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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편안하고 맛있는 합정역 비스트로, 깔모누아(Calmonua)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 28.

합정역 3번 출구에서 100m 거리에 있는 이탈리안 비스트로 깔모누아(Calmonua). 인당 4만 원 이상 음식을 주문하면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해 주신다. 게다가 와인 종류에 맞게 샴페인, 레드, 화이트 글라스를 모두 준비해 주셔서 감동했다는.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와 50m 정도 걸어서 오른쪽 해링턴타워 안쪽으로 들어오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에서 바로 보이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저녁이 되니 한층 고즈넉한 분위기가 되어 아주 좋다.

 

정문 옆에 붙은 간판. 셰프님은 열심히 프렙 중이시다.

 

펜데믹 상황이라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바로 스타트.

 

스타트가 아주 좋다(?). 바로 코르크가 부러지는 액땜을.... ㅋㅋㅋ 

샴페인을 가져오는 분이 살짝 늦은 고로 화이트 먼저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코르크가 긴 데다 말라있어서 부러져 버렸다. 하지만 깔끔하게 부러졌기 때문에 코르크를 밀어 넣었는데도 가루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맛이...♥

 

Au Bon Climat, Arroyo Grande Valley Talley Vineyard Chardonnay 2009 

넘나 마시느라 레이블 사진도 못 찍었다. 잘 익은 살구나 복숭아 같은 풍성한 핵과 풍미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여기에 은근한 바닐라와 유산 뉘앙스, 크리미한 질감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인상을 남긴다. 후지 사과같이 적절한 산미도 잘 살아있어 음식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어지는 푸드 프렌들리 샤르도네. 

아로요 그랑데 밸리(Arroyo Grande Valley)는 산 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 카운티의 서쪽, 산타 바바라 카운티의 북쪽에 있는데,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있다. 때문에 태평양 쪽으로 완전히 열려 있어, 서늘한 바람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지역이다. 탈리 빈야드(Talley Vineyard)는 해안가로부터 1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서 깊은 포도밭이라고. 오 봉 클리마의 설립자이가 와인메이커였던 짐 클렌데넌(Jim Clendenen)은 안타깝게도 작년 5월 타계했다. 

 

깔끔한 초리조 시저 샐러드.

 

왼쪽의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스타터로 제격이다. 스파클링 & 화이트 와인 도둑.

 

부라타 치즈 & 방울토마토 샐러드. 

 

홍합 스튜. 아, 이건 스파클링 와인이 있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한 순간,

 

샴페인이 도착했습니다... ㅋㅋㅋㅋ

 

Champagne Agrapart, Terroirs Blanc de Blancs Avize Grand Cru Extra Brut NV  

섬세한 버블, 영롱하고 투명한 미네랄, 시트러스 필 힌트의 청량한 첫인상. 가벼운 이스티 뉘앙스가 단맛을 뺀 배 같은 흰 과일 풍미, 아오리 사과 같은 상큼한 신맛과 어우러져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너무 깔끔해서 술술 들어가는 게 유일한 단점. 시간이 지나며 아름답게 변화할 것 같은데 그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

아그라파는 꼬뜨 데 블랑(Côte des Blancs) 아비즈에 위치한 RM으로 보유한 12ha의 포도밭은 대부분 그랑 크뤼다. 포도밭은 직접 쟁기질을 하는 등 유기농으로 관리하며, 양조 또한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병입 시 정제와 여과를 하지 않으며 르뮈아주(remuage) 또한 지로팔레트를 쓰지 않고 직접 한다고. 그들의 샴페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높지만, 국내에서는 파는 곳을 발견하기 어렵다. 아마 소량인 데다가 출시되면 마니아들이 빨리빨리 집어가는 듯. 

 

테루아(Terroirs)는 그야말로 테루아를 표현하려는 의도를 담은 퀴베로, 아비즈, 오제(Oger), 크라망(Cramant)의 선별한 구획에서 재배한 샤르도네로 양조한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이다. 출시 2달 전에 데고르주멍(degorgement)을 진행하며 도자주는 리터 당 5g의 소량이다. 요 와인은 2017년 5월 병입해 2020년 8월에 데고르주멍을 한 것 같다.

 

트러플 크림 라자냐. 얇게 썰어 올린 양송이버섯이 아주 마음에 든다. 먹어보니 쫄깃하고 고기 소스 풍미가 진한 것이 아주 마음에 든다.

 

레드 와인 한우 스튜. 고기는 꼭 갈비찜과 장조림(햄)을 섞어 놓은 맛인데 곁들인 야채가 아주 맛있다. 맛이 진하고 식어도 맛있어서 와인과 함께 조금씩 곁들여 먹기 좋았다.

 

레드용 음식들이 속속 등장하니, 샴페인이 몇 모금 남았지만 바로 레드로 이동했다. 준비한 레드 라인업도 굿굿.

 

선두 타자는 오리건의 애정하는 생산자, 도멘 서린(Domaine Serene).

Domiane Serene, Yamhill Cuvee Pinot Noir 2017 Willamette Valley

아직 어린 느낌이 확연하다. 초반 약간의 환원취를 날리고 나면 붉은 장미, 블랙커런트, 붉은 자두 풍미에 가벼운 토스티 오크, 인삼, 감초 뉘앙스가 은은하게 어우러진다. 초반에 온도가 조금 낮았는데, 온도가 올라가고 나니 체리, 딸기 사탕 같은 붉은 과일과 시나몬 캔디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 뉘앙스가 상당히 달콤하게 드러난다. 너무 단내를 풍겨서 싫어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 몇 년 숙성시키면 훨씬 진중한 와인이 되지 않을까. 가벼운 타닌과 깔끔한 산미, 복합적인 풍미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구조감은 역시 서린... 이라는 느낌.

 

도멘 서린은 명실상부 미국 오리건을 대표하는 생산자로, 2004년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DRC의 그랑 크뤼들을 압도한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얌힐 퀴베는 도멘 서린이 보유한 던디 힐스(Dundee Hills), 이올라-애미티 힐스(Eora-Amity Hills), 얌힐-칼튼(Yamhill-Carlton) AVA에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한다. 그들의 가장 엔트리급 피노 누아라고 할 수 있지만, 그 품격은 부르고뉴 빌라주 급 이상인 듯. 2015 빈티지 자료에 의하면 프렌치 오크(45% new)에서 15개월 숙성한다.

 

두 번째 레드는 오랜만에 만나는 레 베사르(Les Bessards)!! 만날 때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와인이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와인인데 코르크 상태가 완벽하다. 와... 이거 대박이겠는데. 기대감이 물씬.

 

잔에 따랐는데 가넷-루비 컬러에 가볍게 둘러지는 오렌지 림이 아주 예쁘다.

Delas, Hermitage Les Bessards 2004

정향 같은 깊고 향긋한 허브에 가볍게 더해지는 뿌리 류의 뉘앙스. 딸기, 체리, 라즈베리, 작은 붉은 베리류 등 생생하게 살아있는 섬세한 과일 풍미를 숙성으로 인한 부케가 은은하게 감싼다. 가벼운 스파이스와 고혹적인 토양 뉘앙스가 더해져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인상을 남긴다. 와... 사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정말 최적 상태의 와인이었음. 빨리 마시기 싫은데 빨리 마셔지는... 모순적인 상황.

 

메종 들라스(Maison Delas)는 1835년 설립했으며, 론 밸리의 핵심적인 빈야드들을 보유하고 테루아와 품종의 특성을 드러내는 와인을 만들어 왔다. 자신들의 특징을 finess, concentration, complexity로 정의하는 듯. 대형 메종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저평가된 편이지만, 이 와인만큼은 마실 때마다 만족스러웠다. 사실 들라스의 엔트리급 와인인 꼬뜨 뒤 론 생테스프리(Delas Cotes du Rhone Saint Esprit)도 상당히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덕혼 패러덕스 2016(Duckhorn Paraduxx 2016 Napa Valley). 처음의 명확한 블랙커런트, 붉은 자두 아로마와 맵싹한 파프리카 힌트가 블라인드를 했으면 바로 나파 카베르네라고 했을 듯. 적당한 오크 풍미와 선 굵은 스타일이 명확한 인상을 남긴다. 제법 술기운이 오른 상태였지만, 나름 기억에 남는 이유.

 

요즘 나파 밸리 와인들도 섬세한 방향으로 많이 가고 있는 것 같은데, 패러덕스는 비교적 예전 나파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스타일을 찾는 분들도 여전히 많이 존재할 테니. 

 

레드 와인 3종 세트 모두 성공적. 어제도 제법 마셨는데도 피곤함이 1도 없다.

 

조금씩 남은 와인들과 함께 여수 바지락 파스타 한 그릇 해장용으로 호로록 하고,

 

프렌치 렉도 한 접시. 잘게 썰어주셔서 안주 삼아 한 조각씩 먹기 좋았다.

 

치즈 플레이트 구성은 살짝 아쉽지만, 사실 다 먹지도 못하고 나와서... ㅋㅋㅋㅋ

 

치즈 케익 한 조각은 에스프레소와 함께 먹었어야 했는데. 이 모든 건 팬데믹 때문에 생략... 와인을 9시에 맞춰 다 비우는 데도 힘이 들었으니까. 이놈의 코로나 빨리 좀 사라졌으면.

 

inner peace를 주는 모임... 다음 달에도 요 멤버 그대로 요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때도 맛있는 와인 한 병씩 들고서 ㅎㅎㅎ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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