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와 짠지로 구성된 검소한 식탁.
...은 훼이크ㅋㅋㅋ 삼겹살 구워서 부모님이 보내 주신 싱싱한 쌈야채에 와인을 곁들이는 나름 호화로운 식탁이다.
그렇다고 평범한 직장인 처지에 일상의 저녁식탁에 그랑 크뤼를 올릴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저렴하면서도 품격을 갖춘 와인을 골랐다.
도멘 호프만-자이에 부르고뉴 파스투그랭(Domaine Hoffmann-Jayer, Bourgogne Passetoutgrain). 부르고뉴에서는 이례적으로 가메(Gamay)와 피노 누아(Pinot Noir)를 블렌딩해 만드는 와인이다. 정확하게는 33% 이상의 피노 누아와 15% 이상 66% 이하의 가메를 중심으로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 등 보조 품종을 15% 이하 블렌딩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외로 잘 만들기 어렵다. 특히 피노 누아와 가메는 각각 발효 후 블렌딩할 수 없고 블렌딩 후 발효해야 한다. 그런데 성격뿐만 아니라 완숙 시기도 다른 두 품종의 수확 시기를 맞추고 함께 발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양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준급 생산자의 경우 꼬뜨 도르 지역에 올드 바인 가메를 보유하고 있거나, 가메에 최적인 화강암 토양에서 재배한 가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법 품질이 좋다.
그리고 호프만 자이에는 바로 대표적인 수준급 생산자다.
도멘 호프만-자이에(Domaine Hoffmann-Jayer)는 예전 도멘 자이에-질(Domaine Jayer-Gilles)과 같은 생산자다. 1950년대 부르고뉴의 전설인 앙리 자이에(Henri Jayer)의 사촌 로베르 자이에(Robert Jayer)가 수백 년간 포도를 재배해 온 질(Gilles) 가문의 여성과 결혼하며 설립한 도멘이다.
Domaine Hoffmann-Jayer
Du Domaine Jayer-Gillesau Domaine Hoffmann-Jayer Le Domaine Bourguignon Hoffmann-Jayer a été créé en 1982 par Gilles Jayer et a évolué et grandi jusqu'en 2017, année où André Hoffmann a rejoint l'aventure.
www.hoffmann-jayer.com
그를 도와 와인을 만들던 아들 질 자이에-질(Gilles Jayer-Gilles)이 1998년 와이너리를 물려받아 도멘의 명성을 확립했다. 하지만 그는 후사가 없었고, 2017년 도멘을 앙드레 호프만(André Hoffmann)에게 넘기고 2018년 타게했다. 이후 도멘의 이름이 호프만-자이에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
Domaine Hoffmann-Jayer, Bourgogne Passetoutgrain 2019 / 도멘 호프만 자이에, 부르고뉴 파스투그랭 2019
밝고 투명한 루비 컬러 만큼이나 향긋한 꽃향기와 싱그러운 작은 붉은 베리, 체리 풍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하늘하늘한 질감에 가벼운 미디엄 바디. 신선한 신맛과 함께 은은한 스파이스 뉘앙스가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엄청난 와인은 아니지만 웬만한 부르고뉴 피노 누아 정도는 찜쪄먹을 품질.
뉘 생 조르주와 사비니 레 본 사이의 마니-레-빌레(Magny-lès-Villers)와 빌레-라-파예(Villers-la-Faye) 마을의 남향 포도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50년 이상 수령의 피노 누아와 가메를 블렌딩해 양조한다. 손 수확한 포도는 선별을 거쳐 100% 줄기를 제거한 후 10°C에서 전발효(pre-fermentation) 후 15-20일 발효한다. 이후 법랑질 통(enamel vats)에서 18개월 숙성한 다음 1회 통갈이(racking) 후 필터링 없이 병입한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마트 스마트오더로 3.9만원에 샀는데, 1달 후 이마트 와인 장터에 2.9만 원에 나왔다는 것-_-;; 그래도 오늘 야구 이겼으니 괜찮아(?)... 앞으론 3만 원 전후에 보인다면 무조건 겟 할 아이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