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댁에서 돼지 바비큐.
곁들일 와인으로 오랜만에 호주 쉬라즈를 골랐다. 킬리카눈 코브넌트 쉬라즈(Kilikanoon Covenant Shiraz), 킬리카눈의 중급 레인지의 와인이다.
킬리카눈은 1997년 와인메이커인 케빈 미첼(Kevin Mitchell)이 남호주 클레어 밸리(Clare Valley)에 설립했다. 케빈은 그의 아버지 모르트(Mort)와 함께 1997년 4개의 싱글 빈야드 와인을 출시했는데, 오라클 쉬라즈(Oracle Shiraz), 프로디걸 그르나슈(Prodigal Grenache), 블록 로드 카베르네(Blocks Road Cabernet), 모르츠 블록 워터베일 리슬링(Mort's Block Watervale Riesling) 등이 그것이다. 한국에서도 오라클 쉬라즈는 꽤 인기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오랜만에 호주 쉬라즈를 산 이유는 5월 이마트 와인 장터에서 상당한 할인가로 나왔기 때문. 보통 5만 원대로 알고 있었던 코브넌트 쉬라즈가 4만, 오라클 쉬라즈가 7.5에 장터에 나와 있었다. 들은 소문으로는 중국의 호주 와인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중국으로 가야 할 물량들이 한국에 저렴하게 풀린 상황이라고.
그래서 오라클을 살까 하다가... 품질이 좋은 건 알지만 호주 쉬라즈가 개취가 아니다 보니 일단 코브넌트를 골랐다.
고기가 맛있게 구워지고,
와인 오픈.
Kilikanoon, Covenant Shiraz 2018 Clare Valley / 킬리카눈, 코브넌트 쉬라즈 2018 클레어 밸리
검보랏빛 감도는 진한 루비 레드 컬러. 코를 대면 라즈베리,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 검은 베리 아로마에 정향과 시나몬 캔디, 풋풋한 허브와 후추 같이 톡 쏘는 스파이스 뉘앙스가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예상보다 가벼운 미디엄 정도의 바디에 산미는 낮은 편이고 타닌 또한 부드럽다. 검은 베리, 블랙커런트 풍미와 함께 의외로 붉은 베리와 체리 같은 풍미가 드러난다. 은은한 오크와 초콜릿 힌트가 가볍게 드러나는 피니시. 바비큐에 곁들이기에 딱 좋은 와인이다. 부모님도 상당히 만족하셨음. 하지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오랜만에 맛있게 마셨으니 되었다.
생리적으로 완숙한 쉬라즈를 수확해 파쇄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후 압착하여 새 프렌치 오크 & 재사용 프렌치 오크 혹스헤드(hogsheads, 238리터)에서 14개월 숙성한다. 이후 좋은 배럴만 골라 블렌딩하여 출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