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맛있는 밀맥주를 만났다. 옥토버훼스트 바이젠(Oktoberfest Weizen).
수제 맥주 오디션에서 영예의 1위 골드캔을 수상했다고 해서 찾아보니 롯데칠성음료에서 '수제맥주 캔이 되다'라는 컨셉으로 중소형 브루어리를 지원하기 위해 진행한 수제 맥주 오디션에서 1위를 한 맥주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7개 제조사의 10개 브랜드가 본선에 올랐고, 소비자와 전문가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점수를 매겼는데, 영예의 1위를 차지한 맥주가 바로 옥토버훼스트 바이젠인 것.
그 결과 이렇게 캔으로 출시돼 전국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맥주가 되었다.
맥주 제조사인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는 수제 맥주의 태동기인 2002년부터 크래프트 비어를 만들어 온 수제맥주 원조집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독일식 맥주 라인업에 특히 강점이 있으며, 최근 인기가 많은 IPA와 Session IPA도 만들고 있다고.
종로에는 독일식 음식과 함께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에서 만드는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옥토버훼스트 레스토랑도 있으니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한 번 가봤는데 독일 비어홀 같은 분위기에서 편하게 떠들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분위기다.
옥토버훼스트 바이젠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독일 스타일의 밀맥주. 독일 맥주 전문인 양조장의 노하우가 듬뿍 담겨 있는 맥주다. 포인트는 별도의 외부 효소 없이 물리적인 공법만으로 맥아 효소의 활성을 극대화하는 '디콕션 매싱(decoction mashing)' 공법을 사용했다는 것. 양조 용어라 좀 어려운데, 단순화해서 얘기하자면 맥주를 발효하기 전 원료가 되는 맥아와 물을 섞어 달이는 당화 과정 중에 일부를 끓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도 3중 디콕션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맥주다. 디콕션 매싱은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고 노동력도 많이 필요한 번거로운 방식이지만, 굳이 이 방법을 고집하는 이유는 구수한 곡물 맛과 캐러멜라이즈드 되어 살짝 달콤한 풍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디콕션 매싱을 사용해 양조한 맥주와 아닌 맥주의 풍미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어느 정도 구분 가능하다고.
원재료는 보리맥아, 밀맥아, 효모, 호프 필렛, 효소제, 이산화탄소, 영양강화제 1, 2, 그리고 정제수.
이제 맛을 볼 차례다.
살짝 탁하지만 짙지 않은 브라운 앰버 컬러. 강냉이의 노란 껍질 같은 구수한 풍미에 달싹한 캐러멜, 향긋한 바나나, 은은한 정향 허브 뉘앙스가 드러난다. 바이젠에서 원하는 풍미가 온전히 드러나는 동시에, 맥아의 구수한 맛을 아주 잘 살렸다. 4.5%의 부담 없는 도수 덕에 꿀꺽꿀꺽 술술 넘어가는 것도 굿. 이제 곧 10월인데 집구석 옥토버페스트를 위해 식스팩 들여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밥상머리 반주용으로 상용할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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