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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Hayman's Old Tom Gin / 헤이먼스 올드 톰 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2. 10.

헤이먼스 올드 톰 진(Hayman's Old Tom Gin)처음 구입해 본 올드 톰 진이다. 사실 다른 올드 톰 진은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데, 요건 GS25 스마트스토어에서 팔고 있어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가격은 4.2만 원.

 

올드 톰 진은 18세기 진이 광풍을 일으켰던 시절 영국에서 유행하던 스타일이다. 요즘 진의 대세를 이루는 런던 드라이 진(London Dry Gin)보다는 살짝 더 달고, 진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제네버(Jenever)보다는 조금 덜 달다고. 

 

올드 톰 진이라는 이름은 18세기 진을 팔던 몇몇 주점 외벽에 있던 검은 고양이 모양의 명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영국 정부는 진의 인기를 잠재우기 위해 진에 엄청난 세금을 매겼고, 이를 피해 진 증류업자 및 판매업자는 지하로 숨어들었다. 그래서 고양이 명판 밑의 구멍에 돈을 밀어 넣으면 건물 안의 바텐더가 밖으로 연결된 튜브에 진을 따라주었다고. 

 

어쨌거나 거의 사라져 가던 올드 톰 진을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패밀리 레시피로 부활시킨 증류소가 바로 헤이먼스다. 최근에는 다른 증류소에서도 올드 톰 진이 제법 출시된 듯.

 

헤이먼스는 1863년 제임스 버로(James Burrough)라는 런던의 약사가 설립한 증류소다. 그는 다양한 레시피를 남겼는데, 당시 유행하던 올드 톰 진 스타일 외에도 조금 더 드라이한, 말하자면 오늘날의 런던 드라이 진 같은 스타일도 있었다고. 어쨌거나 그의 후손들은 5대째 증류업을 이어오고 있다. 중간에 사업이 대기업에 매각되는 부침을 겪었지만, 4대인 크리스토퍼(Christopher)가 일부를 다시 사들여 진 증류를 이어 갔고, 현재는 그의 자녀인 제임스(James)와 미란다(Miranda)가 함께하고 있다.

 

레시피에 사용되는 재료는 주니퍼 베리를 포함해 10종으로, 진의 스타일에 따라 비율이 변경된다. 솔향이 감도는 주니퍼를 기본으로 레몬 필과 오렌지 필의 신선함, 시나몬과 넛멕의 따뜻함, 감초의 단맛, 안젤리카 뿌리의 토양 뉘앙스(earthiness) 등을 더하는 식이다.

 

헤이먼스 올드 톰 진의 경우 보타니컬을 넉넉하게 사용하여 주니퍼의 소나무 캐릭터와 선이 굵은 시트러스 풍미가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명확하게 드러나는 스타일이라고.

 

그렇다면 맛을 봐야지.

 

일단 따를 때부터 상쾌한 솔 향과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설명이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는 느낌. 입에 넣으면 은근한 단맛이 드러나서 높은 알코올의 부담감을 줄여 준다. 흰 꽃 뉘앙스와 시트러스 풍미가 단맛과 결합하면서 사이다 같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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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진의 모든 것>이라는 책에 마르티네즈(Martinez), 턱시도(Tuxedo Cocktail 1), 카지노(Casino Cocktail), 포드 칵테일(Ford Cocktail), 핑크 진(Pink Gin), 톰 콜린스(Tom Collins), 라모스 진 피즈(Ramos Gin Fizz) 등 올드 톰 진을 사용하는 다양한 칵테일이 소개돼 있었다.

 

 

복잡하면서도 깔끔한 맛, 턱시도 칵테일(Tuxedo cocktail)

최근 베르무트 활용에 혈안이 되어 있는 나에게 딱 맞는 칵테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Tuxedo Cocktail Original Recipe to make a tuxedo cocktail original use gin - old tom gin, vermouth - dry, maraschino l..

wineys.tistory.com

가장 먼저 해 본 것은 턱시도 칵테일. 단맛이 있어서인지 확실히 더 편안한 느낌이다. 다음에는 마르티네즈를 시도해 볼 예정.

 

풍미도 좋고 편안해서 자주 사용하게 될 듯. 톰 콜린스도 만들어 봐야지 ㅎㅎㅎ

 

그리고,

헤이먼스에서 스몰 진(Small Gin)이라는 독특한 진을 출시했다.

 

<디캔터(Decanter)>에 소개돼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200ml의 작은 보틀에 풍미가 매우 응축된 특별한 진이 담겨 있다. 풍미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진 토닉을 만들 때 딱 5ml만 넣어 주면 된다고. 병목에 매달린 골무처럼 생긴 작은 금속 잔(metal thimble)이 딱 5ml 분량이다. 칵테일을 만들 때 일반 진의 1/6 정도만 사용하면 되므로, 알코올과 칼로리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보관이 편한 건 덤. 가격도 일반 진과 크게 차이가 없을 듯. 최근 트렌드에 아주 잘 어울리는 진이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볼 수 있길.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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