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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Guerriero del Mare 2018 / 게리에로 델 마레 2018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0. 21.

병목에 보이는 98점 스티커. 자세히 보니 이탈리아 A폭격기 루카 마로니(Luca Maroni)의 평가다ㅋㅋㅋ

 

게리에로 델 마레(Guerriero del Mare). 손님이 칠링까지 해서 곱게 아이스 슬리브를 씌워 가져온 화이트 와인이다. 처음 보는 와인인데, 가져온 손님도 마셔본 적이 없다고.

 

자세히 보니 레이블 하단에 'Azienda Agraria Guerrieri'라고 쓰여 있다. 대략 '농업 회사 게리에리'라는 뜻이니 게리에리(Guerrieri)가 와이너리 이름이다. 그럼 Guerriero del Mare는 와인 이름이군. 요건 '바다의 전사'라는 뜻이다. 곱상한 레이블의 화이트 와인 이름 치고는 너무 강렬한 느낌.

 

그런데 백 레이블에는 또 다른 문구가 쓰여 있다-_-;; 

Mare Nostrum은 라틴어로 '우리 바다'라는 뜻인데, 아래 설명은 '지중해를 옛 로마인들이 우리 바다라고 불렀다'는 내용이다. 아니, 굳이 저런 와인과 관련 없어 보이는 내용을 굳이 중요한 것처럼 적어둔 걸까. 차라리 와인 설명이나 좀 해 주지-_-;;;

아래는 빈티지와 로트 넘버가 적혀 있다. 아마 20년 3월 21일에 병입한 듯. 맞다면 2018년 빈티지니까 숙성 기간이 제법 길다. 

 

그런데 검색을 하다 보니 비비노(Vivino) 평점이 4.5점이다. 평소 비비노 평점을 그닥 눈여겨보진 않지만, 그래도 4.5면 상당히 높은 점수인데... 평가 수가 503개 정도면 조작질 같지도 않고.

 

게다가 다른 빈티지들도 모두 평가가 좋다. 특히 2017 빈티지는 이탈리아 중부 화이트 와인 스타일 중에서는 순위 안에 드는 평가인 듯. 오호라... 요거 물건인가.

 

코르크는 디암(Diam)을 썼다. 부쇼네가 없는 장점을 지닌 코르크인데, 디암 옆에 쓰인 숫자는 보증 연한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그러니까 이 와인에는 10년 보증하는 코르크를 쓴 것이니, 와이너리에서는 중장기 숙성용 와인이라고 판단하는 셈. 참고로 보통 엔트리급 와인에는 5, 장기 숙성용 와인에는 30을 쓴다. 

 

 

GUERRIERO DEL MARE – Azienda Agraria Guerrieri

Grape variety: Bianchello company selection Production and harvest: harvested only in the best years from the oldest vines of our farm. Grapes are hand-selected for a balanced and uniform ripening. Late harvest. Partial fermentation in wood. Refined in oak

www.aziendaguerrieri.it

와이너리의 설명에 의하면, 좋은 빈티지에만 자가 소유한 포도밭의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손 수확한 포도를 사용한다. 익은 정도를 일정하게 표준화하는데, 늦수확을 한다는 걸로 봐서는 당도와 풍미의 밀도를 최대한 올려서 수확하는 듯싶다.  일부는 나무통에서 발효하며(나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이후 1년 동안 오크 통에서 숙성해서 출시. 추천 페어링은 해산물과 화이트 미트, 트러플, 치즈.

 

출처: www.wine-searcher.com

사용한 품종은 비안첼로(Bianchello). 비안카메(Biancame), 비안첼레(Biancele)라고도 하는데 마르케와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등 이탈리아 중부에서 주로 재배하는 화이트 품종이다.  사진이 그렇게 찍혔는지는 모르겠지만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처럼 약간 핑크빛이 감도는 것 같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은 볏짚 같이 옅은 옐로 컬러를 띄며 은근한 과일 풍미가 감도는 신선한 스타일이다.

비안첼로 품종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DOC는 비안첼로 디 메타우로(Bianchello di Metauro)로,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지(Verdicchio dei Castelli di Jesi), 베르디키오 디 마텔리카(Verdicchio di Matelica)와 함께 마르케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라고. 메탈리카 아님 주의;;;

 

그렇다면 이 와인은 어떨까? 아쉽게도 글라스에 담긴 사진을 깜빡했는데, 가볍게 노트는 남겨 놓았다.

 

Azienda Agraria Guerrieri, Guerriero del Mare 2018 Marche Bianco IGT
아지엔다 아그라리아 게리에리 게리에로 델 마레 2018 마르케 비앙코 IGT

반짝이는, 그린 뉘앙스가 살짝 섞인 밝은 금빛. 향긋한 흰 꽃과 비터 레몬, 잘 익은 백도, 서양배, 이국적인 열대과일 아로마. 
입에 넣으니 깔끔한 미네랄, 드라이한 미감과 함께 자두 사탕 같은 달콤한 풍미와 설탕 절인 생강 뉘앙스가 함께 드러나는 듯하다. 미디엄 풀 바디에 질감은 아주 매끈하며 밸런스 또한 좋다. 피니시에 남는 쌉쌀한 여운 또한 굿. 뭔가 엄청난 포스를 드러내는 와인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조화로운 풍미와 단정한 인상이 품격을 느끼게 하는 와인이다.  

이런 품종, 이런 와인도 있었구나... 역시 와인의 세계는 넓군.

 

이날 마신 와인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와인. 두블(DUBL) 스파클링 와인도 좋았지만, 즈브레 샹베르탱(Gevrey-Chambertin)은 아쉬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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