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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보귀에, 그리고 바르다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6. 10. 7.





변대인댁에서 성수족발과 함께 성수한 하루.

마구잡이 드링킹이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기록함.

(언제는 안 그랬냐...)




일단 지난 번 'best 10' 선정 시음회 때 남은 와인들을 살짝 드셔 주시고,

중간 입가심용으로 하드 리커를.




내가 이 이름을 적어보는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지.



샹볼 뮈지니의 갑 오브 갑...

비록 샹볼은 아니지만,





Comte Georges de Vogue, Fine de Bourgogne 


향긋한 오크 바닐라와 섬세하다고 표현해야 할 캬라멜, 은은한 노란 꽃과 달콤한 말린 과일...

42% 라는 알콜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우아하며 섬세하다.

그럼에도 입안을 꽉 채우는 바디와 둥근 질감, 촘촘한 밀도... 깔끔하지만 길게 이어지는 여운.


밸런스가 훌륭함은 더할 나위 없고 단정한 품격까지 느껴진다.

지난 번 도멘 훌로(Roulot)의 핀 드 부르고뉴에 이어 다시 한번 쾌락을 경험.



한국에 수입되면 참 좋겠지만

프랑스 현지에서 120-30유로 정도니 한국에 들어오면 가격이... ㅠㅠ





이후 발베니 16yo와 글렌피딕 21yo도 한 모금씩 마셨는데 역시나 훌륭.

그런데 핀 드 부르고뉴에게 풍미의 밀도와 바디, 구조감과 여운 모두 한참 밀리더라는.


음... 나름 한가닥 하는 선수들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보리와 포도의 차이 때문이련가... 아니면...




그리고 이어서 다시 와인으로.




바르다, 하니 저절로 ㄱㅅㅅ이 따라 붙는...

역시 마케팅의 힘은 무섭다능.




사진을 안 찍었는데 레이블 왼쪽 상단에 사시까이아(Sassicaia)로고가 붙어 있다.


보데가 샤크라(Bodega Chacra)의 오너인 피에로 인치사 델라 로케타(Piero Incisa della Rocchetta)가

사시까이아를 만든 마리오 후작(Marchesi Mario)의 일족이기 때문.

근데 실질적으로는 사시까이아와 별 상관은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붙여도 되는지 모르겠다;;

사시까이아에서 알면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은데.




어쨌거나 한 잔.




Bodega Chacra, Barda Pinot Noir 2014 Patagonia


바닥이 다 비치는 은은한 체리 루비 컬러... 컬러가 짙은 편은 아니다.

향긋한 장미향과 식물성 향이 섞인, 로즈힙 같은 향에 정향&시나몬, 바닐라 힌트가 더해지고 거기에 가벼운 스모키.

체리와 붉은 베리 류의 과일은 잔잔하게 바닥에 깔리는 수준이며

마당향이나 감초 같은 향도 아직은... 너무 어려서 조금 심플하지 시프요.

미디엄 바디에 산미는 높은 편이지만 도드라지지 않는다... 알콜(13%)도 적당하고.


두툼한 신세계 스타일을 예상했는데 상당히 정갈하고 수줍은 피노 누아다. 

역시 아르헨티나 와인의 최근 경향은... 중용, 섬세.

어쨌거나 아름답다... 몇 년 정도 묵혀서 마셔 보고 싶은데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처음에 계속 쓰던 보르도 와인잔에 따랐는데 뭔가 깔끔하지 못한 냄새에 과일/꽃 향은 별로 안 피어나서

이게 별로네... 했었는데 알고보니 잔에 뭍어 있던 족발 등의 잡향이 와인의 섬세한 향기를 가리고 있었던 것-_-

리델 베리타스 피노 누아 글라스로 교체하니 향긋하고 섬세한 향이 잔잔하게 피어올랐다.


여러분, 잔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ㅠㅠ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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