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석 청명주 (배치1, 쌀누룩)
아름드리 달이 떴다. 은은한 버섯 뉘앙스가 가장 먼저 드러나며, 꼬순 곡물 향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이것은 전초전일 뿐, 청포도 같이 상큼한 과일 향과 멜론, 참외 같은 풍미가 화사하게 퍼지기 시작하며 대세를 장악한다. 입에 넣으면 새콤한 맛과 균형을 이루는 달콤함이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대가가 빚은 아름다운 술이다.
누룩전문가이자 양조자인 한영석 선생님이 청명주를 출시하며 올린 포스팅. 청명주는 <성호사설>로 유명한 이익 선생이 "사촌 이진)에게 배운것인데 혹 잊어버릴까 두려운 까닭에 기록해 둔다."고 했을 정도로 좋아했던 술이라고.
한영석 청명주는 이익 선생의 양조법을 최대한 지키되, 나름 현대적 방법으로 재해석해 양조했다고. 오직 쌀, 물, 누룩만을 사용해 빚는다. 60일간 저온발효를 진행한 후 채주하여 30일 숙성한다. 총 90일 동안 발효와 숙성을 거치는 셈. 그 결과 가벼운 신맛과 약한 단맛, 여러 가지 과실향이 드러나는 아름다운 술이 완성되었다.
첫 번째 배치의 쌀누룩을 사용하여 빚었지만, 이후에는 배치 별로 각각 다른 누룩을 사용하여 한정판으로 빚을 예정이라고. 월 1톤 정도 양조할 예정이라는데, 벌써부터 인기가 폭발인 걸 보면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 눈에 보이면 꼭 한 번은 마셔 보아야 할 술
예전에 한영석의 발효 연구소를 방문했을 땐 전날의 과음-_-으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술맛이 너무 좋아서 이것 저것 주시는 대로 시음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한우물을 멋지게 파고 계신 한영석 선생님.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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