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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주말의 음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9. 19.

추석 연휴에 각자의 사정으로 만나지 못한 가족들과 일잔.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번잡스러운 것보다는 간단하게 맛있는 것 사다가 와인이나 한 잔 하는 게 딱 좋은 것 같다. 회 두 사라 뜨고 애들용 족발과 막국수 완비. 근데 사진을 제대로 안 찍었;;;

 

회는 보통 줄돔이라고 부르는 돌돔 새끼 한  마리랑 비교군으로 참돔 한 마리를 떴다. 위 사진과 대충 유사하게 생긴 아이들. 재작년 겨울인가 줄돔 회를 넘나 맛있게 먹었는데, 큰 녀석은 너무 비싸서 먹기가 좀 어렵고, 작은 녀석은 마리당 5만 원 정도에 가끔 보인다. 그래서 과연 줄돔이 진짜 일상적으로 먹는 다른 회보다 맛있는지 궁금해서. 이왕이면 광어, 우럭보다는 같은 돔인 참돔으로 비교.

줄돔은 사이즈가 작아서인지 회를 얇게 썰었는데 컬러가 약간 (검)갈색을 띤다. 그런데 입에 넣으면 질기지 않으면서도 쫄깃함이 엄청나고, 감칠맛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와, 그래... 이거지 이거. 줄돔 회를 반쯤 먹다가 참돔 회를 꺼냈다. 약간 붉은빛과 흰색 빛을 띠는데 줄돔보다는 1.5~2배 정도 두껍게 썰었다. 입에 넣으니 탄탄한 식감인데, 줄돔보다는 확실히 질긴 느낌. 감칠맛은 상대적으로 적고 담백한 편이다. 모인 사람 모두 확연히 줄돔을 선호했다. 담에는 무조건 줄돔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곁들인 와인들. Nicola Bergaglio, Minaia Gavi del Comune di Gavi Rovereto 2019는 향긋한 꽃향기와 영롱한 미네랄, 가벼운 청사과 풍미와 시트러스 산미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밸런스 좋은 화이트다. 회와도 아주 잘 어울렸고, 심지어 족발과도 제법 괜찮았다는. 누나는 흐드러진 미네랄 때문인지 리슬링 비슷한 느낌도 든다고. 어쨌거나 볼 때마다 사야 할 와인이다.

로베레토(Rovereto)의 경사면은 가비 최고의 크뤼 중 하나로 꼽히는 역사적인 포도밭이라고. 사이즈가 60 헥타르로 제법 넓은 편인데, 미나이아(Minaia)는 니콜라 베르갈리오(Nicola Bergaglio)의 플래그십 와인이란다. 같은 이름의 6 헥타르 구획에 식재된 평균 35년 수령 고목에서 수확한 포도를 24-48시간 정도 저온 침용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 숙성해 병입한다.

니콜라 베르갈리오는 1946년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인데, 가비 와인을 첫 병입한 것은 1977년이 되어서다. 니콜라의 아들 지안루이지(Gianluigi Bergaglio)가 그때부터 함께 했으며, 2007년부터는 지안루이지의 아들 디에고(Diego bergaglio)가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있다. 포도밭은 해발 300m 부근에 18 헥타르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코르테제(Cortese)만 재배한다.  

 

Domaine Allimant-Laugner, Cremant d'Alsace Brut Rose NV. 벌써 두 번째 마시는데 처음에는 여행에 가져가서 넘나 편하게 마셔버리는 바람에 메모조차 남기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런 운명이었지만 그래도 간단히 메모는 남길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인 건가 ㅋㅋㅋ

 

야리야리한 딸기 핑크 컬러부터 맘에 든다. 코에서도 이어지는 딸기 향, 작은 붉은 베리 풍미, 아주 은근한 이스티 힌트. 입에 넣으면 과일맛은 은은하게 깔리며 붉은 베리의 새콤함이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드라이한 미감이지만 뻣뻣하지 않으며, 섬세하게 다가오는 풍미가 아주 좋다. 오, 이번에도 만족... 역시 보일 때마다 구매할 만한 녀석이다.

피노 누아 100%로 양조하는데 예쁜 살몬 컬러와 붉은 과일 풍미를 뽑기 위해 파쇄 후 몇 시간 정도만 침용한 후 바로 압착한다. 발효 후 병입 2차 숙성을 진행한 다음 12~18개월 정도 리와 함께 숙성한다. 도자주는 리터 당 4g 정도로 최소화해 와인 본연의 맛을 살린다. 

 

 

Domaine Allimant-Laugner, Gentil 2019 / 도멘 알리망 로니에 정띠 2019

늦은 점심으로 도이칠란드 박 잠봉 뵈르와 함께 와인 한 잔. 도이칠란드 박은 꼭꼭 숨겨두고 싶은 동네 맛집... 인데 이미 넘나 많이 알려진 듯. 오늘 두 시쯤 갔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배

wineys.tistory.com

생산자에 대한 설명은 위 포스팅 참고.

 

누나가 사 온 치아바타와 몽블랑. 동네의 명물 빵집이라는데 아주 맛있었다. 물론 베제카 올리브 오일이 있어서 더욱 맛있었지 ㅎㅎㅎㅎ

 

레드 와인 등장. Querciabella, Mongrana Maremma 2019. 이쯤 되니 메모도 해 두지 않았고, 기억은 더더욱 나지 않는다. 다만 검붉은 베리 풍미가 대단히 순수하게, 거슬림 없이 부드럽게 드러났다는 것 정도. 프로슈토와 치즈 몇 조각을 곁들였는데 제법 잘 어울려서 맛있게 마셨다.

 

 

Querciabella - Vegan fine wines from the ground up

In the world of Fine Wines, Querciabella stands out for world-class vegan winemaking in tune with the land and the natural environment.

querciabella.com

토스카나의 맹주 중 하나인 퀘르치아벨라가 마렘마에서 산지오베제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를 사용해 만드는 와인이다. 오크는 사용하지 않고 시멘트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만 10개월 숙성하는 듯. 오크 풍미 없이도 포도 본연의 맛이 블렌딩을 통해 조화롭게 표현된다. 그래서 각종 매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듯.

 

레이블 윗부분의 이 파스타면이 뭔지 한참 얘기했는데, 리가토니인 걸로... 맞나? ㅋㅋㅋ

 

여성분들이 좋아했던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Podere Gagliassi, Moscato d'Asti Canelli 2021 / 포데레 갈리아씨, 모스카토 다스티 카넬리 2021

새롭게 국내 출시된 포데레 갈리아씨, 모스카토 다스티 카넬리(Podere Gagliassi, Moscato d'Asti Canelli). 일단 모눈종이에 쿠프 글라스가 그려진 레이블이 넘나 귀엽다. 모스카토를 마시는 분위기와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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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별도 포스팅으로.

 

오랫동안 마셨던 Dow's Nirvana Reserve Port가 드디어 바닥을 보였다. 근데 이거 시간이 지날수록 맛있어지는 느낌. 한 달이 아니라 3개월 넘게 마셨는데, 마지막 잔이 가장 맛있었다. 레드 포트는 보관만 잘하면 조바심 낼 필요 없이 천천히 마셔도 무방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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