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졸레의 인기는 부르고뉴 와인 가격의 상승 및 내추럴 와인의 선전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보졸레만의 매력 또한 존재한다. 가볍고 산뜻하며 음식과 두루 어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크뤼의 경우 의외의 장기 숙성 잠재력까지 지니고 있다. 가메가 열등한 품종이라는 편견은 당장 버리는 게 좋다. 적절한 테루아와 세심한 생산자를 만난 보졸레의 매력은 부르고뉴의 크뤼급 피노 누아 못지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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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Beaujolais)
보졸레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시기는 11월이다. 셋째 주 목요일로 고정된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출시일 때문이다. 하지만 보졸레 와인의 신선하고 향긋한 풍미는 봄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더운 여름에 가볍게 칠링해 마시기도 좋다. 그냥 사시사철 편하게 마시기 좋은 것이 보졸레다. 사실 보졸레 누보의 인기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사람들의 취향이 좀 더 복잡해졌고, 품질에 대한 기준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누보 마케팅'으로 인한 거품이 빠지면서 반대로 보졸레 누보에 대해 약간의 편견이 생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보졸레의 인기가 확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근엔 다른 와인들이 보졸레 누보의 빈자리를 더욱 훌륭하게 메우며 보졸레의 중흥을 이끌고 있다.
그 중심에 보졸레 10 크뤼(Beaujolais 10 Crus)가 있다. 이곳에서는 화강암과 편암 토양을 기반으로 훌륭한 와인들을 생산한다. 바로 마셔도 즐겁고, 중장기 숙성을 통해서 변화를 즐길 수도 있는 잠재력까지 갖춘 와인들이다. 보졸레 빌라주(Beaujolais-Villages)에서도 수준급 와인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조르주 뒤뵈프(Georges Duboeuf)를 비롯해 몽메상(Mommessin), 루이 자도(Louis Jadot) 등 대형 생산자들은 10 크뤼를 비롯한 보졸레 전역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와인들을 만든다.
최근 보졸레는 내추럴 와인의 중심지로서도 명성이 높다. 내추럴 와인의 선구자로 불리는 쥘 쇼베(Jules Chauvet)의 영향을 받은 마르셀 라피에르(Marcel Lapierre), 장 포이야르(Jean Foillard), 기 브루통(Guy Breton), 장 폴 테브네(Jean-Paul Thevenet) 등은 갱 오브 포(Gang of Four)라고 불리며 내추럴 와인의 명장으로 대우받고 있다. 필립 장봉(Philippe Jambon), 이봉 메트라(Yvon Metras), 장 루이 뒤트레브(Jean-Louis Dutraive) 등도 마찬가지. 줄리 발라니(Julie Balagny), 얀 베르트랑(Yann Bertrand) 같은 신진 세력들도 높은 경지에 올라 있어 보졸레 내추럴 와인의 위세는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꼬뜨 도르(Côte d'Or)의 여러 마을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더욱 상승하고 있는 가격이 이를 방증한다.
품종 및 양조 방법
보졸레에서도 화이트 와인을 만들까? 정답은 'Yes'다. 마꼬네(Macônais) 지역과 인접한 북부 지역에서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으로 가벼운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하지만 생산량이 전체의 1%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문제다. 게다가 보졸레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의 대부분은 인지도와 선호도가 더 높은 마콩 블랑(Macôn Blanc) 레이블로 출시되니 생산량은 더욱 줄어든다. 로제 와인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 게다가 10 크뤼에서는 화이트와 로제 와인을 만들 수 없다. 그러니 보졸레는 레드 와인을 중심으로 즐기는 게 좋겠다. 보졸레 레드 와인은 가메(Gamay) 품종으로 만든다. 규정상 화이트 품종을 15%까지 블렌딩 할 수 있지만, 실제 화이트 품종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졸레는 오래전부터 탄산 침용(macération carbonique) 방식으로 와인을 양조해 왔다. 가메 품종의 가볍고 신선한 과일 맛을 이끌어내는 데 매우 적절하기 때문이다. 파쇄하지 않은 포도송이를 탱크에 그대로 넣어 밀폐하면, 무게로 인해 눌린 아래쪽의 포도에서 약간의 과즙이 흘러나오는데, 이 과즙이 포도 껍질에 붙어 있던 효모를 만나 발효가 진행되면서 탱크 안은 이산화탄소로 가득 찬다. 혹은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채워주기도 한다. 그러면 탱크 안의 산소들은 바깥으로 밀려나가 자연스럽게 산화가 방지된다. 또한 으깨지 않은 포도알 안에서는 효소(enzyme)의 영향으로 세포 내 발효(fermentation intracellulare)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4~6일 정도 지난 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포도를 압착해 일반적인 알코올 발효를 진행하는데, 그 결과 신맛과 떫은맛은 적고 알코올 함량은 낮으며 진한 붉은빛이 감도는 와인이 탄생한다. 향긋한 꽃 향기와 특유의 바나나 뉘앙스 또한 이런 과정의 산물이다. 하지만 최근엔 부르고뉴에서 피노 누아를 양조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양조 방법을 접목해 중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을 만들려는 시도 또한 늘어나는 중이다.
AOP 체계
부르고뉴 남쪽에 인접한 보졸레는 남북으로 55km, 동서로 15km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이다. 포도 재배 면적은 1.9만 헥타르나 되며 96개 마을을 아우른다. 와인 생산량은 약 1백만 헥토리터 정도인데, 이는 꼬뜨 도르와 꼬뜨 샬로네즈(Côte Chalonnaise), 마꼬네의 생산량을 모두 합친 것과 유사하거나 더 많은 수준이다.
보졸레의 토양은 남북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남부의 경우 차가운 점토질 토양이 주를 이뤄 배수가 좋지 않으며 포도가 완숙되기 어렵다. 때문에 숙성 없이 빠르게 소비하는 가볍고 경쾌한 일반 보졸레 와인을 생산한다. 보졸레 누보 생산지 또한 주로 남부다. 반면 북쪽은 화강암 기반에 모래, 편암, 석회암 등 다양한 토양들이 섞여 있다. 배수가 좋고 보온성도 뛰어나 포도가 아주 잘 자라기 때문에 농축된 과일 풍미와 복합적인 뉘앙스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10 크뤼와 보졸레 빌라주 또한 북부에 모두 몰려 있다.
보졸레 빌라주는 북부의 38개 마을에서 생산하며 그중 30개 마을은 보졸레 빌라주 뒤에 마을 이름을 표기할 수 있다. 보졸레 빌라주는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을 발견할 수 있는 카테고리이므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집중해 살펴보아야 할 곳은 역시 10 크뤼다. 보졸레의 10개 크뤼는 토양 및 지형 등 테루아에 의한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곳으로, 레이블에도 보졸레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크뤼 명칭만 표기한다. 일부 크뤼는 한국에서 눈에 잘 띄지 않아 아쉽지만,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므로 조만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0 크뤼에는 위에서 언급한 내추럴 생산자들이 특히 많이 포진해 있는데, 모르공(Morgon), 플레리(Fleurie) 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따무르(Saint-Amour)
생-따무르는 보졸레 크뤼 중 제일 북쪽에 있다. 이름은 로마 군대를 탈출해 기독교로 개종한 후 이 지역에 수도원을 설립한 아마테르 성인(Saint Amateur)의 이름에서 따왔다. '아무르(Amour)'에는 '사랑'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밸런타인 데이나 크리스마스 등 각종 기념일 와인으로도 인기가 높다. 생산되는 와인은 대체로 가볍고 부드러워 출시 후 바로 즐기기 좋다. 하지만 일부 와인은 숙성을 통해 아름답게 변화해 가기도 한다.
쥘리에나(Juliénas)
생-따무르 남동쪽에 인접한 쥘리에나의 이름은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에서 유래했다. 로마시대부터 포도 재배가 시작된 곳으로, 이 지역 사람들은 쥘리에나를 보졸레 최초로 포도 재배가 시작된 곳이라고 여긴다. 포도밭은 대부분 산기슭 급경사에 위치하고 있어 생산되는 와인의 구조감과 힘이 뛰어나다. 초기에는 과일 풍미가 도드라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스파이시한 향과 부드럽고 풍만한 질감이 발현된다. 잘 만든 와인의 경우 5년 이상 숙성해 즐기는 것이 좋다. 와인의 평균적인 품질에 비해 평가가 낮은 편으로, 보졸레 애호가라면 집중해 탐구해 볼 만한 곳이다.
쉐나(Chénas)
쉐나는 10 크뤼 중 포도밭 크기가 가장 작은 곳이다. 이름은 이 지역 언덕을 덮고 있던 오크 나무 숲에서 유래했는데, 포도 재배에도 좋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로마 시대와 중세 시대에 걸쳐 포도밭이 조성되었다. 와인은 향긋한 꽃 장미 향기와 부드러운 타닌, 우아한 풍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와인은 5년 안에 소비되지만, 잘 만든 와인은 10년 이상 숙성할 수 있다.
물랭 아 방(Moulin-à-Vent)
물랭 아 방은 '보졸레의 왕'이라고 불린다. 철분과 망간 함량이 높은 토양에서 10 크뤼 중 가장 파워풀하고 장기 숙성 잠재력 지닌 와인을 만들어낸다. 풍미의 밀도가 높고 타닌과 산미가 형성하는 구조 또한 견고해 10년 이상 숙성하면 잘 만든 부르고뉴 피노 누아, 혹은 북부 론(Northern Rhône) 와인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 유명 생산자들 또한 많이 있어, 보졸레 와인에 막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물랭 아 방을 먼저 마셔 보길 추천한다. 이름은 지역 안에 있는 풍차(moulin)에서 유래했다.
플레리(Fleurie)
물랭 아 방이 보졸레의 왕이라면, 플레리는 '보졸레의 여왕'이다. 비교적 높은 고도의 가파른 언덕에서 생산되는 플레리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꽃다발 같이 화사한 아로마가 물씬 피어난다. 신선한 과일 맛과 섬세한 타닌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표현력이 일품이라 출시 후 바로 즐겨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7~10년 이상 숙성하면 미묘하게 변화하는 풍미 또한 즐길 수 있다. 물랭 아 방과 함께 보졸레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쉬루블(Chiroubles)
쉬루블은 플레리 남서쪽에 인접한 작은 크뤼다. 10 크뤼 중 고도가 가장 높은 해발 250-450m에 위치하며, 기후 또한 가장 서늘해 크뤼 중에서 가장 늦게 수확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때문에 향긋한 꽃향기와 신선한 과일맛이 매력적인 와인을 생산한다. 바디는 가볍고 타닌 또한 부드러워 출시 후 3년 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모르공(Morgon)
모르공은 10 크뤼 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크뤼다. 10 크뤼 중 두 번째로 면적이 크며, 화강암과 부서진 편암을 기반으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토양 구성을 보인다. 때문에 토양 성격에 따라 6개 구획(climat)으로 나뉘는데, 특히 중앙에 위치한 꼬뜨 뒤 피(Côte du Py)는 망간이 풍부한 편암 경사면에 위치해 가장 힘차고 숙성 잠재력이 빼어난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르공은 특징적인 완숙 체리 풍미와 감칠맛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빈티지로부터 2-3년 정도 지나면 피노 누아와 비슷한 인상을 드러내며, 10년 이상의 숙성기간 동안 아름답게 변화한다. 빼어난 내추럴 와인 생산자 또한 많이 포진해 있다.
레니에(Régnié)
모르공 남서쪽에 비스듬히 인접한 레니에는 가장 최근인 1988년 크뤼로 승격되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로마인들이 보졸레에 최초로 포도나무를 심은 것이 레니에라고 믿고 있다. 레니에의 토양에는 모래가 많아 가볍고 향긋하며 생동감 있는 와인이 나오는데, 유기농법을 적용하는 생산자도 많아 이런 특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출시 직후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브루이(Brouilly)
10 크뤼 중 가장 남쪽에 있으며, 면적 또한 가장 넓다. 그런 만큼 다양한 스타일과 품질의 와인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는 화강암 토양을 기반으로 과실 향이 풍부하고 적절한 산미와 부드러운 타닌을 지닌다는 평가다. 생산량이 많은 편이지만 프랑스의 내에서 대부분 빠르게 소비되는 편이다. 브루이라는 이름은 2천 년 전 이 지역에 포도나무를 심은 로마인 브룰리우스(Brulius)에서 유래했다.
꼬뜨 드 브루이(Côte de Brouilly)
브루이 한가운데 위치한 꼬뜨 드 브루이는 사화산인 브루이산 동남쪽 경사지에 있다. 진흙과 자갈이 섞인 섬록암(diorite) 중심의 토양은 배수가 잘 되며, 일조량 또한 충분해 완숙한 포도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보졸레 크뤼 중에서 수확 시기가 가장 빠른 편이며, 브루이와 비교할 때 강건하고 과일 풍미가 뛰어난 와인을 만든다. 프랑스 내에서도 가성비 와인으로 인기가 높은 편으로, 개인적으로는 루브르 미술관 내 음식점에서 마셨던 꼬뜨 드 브루이 와인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추천 와인
보졸레 와인들은 기본적으로 가볍고 신선하기 때문에 출시 직후부터 맛있게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보졸레 빌라주나 크뤼 와인의 경우, 10년 이상의 장기 숙성을 통해 미묘하고 고혹적인 풍미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숙성할 가치 또한 충분하다. 때문에 원하는 음용 상황이나 좋아하는 스타일에 따라 와인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부담 없이 마실 땐 보졸레 누보를 포함한 일반 보졸레와 대부분의 보졸레 빌라주, 쉬르불이나 레니에, 꼬뜨 드 브루이 등의 크뤼를 선택하면 된다. 물랭 아 방, 플레리, 모르공 등 탄탄한 구조를 지닌 크뤼들은 먼저 경험해 본 다음 숙성할 것인지 판단해 보길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병 사서 한 병은 빠르게 마시고, 나머지는 천천히 숙성하며 즐기는 편이다.
아래는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보졸레 와인들이다. 먼저 소개하는 3종은 유명 생산자들이 만든 일반적인 보졸레 와인이고, 4종은 내추럴 와인이다. 어떤 스타일이든 보졸레의 섬세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일반적인 레드 와인보다 조금 시원하게 마시는 게 좋다. 권장 음용 온도는 13-16℃ 사이. 집이라면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뒀다가 마시면 되고, 음식점이라면 온도를 체크해 보고 필요시 아이스 버킷을 요청하자.
조르주 뒤뵈프, 보졸레 빌라주 Georges Duboeuf, Beaujolais-Villages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등 풍부한 베리 풍미와 부드러운 타닌, 적절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가메 품종의 장점을 잘 살린 와인이다. 가볍고 프루티 해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며, 살라미, 치즈 등 가벼운 음식부터 파스타, 각종 육류는 물론 갑각류 같은 해산물까지 다양한 음식과 무난히 어울린다. 조르주 뒤뵈프의 생산량은 보졸레 전체의 10%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많으며, 거의 모든 AOP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든다. 또한 조르주 뒤뵈프는 보졸레 누보를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의 별명이 '보졸레의 왕'인 이유다.
몽메상, 꼬뜨 드 브루이 Mommessin, Cote de Brouilly
향긋한 꽃향기와 청량한 허브, 영롱한 레드 베리 풍미가 부싯돌 같은 미네랄과 함께 신선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타닌의 실키한 질감을 타고 은은한 스모키 힌트가 가볍게 스친다. 다양한 치즈, 가금류, 돼지고기 등과 함께 마시기 좋다. 지속 가능 농법으로 재배한 50년 이상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세심히 선별해 사용한다. 몽메상은 1865년 쟝 마리 몽메상이 설립한 이후 부르고뉴 전역에서 와인을 만들어 왔으며, 특히 보졸레 지역에서 최고의 명성을 확립했다.
루이 자도, 샤토 데 자크 물랭 아 방 Louis Jadot, Chateau des Jacques Moulin A Vent
라즈베리 등 붉은 베리, 붉은 자두 등의 풍미가 가벼운 향신료 힌트와 어우러져 기품 있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촘촘한 타닌과 신선한 신맛이 견고한 구조를 형성한다. 블라인드로 제공하면 피노 누아로 착각할 정도로 밀도 높은 풍미와 긴 여운을 지니고 있다. 보졸레 크뤼의 우수성을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와인으로, 10년 이상 숙성해 즐길 수 있다. 피자, 파스타, 그릴에 구운 야채 등은 물론 오리 고기, 쇠고기 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인 요리와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 1859년 설립된 루이 자도는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네고시앙이자 도멘이다. 물랭 아 방에 위치한 샤토 데 자크는 1996년 루이 자도의 소유가 되었다.
로베르 드노정, 보졸레 빌라주 뀌베 쥘 쇼베 Robert Denogent, Beaujolais-Villages Cuvee Jules Chauvet
체리와 작은 붉은 베리의 싱그러운 풍미에 스위트 스파이스와 은은한 바닐라 오크 뉘앙스가 더해진다. 입에서는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을 타고 신선한 느낌이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쥘 쇼베가 소유했던 오래된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 쥘 쇼베의 철학에 따라 내추럴 방식으로 양조한 진정한 의미의 헌정 와인이다. 프렌치 오크에서 2주 동안 침용 및 발효한 후 바리크에서 16개월 숙성 후 병입한다. 로베르 드노정은 보졸레보다는 부르고뉴 푸이 퓌세(Pouilly-Fuissé) 지역에서 명성이 높은 생산자다. 간섭을 최소화해 테루아를 드러내는 와인을 추구하며, 병입 전에 첨가하는 약간의 이산화황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는다.
레 베르트랑, 플뢰리 꾸 드 푸드르 Les Bertrand, Fleurie 'Coup d'Foudre'
향긋한 플로럴 아로마, 살포시 더해지는 스파이스 힌트, 완숙한 딸기와 라즈베리 등 풍부한 과일 풍미가 섬세하게 드러난다. 입안을 채우는 신선한 느낌과 미네랄 뉘앙스가 만들어내는 깔끔한 여운이 인상적이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평균 60년 수령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저온에서 전통적인 탄산 침용 방식을 적용해 17-20일 정도 양조하며, 80%는 225리터 배럴에, 20%는 600리터 배럴에 7-8개월 숙성한다. 이후 달의 주기에 맞춰 병입한 후 10개월 정도 안정화해 출시한다. 레 베르트랑은 1950년대부터 3대를 이어온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이봉 메트라, 장 포이야르 등에게 양조를 배운 얀 베르트랑(Yann Bertrand)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내추럴 와인을 만들고 있다.
막셀 라삐에르, 모르공 Marcel Lapierre, Morgon
처음에는 음성적이고 절제된 인상.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꽃다발 같은 화사한 아로마와 완숙한 체리, 딸기 같은 과일 풍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조약돌 같은 미네랄과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신맛이 남기는 긴 여운 또한 환상적이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평균 70년 수령 포도나무에서 손 수확해 꼼꼼히 선별한 포도를 전통적인 탄산 침용 방식을 적용해 10~21일 동안 양조한다. 이후 216리터 프렌치 오크에서 9개월 숙성한 후 필터링 없이 병입하며, 일부 보틀에만 이산화황을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막셀 라피에르는 1980년대 초부터 내추럴 와인을 만들어 온 내추럴 보졸레 1세대다. 현재는 막셀의 자녀들인 마티유(Mathieu)와 카미유(Camille)가 대를 이어 빼어난 와인을 만들고 있다.
도멘 장 포이야르, '모르공 꼬뜨 뒤 피' Domaine Jean Foillard, Morgon 'Cote du Py'
향긋한 라일락과 장미, 신선한 허브 향이 감돌며, 입에서는 잘 익은 딸기와 체리, 라즈베리 등 붉은 베리 향이 밀도 높게 드러난다. 매끈한 질감과 화려한 풍미가 인상적인 와인으로 맛과 향 어느 쪽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내추럴 보졸레 와인 중 하나. '꼬뜨 뒤 피'에서 재배한 포도를 줄기 제거 없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3-4주 정도 침용 및 발효하며, 재사용 오크에서 6-9개월 정도 숙성한다. 장 포이야르 역시 1980년 아버지로부터 와이너리를 물려받은 후부터 마르셀 라피에르 등과 함께 내추럴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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