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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Simon Bize & Conti Costanti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4. 25.

오랜만에 집들이. 코로나 종식이 실감 나는 건 이런 것부터일까. 기억을 위한 간단한 메모.

 

글라스도 미리 세팅해 두고.

 

제철을 맞은 봄 도다리회 한 사라. 살이 쫀쫀하니 아주 맛있었다.

 

제철 도다리는 바로 샤블리를 위한 것. 샤블리를 좋아하는 후배들을 위해 빌라주와 프르미에 크뤼를 비교해서 마셨다. 빈티지는 다르지만 같은 생산자의 것이라 더욱 확실한 비교.

Louis Jadot Chablis 2020는 차갑고 영롱한 미네랄과 신선한 그리니 허브 뉘앙스, 그리고 은근한 핵과 풍미와 시트러스 산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났다. 딱 우리가 샤블리에서 기대하는 그것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Louis Jadot Chablis 1er Cru Fourchaume 2018은 완숙한 과일 풍미가 더욱 밀도 높게 드러나고, 예상보다는 오크 뉘앙스가 강하게 입혀진 느낌. 깔끔한 산미는 예쁘게 드러났지만, 뭔가 예전보다 오크와 과일 모두 과하게 드러나서 밸런스를 깨는 느낌이었다. 푸르숌은 개인적으로 '양성의 밝은 샤블리'로 선호하는 밭인데, 이번에는 밝아도 너무 밝았달까. 조금 더 숙성시켜서 마셨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좋은 후배들과 비교하며 의견을 나눈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던 경험.

 

 

니콜라 푸이야트 & 루이 자도 샤블리 푸르숌 w/킹크랩

킹크랩과 함께 한 두 병의 와인들. 사실은 네 병이었지만 두 병은 사진을 안 찍었 ... 사실 와인은 거들뿐, 킹크랩이랑 회 먹느라 정신이 없었지ㅋㅋㅋ 첫 병은 샴페인. 어머니 생일 모임이었으니

wineys.tistory.com

검색해 보니 2016 빈티지도 오크 터치가 강했다. 음... 푸르숌을 만난 초기의 인상이 뿌리 깊게 남아 있어서 자꾸 혼동이 되는 듯. 루이 자도의 푸르숌은 오크 뉘앙스가 진하니 다음에 구매하면 충분히 숙성한 후에 마셔야겠다.

 

쁘띠 샤퀴테리 보드. 집에 치즈가 똑 떨어진 걸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겨우 파르미자노 레자노랑 크림 치즈 작은 거 하나 곁들였다-_-

 

도이칠란드 박에서 사 온 파스트라미와 살라미. 파스트라미는 지방층이 좀 많다 싶었는데, 그래도 맛있었다. 

 

킬바사와 부어스트도 한 줄씩 구워서 곁들였다. 

 

안주에 맞추어 레드 등장.

 

첫 와인은 자그마치 Domaine Simon Bize Savigny-les-Beaune 1er Cru "Aux Vergelesses" 2009 였는데, 단독샷을 안 찍어놨다-_- 심지어 피치니의 뒤에 세워놨... 어쩔;;;

어쨌거나 와인은 넘나 좋았다. 한 10년쯤은 충분한 에이징 포텐셜이 느껴졌지만, 예전에도 느꼈던 감초, 도라지, 인삼 같은 풍미와 검은 체리, 검붉은 베리 등의 풍미가 아주 영롱하게 드러났다. 컬러는 살짝 바랜 가넷 루비 컬러이고 타닌은 촘촘하지만 부드럽게 녹아들어서 아주 부드럽고 우아하다.  

 

 

20년 잘 숙성된 클래식 부르고뉴, Domaine Simon Bize & Domaine Parent

후배가 운영하는 와인공방에 첫 방문. 와인공방 : 네이버 m.place.naver.com 와인공방은 부르고뉴 와인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와인에 대해 맞춤형 클래스를 진행하고, 와인 판매도 하는 단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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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 시몬 비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위 포스팅 참고.

 

그리고 Picini Brunello di Montalcino 2016. 피치니는 대중적인 생산자이지만, 가성비가 좋은 걸로 제법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베스트 빈티지로 2016빈이라 기대를 많이 했다. 코에서는 먼지 같은 미네랄이 가볍게 드러나고, 완숙한 베리와 자두, 블랙커런트 등 과일 풍미가 가벼운 정향과 시나몬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 은은한 오크 뉘앙스와 함께 진중하게 드러난다. 바디는 미디엄 풀 정도에 구조감도 탄탄하고 제법 마실만한 브루넬로. 하지만 뭔가 섬세하고 복합적인 뉘앙스가 부족하고 너무 직선적인 느낌이었는데, 이는 다음 와인과 비교해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났다.

 

다음 와인은 Conti Costanti, Brunello di Montalcino 2019. 확실히 제비꽃이나 붉은 꽃향기가 고혹적으로 감돌며, 밀도 높은 과일 풍미가 섬세하게 드러난다. 농익은 타닌으로 인해 입에서의 질감 또한 발군이며, 탄탄한 구조감과 함께 알코올, 산미, 풍미의 밸런스가 환상적이다. 딱 마실 때가 된 정상급 부르넬로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달까. 피치니의 BdM도 나쁘진 않았지만, 격의 차이는 확실히 느껴졌다.

명실상부 부르넬로의 갑사마 중 하나로 꼽히는 콘티 코스탄티. 원래 시에나의 귀족 가문이었던 콘티 백작은 시에나가 메디치 가문이 지배하는 피렌체에 패하자 몬탈치노로 옮겨 콜레 알 마트리케세(Colle al Matrichese)라는 빌라를 짓고 정착했다. 그리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 에밀리오 코스탄티(Emilio Costanti) 백작이 상업적으로 부르넬로 와인을 출시했고, 부르넬로를 대표한 명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 현재는 조카인 안드레아 코스탄티(Andrea Costanti)가 비토리오 피오레(Vittorio Fiore)의 컨설팅을 받아 와인을 만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Dow's Nirvana Reserve Port. 초콜릿과의 페어링을 위해 초콜릿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The Flanders Taste Foundation’와 공동 연구를 통해 특별히 개발된 포트다. 친구가 '샤르트뢰즈 그린'을 넣어 만들어 준 수제 초콜릿과 페어링 했는데 과연,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는 토니/루비 포트보다는 빈티지 포트 같은 향긋한 꽃향기와 밀도 높은 검(붉)은 베리 풍미, 그리고 우아한 질감을 느꼈다.  요건 남은 와인을 다시 한번 초콜릿과 페어링 해서 제대로 포스팅을 할 생각이다. 

 

장장 6시간 동안 셋이서 와인 4병과 디저트 와인 1잔을 마셨다. 이후 칵테일 몇 잔을 더 마시고서야 종료. 많이 마셨지만, 마신 양에 비해서 몸상태가 좋은 건 기분 좋게 많이 떠들면서 마셨기 때문이 아닐지. 

 

조만간 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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