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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칵테일·홈텐딩

잘못 만든 스푸모니, 스푸모니 스발리아토(Spumoni Sbagliato)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9. 17.

오래전부터 마셔 보고 싶었지만 자몽주스만 사다 놓으면 애들이 다 마셔버리는 바람에(?!) 항상 실패했던 스푸모니(Spumoni). 드디어 만들어 보는데... 뭔가 재료가 애매하다. 일반적인 스푸모니는 캄파리(Campari) 30ml, 자몽 주스 45ml, 소다 워터 적당량을 섞어서 만든다. 진(gin)과 심플 시럽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와 같은 재료는 좀 낯설다.

사실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내일 부모님 댁으로 떠나야 하므로 1/3병 정도 남아 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처리해야 했다. 그냥 와인만 마셔도 되지만, 왠지 심심해서 칵테일을 만들어 본 것. 스파클링 와인을 쓰는 칵테일이라면 미모사(Mimosa)나 프렌치 75(French 75), 네그로니 스발리아토(Negroni Sbagliato) 같은 걸 만들면 되지만, 왠지 다른 걸 만들고 싶어서 생각한 조합이 바로 요거.

 

자몽 주스 대신 분다버그 핑크 그레이프 프루츠를 쓰고, 스파클링 워터 대신 스파클링 와인을 썼다. 이름하여 스푸모니 스발리아토(Spumoni Sbagliato). '잘못 만든 스푸모니'라는 뜻으로 내 맘대로 붙인 이름이다 ㅋㅋㅋㅋ 

 

일단 롱 드링크 글라스에 얼음을 2/3쯤 채우고,

 

캄파리 30ml를 따른다. 이로써 나의 첫 번째 캄파리는 완병.

 

그리고 분다버그 핑크 그레이프푸르츠 45ml, 스파클링 와인 45ml를 차례로 따른다. 

 

따라 놓고 보니 요로코롬 예쁜 그라데이션이 생겼다. 하지만 이대로 마시면 안 되지.

 

바 스푼을 넣어 아래쪽 얼음을 위로 들어 올린다는 기분으로 두어 번 들었다 놨다 한 후 가볍게 한 바퀴 돌린다. 스파클링 롱 드링크 스타일 칵테일을 섞는답시고 마구 휘저으면 거품이 다 빠져버려 청량감이 떨어진다. 진 토닉, 하이볼 모두 이런 형태로 가볍게 두어 번 들었다 놨다 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맛을 보니... 와, 이거 핵존맛. 처음에는 막 까서 입에 넣은 자몽처럼 쌉쌀함이라는 것이 폭발하더니 상큼한 신맛과 마실 수록 느껴지는 감칠맛이 자꾸 꿀꺽꿀꺽을 유발한다. 역시 캄파리는 유독 물질이다. 중독성 물질이야. 자몽을 만나니 대폭발하고 말았어. 앞으로 주의해야겠다. 자꾸 마시지 않게 주의해야겠어.

하지만 연휴 끝나는 대로 오리지널 스푸모니도 만들어 봐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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