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생일에 친한 후배에게 카톡 선물로 받은 술 세트. 역시 술꾼에겐 술 선물이...^^;; 그나저나 박스 디자인에 신경 쓴 티가 역력하다.
'제주한잔'은 술 한잔에 제주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든 제주 전통주 브랜드라고 한다. 제주 전통주 양조장 모임인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파란공장이 함께 만들었다고.
내용물은 오메기술, 니모메, 귤로만, 녹고의 눈물, 메밀이슬. 제주 특산물로 만든 양조주 4종과 증류주 1종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블 디자인도 박스와 톤&매너를 맞췄다. 모던하고 귀여운 디자인. 용량도 80ml로 혼술러 혹은 커플에게 딱 적당하다. 제주 술이 궁금한데 한 병씩 사서 맛보기는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훌륭한 샘플러가 될 듯. 제주 방문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도 적절하고.
부모님 댁에 가져와서 마셔 보지 못한 두 종의 술만 마셔보았다. '귤로만'과 '메밀이슬'.
니모메, 오메기술, 녹고의 눈물은 기존 포스팅 참고.
여러 모로 디자인에 신경 쓴 티가 많이 난다. 특히 젊은 층에게 어필하려면 좋은 디자인이 필수긴 하다. 하지만, 뚜껑에 이런 씰을 붙이는 건 개인적으로는 반대다. 오픈할 때 걸리적거리기도 하고 떼고 나면 깔끔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 굳이 사용하려면 탈부착이 쉽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이 좋겠다.
일단 도수가 낮은 '귤로만'부터. 색부터 감귤주스인데 맛과 향도 딱 그렇다. 감귤 풍미가 가볍게 드러나며 알코올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감귤 특유의 신맛은 강하게 드러나지 않아 마시기 편하다. 하지만 솔직한 평을 말하자면, 마실 만은 했는데 뭔가 임팩트가 없었다. 이 술을 왜 마셔야 하는지, 뭐랑 같이 먹어야 할지 감이 잘 안 왔달까.
그래도 제주 특산품을 활용하려는 생산자의 노력과 시도에는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더욱 좋은 술이 나오지 않을까.
생산자는 제주와이너리. 풀 네임은 '제주감귤주귤로만'이다. 술 만들기엔 당도가 부족할 것 같은 감귤로 어떻게 술을 빚었나 했는데, 포도당을 조금 섞었다. 그리고 설탕의 200배 감미료라는 아세셜팜칼륨도 첨가.
'메밀이슬' 소주는 잔에 따른 사진을 못 찍었다 ㅋㅋㅋ 소주답게 맑고 투명한데 코를 대면 꽃내음처럼 향긋한 곡물 증류주 풍미가 아름다운 첫인상을 남긴다. 입에 넣으면 첫맛은 알코올 특유의 달콤함이 느껴지는데 뒷맛엔 곡물 껍질 같은 씁쓸함이 가볍게 남으며 기분 좋은 여운을 선사한다.
생산자는 술도가 제주바당. 원료는 제주산 메밀, 국내산 쌀로 만든 입국, 효모, 정제수.
그러고 보니 3년 전쯤 제주바당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사실은 바로 옆에 있는 구좌읍의 '카페 제주 동네'에 당근 케익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방문한 술도가였는데, 술 품질이 워낙 좋아서 깜짝 놀랐었던 기억. 생산량이 적다 보니 주로 고급 한식집 등에 제한적으로 유통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술도가에서 제주산 키위로 만드는 증류주 'KIWI술'도 추천.
감자전과 호박전, 그리고 갖은 반찬과 함께 맛있게 잘 마셨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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