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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249. 샴페인(Champagne)을 샴페인답게 즐기기 위한 3가지 꿀팁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4. 30.

와인 초보자를 위해 쓴 글. 최근 스파클링 와인의 인기가 많이 올라가고 있지만 의외로 오픈법 등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썼다. '샴페인'으로 일반화했지만, 사실 대부분의 스파클링 와인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샴페인(Champagne)을 샴페인답게 즐기기 위한 3가지 꿀팁

평생 동안 딱 한 종류의 와인만 마셔야 한다면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까. 다양성을 즐기는 와인 애호가로서 하나만 선택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라면 샴페인을 선택할 것 같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즐겨도 부담이 없고, 음식과의 조화 또한 훌륭한 술이니까. 식전주로도 적당하며 가벼운 전채 요리부터 해산물, 육류 등 어떤 요리와도 페어링이 가능하다. 식후에 입가심으로 마셔도 좋다. 축제의 술이자 일상의 술이며, 승리를 축하하거나 패자를 위로하기에도 적절하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샴페인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가산탕진의 길임을 알면서도 샴페인에 빠져드는 게 이해가 간다. 스스로를 '샴폐인'이나 '샴충이'라고 불러가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샴페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생각해야 할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특히 와인 초보자들이 잘 모르거나 혼란스러워할 만한 내용들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소소한 지식들을 간단히 짚어보고자 한다. 샴페인 외에 카바(Cava), 젝트(Sekt), 스푸만테(Spumante), 크레망(Cremant) 등 다른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① 빠르고 편한 칠링 : 아이스 버킷, 혹은 냉장고

샴페인의 적정 음용 온도는 약 8-10℃ 정도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스타일의 샴페인이라면 이보다 조금 차게 마시는 게 신선함을 느끼기 좋고, 숙성된 빈티지 샴페인이면 이보다 조금 높은 온도에서 마시는 게 복합적인 풍미를 즐기는 데 유리하다. 더운 여름이라면 좀 더 차게, 추운 겨울엔 반대로 조금 높게 마시는 게 기분이 좋을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취향이다. 굳이 온도계를 꽂아 온도를 잴 필요 없이 적당히 칠링이 되었을 때 직접 마셔보며 마음에 드는 온도를 찾으면 된다. 어쨌거나 실온이나 12-14℃ 정도의 셀러에서 보관하던 샴페인이라면 다소간의 칠링이 필요하다. 

가장 일반적인 칠링 방법은 아이스 버킷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빨리 와인을 칠링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이스 버킷은 처음 20분 동안 매 2분마다 약 1℃의 온도를 낮춰 준다. 20분 만에 상온에 있던 샴페인을 마실만한 온도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와인 한 모금이 간절해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칠링을 하고 싶다면 두 가지 팁이 있다. 첫째는 소금 첨가다. 아이스 버킷에 소금을 넣어 주면 빙점이 떨어지면서 와인이 좀 더 빨리 차가워진다. 다른 하나는 샴페인 병 상단을 잡고 좌우로 살살 돌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얼음과의 마찰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빨리 차가워진다. 그리고 적당히 차가워진 것 같으면, 코르크를 오픈하기 전에 먼저 두어 번 정도 병의 바닥 부분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병 안의 내용물을 가볍게 섞어 준다. 흔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코르크를 오픈했을 때 아까운 샴페인이 폭발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병의 위아래를 돌려 주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해 주는 이유는 충분한 시간을 칠링 하지 않았을 경우 아이스 버킷에 잠기지 않았던 병의 상단 부분은 충분히 차가워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을 위아래로 가볍게 돌려줌으로써 처음 샴페인을 받은 사람만 특별히 미지근한 샴페인을 받을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아이스 버킷이 없거나 좀 더 간편하게 칠링을 하고 싶다면 냉장고를 이용해도 된다. 아이스 버킷에 비해 시간은 더 걸리지만 확실히 편하다. 냉장실에 와인을 넣으면 약 15분에 2℃ 정도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냉장고의 성능과 세팅 온도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마시기 한 시간 반 전쯤 샴페인을 냉장실에 넣어 두면 마시기 적당한 온도가 된다. 냉동실은 조금 더 빠르다. 10분에 2℃ 정도 온도가 떨어진다. 행주나 키친타월을 물에 적셔 와인병에 감아 놓으면 더욱 빨리 칠링 할 수 있다. 다만, 와인 꺼내는 것을 잊게 되면 와인이 꽁꽁 얼어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알람을 맞춰 놓는 것이 안전하다.

 

② 오픈 방법 : 정석, 혹은 사브라주

샴페인을 충분히 칠링 했다면, 이제 오픈할 차례다. 그런데 이게 또 초심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다른 와인과 달리 코르크를 고정해 놓은 철제 캡슐과 뮈즐렛(muslet)이라고 부르는 철사 때문이다. 알루미늄 포일까지는 절취선을 따라 쉽게 개봉하지만, 꼬여 있는 철사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일단 철사부터 풀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러면 코르크가 확 튀어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런 적이 없는데?'라고 말하는 사람은 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 샴페인 병 내부의 기압은 6에서 6.5 정도다. 기압이 낮은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도 보통 4를 넘어선다. 따라서 그냥 철사를 제거하면 코르크가 튀어나갈 확률이 높다. 그 힘은 천장의 LED 등을 박살 낼 정도로 강력하고, 사람의 눈을 실명시킬 정도로 위험하다. 그러니 샴페인을 오픈할 때는 반드시 사람이나 깨질 물건이 없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 샴페인 오픈 시 대참사를 막으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네이버 웹툰 <선천적 얼간이들>) ]

 

그렇다면 샴페인을 오픈하는 방법은? 한 번만 해 보면 생각보다 쉽다. 일단 샴페인 병의 물기를 잘 닦은 뒤 병목의 포일을 푼다. 그리고 오른손잡이 기준 왼손으로 병목을 잡는데, 엄지 손가락을 캡슐 위에 살포시 올리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가볍게 병목을 감싼다. 오른손으로는 감겨 있는 철사를 푸는데, 딱 여섯 바퀴 돌리면 된다. 철사가 풀려감에 따라 코르크가 슬슬 밀려 나오기도 하고 그냥 그대로 있는 경우도 있는데, 코르크가 그대로 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시간차를 두고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왼손 엄지 손가락으로 캡슐을 잘 누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 상태로 오른손으로는 병의 아래쪽을 잡아 조심스럽게 들어올린다. 그리고 45도 정도로 기울인 상태에서 병 아래쪽을 살살 돌리며 코르크를 비틀어 준다. 코르크 자체를  비트는 게 아니라 병을 돌리듯 움직여서 비트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 병 내부의 압력에 의해 코르크가 슬슬 밀려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때 왼손 엄지의 힘 조절을 통해 코르크를 천천히 올라오게 해야 한다. 80~90% 정도 올라왔을 때 코르크를 살짝 꺾어 주면 '피유우우-' 하는 소리와 함께 코르크가 빠진다. 이때 나는 소리를 '숙녀의 한숨'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거나 '뻥'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오픈하는 것이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동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쉽게 따라하는 샴페인 오픈 방법 ] 

파티나 축제, 와인 모임에서 샴페인을 좀 더 근사하게 오픈하고 싶다면? 사브라주(Sabrage)를 해 보자. 아마 영화 같은 데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호스트가 칼로 샴페인 병의 목을 따면(?!) 사람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하지만 사실 사브라주는 검객이 볏짚을 베어내듯 날카로운 칼로 병목을 잘라내는 것이 아니다. 그저 병목의 접합부를 가볍게 톡 떼어내는 것일 뿐이다. 샴페인 병은 볼록한 병목이 병의 하단에 접붙여진 형태로 만들어진다. 그 부분에 충격 가해 떼어내는 것이 사브라주다. 이게 가능한 것은 샴페인 병 내부의 높은 압력 덕분이다. 적절한 위치에 적당한 힘을 주면 샴페인의 압력이 병목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사브라주 용 칼은 날카로울 이유가 전혀 없다. 능숙한 사람은 하이힐이나 와인잔의 베이스, 주방용품 등으로도 손쉽게 사브라주를 한다. 같은 이유에서 잘린 병목에서 유리 부스러기가 떨어져 병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병목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강한 압력이 병 안에서 밖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설사 유리가루가 떨어진다 해도 병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 깔끔하게 사브라주 하기 ] 

위 동영상을 보면 사브라주를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사브라주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팁 몇 가지. 병은 아주 차갑게 칠링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포일을 제거하고 병 옆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음새 부분을 찾을 수 있는데, 병을 45도 각도로 들고 그 선을 따라 칼날을 가볍게 밀어내듯 병목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치면 된다. 칠 때는 힘으로 세게 한다기보다는 손목의 스냅으로 가볍게 밀어낸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친다. 날아가는 병목과 뿜어져 나오는 샴페인 버블... 한 번의 퍼포먼스로 모임의 분위기가 활활 타오를 것은 자명하다.

 

③ 와인 글라스 : 플루트, 튤립, 그리고 쿠페

마지막으로 샴페인 글라스다. 샴페인을 즐길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글라스는 얇고 긴 플루트(Flute) 모양이다. 지속적으로 피어오르는 샴페인의 아름다운 버블을 감상하기에 최적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애용돼 왔다. 하지만 폭이 너무 좁은 데다 향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해 샴페인의 훌륭한 맛과 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많다. 따라서 오래된 프리미엄 샴페인의 경우, 보울이 넓은 보르도나 부르고뉴용 글라스에 마실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샴페인 잔 특유의 섬세하고 세련된 모양을 포기할 수 없다면 튤립(Tulip) 글라스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튤립의 봉오리처럼 생긴 글라스인데, 일반 와인잔보다는 하단의 폭이 좁고 길쭉한 모양이라 버블을 즐기기에 좋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폭이 벌어지면서 샴페인이 공기와 만나는 면적을 넓혀 주고, 향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 주기 때문에 샴페인의 복합적인 풍미를 훨씬 아름답게 피워낸다. 맛과 멋을 동시에 잡은 샴페인 글라스라고 할 수 있다.

[ 튤립형 샴페인 글라스 (출처: www.champagne.fr) ]

사실 가장 오랫동안 샴페인 글라스로 사용된 것은 쿠페(Coupe) 글라스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파티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들고 있던 바로 그 글라스 말이다. 샴페인 소서(Champagne Saucer)라고도 불리는데, 그 의미대로 접시처럼 얕고 넓적하다. 그 오묘한 모양 때문인지 마리 앙트와네트, 퐁파두르 부인 등 절대왕정 시기를 풍미한 귀부인들의 젖가슴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만, 사실 그 훨씬 이전부터 사용되던 유서 깊은 형태다. 그런데 쿠페 글라스는 샴페인의 매력적인 거품을 즐기기에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풍미 면에서는 더욱 최악이다. 훌륭한 샴페인을 김 빠지고 밋밋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잔의 모양 자체가 주는 매력 때문인지 꿀꺽꿀꺽 마시기 편하기 때문인지, 파티나 축제에서 신나게 샴페인을 들이켜는 용도로는 여전히 사랑받는 것 같다. 어떤 글라스든 그 특징을 알고 기분, 상황, 취향에 따라 골라 사용하면 된다.

 

샴페인(Champagne)을 샴페인답게 즐기기 위한 3가지 꿀팁 - 와인21닷컴

샴페인(Champagne)을 제대로 즐기려면 생각해야 할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특히 와인 초보자들이 잘 모르거나 혼란스러워할 만한 내용들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소소한 지식들을 간단히 짚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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