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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WINEY @에르바(ERBA)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0. 4.

와이니 9월 모임은 압구정 에르바(ERBA)에서. 외관도, 인테리어도, 메뉴판과 플레이팅조차 1세대 이탈리안 비스트로의 느낌이다. 좋게 말하면 가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촌스러운? 느낌. 하지만 음식들은 대체로 다 맛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콜키지 프리인 것이 장점. 압구정 부근에서 콜키지 프리라니, 가볼 만하지 않은가. 

 

압구정역에서 도보 7분, 을지병원 4거리에서 도보 5분 거리다. 

 

SBS 생활의 달인에 오소부코 달인으로 출연하셨던 듯. 실제로 오소부코가 아주 맛있다고 한다.

 

스타트는 귀중한 도네이션 와인, Domaine Pignier, Cremant du Jura Brut NV. 오래전에 만난 적이 있는데 쨍한 산미와 날카로운 과일맛이 매력적이었다. 정말 스타터로 제격이었던 크레망.

 

아래는 기억을 위한 메모.

Berlucchi, Franciacorta Cuvee Imperial Brut NV

베를루끼는 1961년 프란치아코르타에서 최초로 샴페인 방식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요 와인은 엔트리급으로 샤르도네 90%, 피노 누아 10%를 사용해 양조하고, 병입 2차 발효 수 24개월 이상 숙성했다. 완숙한 과일맛이 편안하게 느껴지면서도 상큼한 신맛이 제법 괜찮았던 스파클러. 같은 가격에 본다면 또 구매할 것 같다.

 

Giacomo Fenocchio, Langhe Nebbiolo 2019

쟈코모 페노키오는 1864년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가성비 바롤로로 유명하다. 크뤼 바롤로조차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데 품질은 상당하니까. 요 녀석은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해 10일간 침용한 후 6개월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추가 6개월은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를 사용해 숙성한다. 그런데 기존에 마셔본 바롤로들과는 달리 요 녀석은 살짝 아쉬웠다는. 윗급들이 가성비가 좋으니 그냥 윗급을 사야겠다.  

 

Maison Andre Goichot, Mercurey 1er Cru 'Les Byots' 2018

앙드레 구아쇼는 1947년 설립한  가족 경영 메종이다. 북쪽 샤블리부터 남쪽 보졸레에 이르기까지 부르고뉴 전역에서 와인을 만드는데 일부는 직접 보유한 포도밭의 포도를 사용한다. 이 와인은 4주 동안 침용 및 발효한 후 오크통에서 15개월 숙성했다. 아무리 메르퀴레지만 프르미에 크뤼 가격이 레지오날 급이라 구매했는데 조금 거칠긴 했지만 가성비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숙성한다고 고급스럽게 변하진 않겠지만 조금만 더 묵혔다가 마시면 훨씬 맛이 좋을 듯. 

 

Ca' del Baio, Barbaresco Autinbej 2018

카 델 바이오는 1870년대 바르바레스코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2011년 이탈리아 미식 전문지 <감베로 로쏘>로부터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됐다고. 아우틴베이는 그들의 기본급 바르바레스코로 어린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2주의 침용을 거쳐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에서 24개월 숙성했다. 그럼에도 네비올로 품종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좋은 가격에 나온 걸 보면 꼭 사야 할 생산자.

 

Tenuta delle Terre Nerre, Etna Rosso 'Calderara Sottana' 2020

에트나 지역에 정착해 중흥을 이끈 대표적인 생산자 중 하나인 테누타 테레 네레가 만드는 와인. 칼데라라 소타나는 같은 이름의 그랑 크뤼급 싱글 빈야드에 식재된 50~100년 수령 고목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한 그들의 최상급 와인이다.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자연 효모로 발효한 후 커다란 오크통과 작은 오크통을 함께 사용해 18개월 숙성한다. 아직 어리지만 섬세한 꽃향과 붉은 과일 풍미, 특유의 오묘한 미네랄 뉘앙스가 매력적으로 드러났다. 충분히 숙성해 마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와인.

이 와인은 블라인드로 제공했는데, 그 이유는 에트나 로쏘가 부르고뉴 피노 누아와 바롤로/바르바레스코 사이의 풍미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는 평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피노 누아, 바롤로가 자주 언급되는 걸로 봐서는 확실히 그런 듯. 에트나 화산은 유럽 최대의 활화산으로 얼마 전에도 분화를 했다. 때문에 포도 재배가 아주 어렵지만 넘나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기 때문에 명성 높은 생산자들도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속속 진출하고 있다. 

 

Kracher, Beerenauslese Cuvee 2017

크라허는 오스트리아 최고로 손꼽히는 와이너리다. 특히 오스트리아 동쪽 노이지들 호수 인근의 영향으로 피어나는 안개의 영향을 받아 생기는 귀부 포도로 빼어난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와인이 바로 그런 와인 중 하나. 늦수확해 당도가 높거나 귀부화 된 벨쉬리슬링 60%, 샤르도네 40%를 85%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15%는 커다란 오크 캐스크에서 발효해 12개월 동안 숙성한다. 10년 이상 오래 숙성하면 꿈결 같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와인이지만, 바로 마셔도 물론 맛있다. 이날도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오스트리아의 베렌아우스레제,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보이면 사야 하는 와인이다. 품질과 숙성 잠재력에 비해 가격이 너무 저렴하니까. 나도 기념 빈티지 몇 병 숙성 중.

 

그리고 이건... 무려 1998년 빈티지 메독-_- 두근두근했지만 안타깝게도 장렬히 산화하셨다. 

 

그리고 마무리 입가심 & 알보용으로 또 다른 도네이션 와인. 

 

음식들도 무난하게 괜찮았음. 그런데 오소부코 사진이 없는 듯? 한 번 더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ㅎㅎ

 

언제나 즐거운 와이니 모임. 10월에 또...

 

20220921 @ 에르바(압구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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