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집에 손님이 놀러왔다. 직접 만든 치아바타와 블루베리 잼을 들고.
치아바타를 넘나 그로테스크하게 썰었... 지만 맛은 어디 도망가지 않았다. 집에 있던 치즈와 살라미 썰고, 잼도 조금 담아 내고, 점심은 중식으로 대충 때우고 바로 와인 타임.
화이트 와인 각 1병 후 선택한 레드 와인, 레미 세겡 즈브레 샹베르탱(Remi Seguin, Gevrey-Chambertin). 올해 5월에 이마트 와인 장터에서 구매한 와인이다.
레미 세겡은 부띠끄 네고시앙으로 평가되는 프레드릭 마니앙(Frederic Magnien)이 보유한 와이너리. 부르고뉴 와인에 일가견이 있는 수입사 비티스에서 이마트에 독점 공급한 와인이다. 그런 만큼 6만원이라는 즈브레 샹베르탱에 걸맞지 않게 저렴한 가격으로 이슈가 되었던 와인.
캡실에 붙어 있는 테이프는 어떤 의미일까? 코르크에 적혀 있는 'Jeunes Rois'는 '작은 왕'이라는 의미인데, 즈브레 샹베르탱의 마을급(Communal) 포도밭의 이름이다. 이 와인의 레이블에는 포도밭 이름이 명기되어 있지 않았으니, 해당 포도밭의 포도가 전부 혹은 일부 사용됐는지, 코르크만 빌려왔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거나 맛은 왕이었으면 좋겠는데...
Remi Seguin, Gevrey-Chambertin 2017 / 레미 세겡 즈브레 샹베르탱 2017
검은 빛이 제법 짙게 감도는 루비 레드 컬러. 코에서는 스모키 뉘앙스와 담배 힌트, 인스턴트 커피 같은 향이 제법 강하게 드러나며, 과일 풍미 또한 검은 베리, 블랙커런트 등 강하고 진한 녀석들 위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타닌이 강한 것도 아닌데 뭔가 씁쓰름한 것이 과추출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뭔가 부르고뉴다운 우아함이나 섬세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피니시의 여운은 남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다. 훨씬 저렴한 오리건(Oregon),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 피노 누아보다도 만족도가 낮다.
기대가 크지도 않았는데 많이 아쉬웠던 불곤. 판매 당시에는 핫이슈였는데, 판매 이후에는 반응이 잠잠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믿고 사는 수입사에서 왜 이런 와인이 수입됐는지는 미스테리. 아무리 마트 전용이라지만.
먼저 마셨던 DUBL Brut NV, Guerriero del Mare 2018은 별도 포스팅으로. 둘 다 넘나 맛있었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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