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 드 몽포콩 바론 루이(Chateau de Montfaucon Baron Louis). 남부 론의 크뤼급 마을인 리락(Lirac)의 와인이다. 소싯적엔 론 와인을 참 자주 마셨는데, 최근엔 이상하게 론을 마실 기회가 별로 없다.
샤토 드 몽포콩은 샤토 드 생 콤(Chateau de Saint Cosme), 샤토 페스키에(Chateau Pesquie) 등과 함께 스스로를 론 갱(Rhone Gang)으로 칭하는 와이너리다. 세 와이너리는 실제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도 함께 운영한다.
개인적으로는 샤토 드 몽포콩과 샤토 페스키에의 와인은 극강의 가성비 와인이다.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언제 마셔도 맛있고 쾌활한 느낌을 주며, 가격 또한 품질 대비 매우 저렴하다. 반면 샤토 드 생 콤은 둘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 형성된 편인데, 상급 와인에서 감동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때때로는 돈값을 못 하는 것 같아 실망스러울 때도 있다. 어쨌거나 적당한 가격에 나와 있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생산자들이 바로 '론 갱'이다. 그리고 바론 루이는 가성비 와인의 정점을 찍는 대표적인 와인 중 하나다.
코르크 오픈. 디암 5(Diam 5)를 썼다. 와이너리에서는 숙성 여력을 약 5년 정도로 판단했다는 얘긴데, 2017년 빈티지이니 딱 마실 때가 되었다.
리락은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du-Pape), 지공다스(Gigondas), 바케이라스(Vaqueyras) 등과 함께 남부 론의 크뤼 급 지역의 하나다. 남부 론은 크게 네 가지 지역 등급으로 나눌 수 있는데, 맨 위가 크뤼(Cru)이고 그 아래로 마을 이름을 병기하는 코트 뒤 론 빌라주(Cotes du Rhone Villages), 일반 코트 뒤 론 빌라주, 코드 튀 론으로 구성된다. 리락은 남부 론의 가장 명성 높은 크뤼 샤토네프 뒤 파프와 매우 유사한 토양 구조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의 위상은 훨씬 떨어지지만 과거엔 샤토네프 뒤 파프 이상의 인기를 누렸다고.
바론 루이는 리락의 오랜 포도밭 중 최상의 구획에서 재배한 그르나슈, 시라, 생소, 카리냥, 무르베드르를 사용했으며, 24개월 숙성해 병입한다. 에이징 포텐셜은 10-15년. 그런데 왜 디암 5를 썼을까??
첫날의 안주는 쫀쫀하게 구운 가브리살. 그리고 잘 익은 갓김치^^
Chateau de Montfaucon, Baron Louis 2017 Lirac / 샤토 드 몽포콩, 바론 루이 2017 리락
이제 막 숙성 뉘앙스가 살짝 비치기 시작하는, 검보랏빛이 살짝 감도는 루비 컬러. 코를 대면 스위트 스파이스와 함께 완숙한 검붉은 베리와 자두 풍미가 진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과육을 베어문 듯 몽글몽글한 질감에 부드럽게 녹아 나오는 타닌, 강하지 않지만 밸런스를 정확히 맞출 정도의 신맛. 알코올은 높은 편(14.5%)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풍미를 강하게 피워내는 역할만 하는 것 같다. 프루티한 풍미에 은은하게 더해지는 감초 뉘앙스가 피니시까지 이어져 매력적인 여운을 남긴다.
가브리살과도 매우 잘 어울렸지만, 한우 양지 수육과는 더욱 잘 어울린 느낌.
요거 진짜 물건이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음에 보면 꼭 다시 사야지. 값비싼 고오급 와인 마신 것도 좋지만, 사실 이런 와인 마실 때가 더 즐거운 것 같다. 난 가난한 소시민이니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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