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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우리술·한주

선이 굵으면서도 은은하고 온화한 증류식 소주, 병영소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3. 12.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1호 김견식 님이 만드시는 병영소주.

 

우연하게 명인의 따님과 한국 가양주 연구소의 '증류주 제조 마스터 과정' 수업을 함께 들었는데, 감사하게도 마지막 수료식 때 병영소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병영주조 - 홈]

54년간 청정지역 강진에서 정성을 다해 술을 빚습니다

byjujo.modoo.at

 

병영양조장은 1950년 중반에 세워졌는데, 당시 사장 김남식 씨의 친척이었던 김견식 명인은 1957년 18세의 어린 나이로 병영양조장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60년 이상 오로지 좋은 술을 만들기에만 노력한 결과,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1호에 지정되었다.

김견식 명인은 좋은 술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는 생각으로 늘 좋은 재료만 사용해왔다. 병영소주에 사용되는 보리는 100%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보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지 않아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좋은 술을 빚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만을 써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주변 농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마케팅이나 홍보에는 일절 관심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느낌이지만, 그 품질로 인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아무리 감춰도 그 품격은 드러나는 법인가 보다. 

 

 

병영주조장이 위치한 지역은 조선시대 지역 병권을 총괄했던 병마절도사가 주둔했던 군사적 요충지였다고 한다. 군이 있던 곳에는 술이 필요했기에 오래전부터 전통주가 발달했고, 그 역사를 지금의 병영주조장이 지켜나가고 있는 중이다.

 

병영소주의 재료는 햇보리로 담근 술, 그리고 정제수뿐. 알코올 함량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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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병영소주 레이블은 요랬었나 보다. 아마도 최근에 리뉴얼을 하신 듯.

 

병영사또는 국내산 햅쌀로 만든 소주에 국산 복분자와 오디를 첨가해 만든 술이다. 알코올 함량은 역시 40%.

 

지난번 송명섭 명인의 태인 주조장에서 맛본 병영소주가 너무나 훌륭했기에 얼른 맛보고 싶었는데, 아버지와 함께 마시려고 참느라 넘나 힘들었다. 

 

병영양조장, 병영소주 

코를 대면 톡 쏘는 스파이시함이 알코올에 부스트 업 되어 명쾌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탄탄한 구조감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풍미는 맑고 질감이 부드러우며 뒷맛이 깔끔하다. 게다가 마실 수록 의외의 단맛이 느껴져 편안하다. 첫인상은 강렬한데 피니시는 점잖은 품격이 느껴진달까. 선이 굵으면서도 은은하고 온화한 술이다.

 

병영양조장, 병영사또

은은하게 드러나는 로즈 골드 컬러. 컬러와 어울리는 붉은 베리 아로마가 아주 가볍게 드러나는데 도수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코올 부즈가 없다. 입에 넣으면 가볍고 깔끔해 청량하게 느껴질 정도. 40%라는 도수가 무색할 정도로 편안하게 술술 넘어간다. 바다 풍미가 강한 해산물과 곁들여도 아주 좋을 듯.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 병영소주 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들지만, 병영사또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좋은 술에 곁들인 좋은 안주들. 먼저 초고추장으로 무친 해초와 잘 익은 김치 & 파김치. 하지만 얘들은 거들뿐.

 

어머니가 직접 쑨 도토리묵은 쌉쌀한 맛이 거의 없이 탱글탱글한 것이 일품이었다. 

 

꽃처럼 피어난 돼지 목심 수육. 마지막에 파를 곁들여 향긋함을 더했다.

 

마치 풀드 포크처럼 쉽게 찢어져 칼로 자를 필요조차 없었다능. 지방이 적당히 스며들어 부드럽고 쫄깃했다. 여기에 해초와 파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꿀이 아닌데 꿀맛이 나서 장금이가 당황할 맛.

 

병영소주 덕분에 부모님과 정말 즐거운 시간 보냈다. 너무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몇 병 더 구매해야 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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