앙스. 적절하게 드러나는 신맛, 풀 바디에 단단한 구조, 밀도 높은 풍미의 덴시티까지... 누가 반피 무시했어!!! 와인이 이렇게 좋은데!!! 실온에서 몇 년 뒹굴던 녀석이라는데 이렇게 상태가 좋을 일인지 싶고... 아주 맛있게 먹었음.

 

난코츠 가라아게(닭 연골 튀김)도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아주 별미였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던 술안주.

 

마신 와인들.... 치명적인 역광-_-;;;

 

결국 플래시 사용... 왼쪽 입은 비웃는 건가;;;

 

두 병의 와인은 사연이 있어서 지웠.... 둘 다 훌륭한 와인들이지만 공개할 수 없는 사연이;;; 어쨌거나 선유도 근처에 후배 둘이 사니까 종종 방문하게 될 듯. 요수정에 이어 제2의 아지트 예약!!

 

20210708 @ 선유용숙(양평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