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에서 손바닥만 한 전복이 왔다. 원물을 찍었어야 했는데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이렇게 이미 조각이... 살아있는 상태로 온 걸 2마리는 데쳐 먹고 나머지 5마리는 냉동해 두었던 건데, 오늘 버터 구이와 전복죽을 끓이기로.
내장은 잘 다져 놓고,
마늘 잘 볶아서,
전복죽.
전복은 버터에 볶아서,
전복 버터구이. 비주얼은 좀 애매하지만 대존맛이다.
오늘의 와인. 근데 왜 이리 사진이 아련.... 사실 연 이틀 와인 모임을 해서 오늘은 참으려 했는데, 안주가 이러면 안 마실 재간이 없다.
실뱅 드보 꼬또 부르기뇽 루즈(Sylvain Debord Coteaux Bourguignons Rouge)도 같이 사서 먼저 마셔 봤다. 정말 넘나 편하게 술술 넘어가서 나도 모르게 과음하게 될까 걱정하게 되는 와인이었음. 블랑은 과연 어떨지.
코르크 오픈. 밀랍으로 마감한 와인은 딸 때 영 지저분하다. 그래도 알루미늄 가루 날리는 것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고.
Sylvain Debord, Coteaux Bourguignons Blanc 2020 / 실뱅 드보, 꼬또 부르기뇽 블랑 2020
반짝이는 골드 컬러에 약간의 유질감이 육안으로도 보이는 듯하다. 코를 대는 순간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뉘앙스. 은은한 노란 꽃 향기, 오묘한 미네랄, 레몬 커드 같은 시트러스, 살구나 복숭아 같이 잘 익은 노란 핵과 풍미, 그리고 요구르트나 치즈 같은 유산향이 가볍게 곁들여진다. 입에서는 가벼운 바디에 부들부들한 질감, 날카롭지 않은 신맛이 편안함을 선사한다. 향에 비해 조금 단순한 면은 있지만 역시나 술술 넘어가는 것이 나이스한 데일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검색을 해 보 보졸레(Beaujolais) 지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로 양조해 8개월 동안 효모 잔여물과 함께 숙성(sur lie) 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완숙한 과일 풍미가 느껴지고, 유산향이 강조되는 이유가 요거였구나. 마트에서 2.8만 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일부 와인샵에서 3만 원대 후반 정도에 파는 걸 본 것 같다. 내 생각엔 3만 원 전후에 살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 당시 부르고뉴 루즈, 블랑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시 보이면 그것들도 사 봐야겠다.
다음에 또 만나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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