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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280. 쉐할럼 마운틴에 떠오른 샛별, 콜린 클레멘스(Colene Clemens)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6. 18.

이제 오리건도 Terroir driven... 오리건, 윌라메트 밸리를 넘어 세부 AVA들을 본격적으로 레이블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제 개별 포도밭, 파셀들로 구분되는 건 시간문제인 듯. 원래 그랬던 프랑스, 독일은 차치하더라도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칠레, 호주... 주요 와인 생산국 모두 개별 테루아 중심이다. 개성이 중요한 시대. 그런 만큼 옥석을 가려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쉐할럼 마운틴에 떠오른 샛별, 콜린 클레멘스(Colene Clemens)

'4년 동안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대 와인 3회 선정'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신생 와이너리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2005년 오리건주 윌라메트 밸리(Willamette Valley) 내 하위 AVA인 쉐할럼 마운틴(Chehalem Mountain)에 자리 잡은 콜린 클레멘스(Colene Clemens)는 20년도 채 되지 않아 <와인 스펙테이터>를 비롯해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 <와인 앤수지애스트(Wine Anthusiast)> 등 주요 와인 매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콜린 클레멘스를 설립한 사람은 조 스타크(Joe Stark)와 그의 부인 비키(Vicki)로, 와이너리 이름인 콜린 클레멘스는 비키의 어머니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콜린 클레멘스가 있는 쉐할럼 마운틴은 미국 피노 누아를 대표하는 윌라메트 밸리 북부에 볼록 솟아 있는 지역이다.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32km가량 길게 뻗어 있는데, 너비는 약 8km이며 가장 높은 곳은 해발 500m에 이른다. 콜린 클레멘스는 저 멀리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해발 100~200m 언덕 위에 자리잡았다. 약 50 헥타르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2006년부터 엄선한 25 헥타르에 포도밭을 조성했다. 포도밭의 토양은 크게 해양 퇴적토와 현무암 등 화산암이 주를 이룬다. 화산암 토양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는 우아하고 섬세하며, 해양 퇴적토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는 진하고 풍부하다. 콜린 클레멘스는 외부에서 포도를 사지 않고 오직 보유한 포도밭에서 정성껏 재배한 포도만 사용해 와인을 만든다.

 

[ 콜린 클레멘스의 와인메이커 스테판 고프(출처:콜린 클레멘스 홈페이지) ]

콜린 클레멘스의 중심에는 와인메이커이자 포도밭 책임자 스테판 고프(Stephen Goff)가 있다. 보 프레레(Beaux Frères)에서 6년 동안 어시스턴트 와인메이커로 경력을 쌓은 그는 콜린 클레멘스에 부임한 후 처음 맡은 2008년 빈티지부터 놀라운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포도밭을 가장 중요시하는 그는 인위적인 관개를 하지 않는 드라이 파밍(dry farming)을 통해 풍미가 응축된 포도를 생산한다. 섬세한 품종인 피노 누아는 기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노동집약적인 방법으로 재배하며 수확, 발효, 숙성을 모두 블록별로 각각 진행해 테루아의 개성을 살린다. 

'테루아의 개성을 살린다'는 표현은 단지 미사여구가 아니다. 포도밭에는 테루아에 맞추어 블록별로 각기 다른 클론들이 식재돼 있다. 또한 콜린 클레멘스는 모든 피노 누아를 동일한 방식으로 양조한다. 수확한 포도는 100% 줄기를 제거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4~5일 동안 저온 침용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효모 첨가 없이 10~14일 알코올 발효한다. 발효 중 하루 2회 펀칭 다운(punching down)을 하며, 발효 후에는 5~7일 동안 추가 침용을 진행해 포도의 풍미와 타닌, 컬러를 충분히 추출한다. 이후 프리런 주스와 가볍게 압착한 주스를 바로 프렌치 오크 배럴로 이동해 11개월 숙성한다. 적당한 오크의 뉘앙스가 과일 풍미와 절묘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너무 긴 오크 숙성은 지양하는 것이다. 때문에 와인에서 포도밭 별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 콜린 클레멘스 와인 갈라 디너 사진 ]

지난 5월 10일, 글래드 여의도 그랜드 볼룸에서 수입사 비니더스 코리아가 콜린 클레멘스를 한국 애호가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성대한 갈라 디너가 열렸다. 이 행사에 참석한 콜린 클레멘스의 세일즈 매니저 디아나 토마스(Dyana Thomas)는 '콜린 클레멘스는 깔끔한 신맛과 미네랄 노트가 매력적인 쿨 클라이밋(cool climate) 와인으로, 캘리포니아 와인과는 확연히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디너에서는 콜린 클레멘스 와인들의 음식 친화적인 면모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한 코스 요리와 하나같이 훌륭한 하모니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흥겨운 재즈 공연이 더해지니, 갈라 디너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 갈라 디너에서는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콜린 클레멘스의 다섯 가지 와인과 함께 아직 수입되지 않은 빅토리아 피노 누아(Victoria Pinot Noir)까지 맛볼 수 있었다. 와인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으로, 왜 그들이 수많은 비평가와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즐거움을 한국의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느껴 보길 기대한다.   

 

 

콜린 클레멘스, 샤도네이 Colene Clemens, Chardonnay 2018

스모키 미네랄과 토스티 오크. 깨 볶는 듯 고소한 향이 밀도 높게 드러나며 적절히 익은 핵과와 완숙한 후지 사과 풍미, 이스티 뉘앙스가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입에서는 부담 없이 깔끔하고 편안한 첫인상에 상큼한 신맛이 시간이 갈수록 살아나며 긴 여운을 선사한다. 우아하고 품격 있는 샤르도네의 전형이다. 포도밭에 식재된 클론은 디종 76(Dijon 76)과 디종 95이며 손수확해 꼼꼼하게 선별한 포도만 사용한다. 부드럽게 압착하여 저온에서 안정화한 후 배럴에서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를 진행한다. 이후 효모 잔여물과 함께 최소한의 휘젓기(lees stirring)만 하며 11개월 숙성한다. 발효 및 숙성에 사용하는 용기는 빈티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데, 2018년 빈티지는 500리터 새 오크 펀천(puncheon) 33%, 1년 사용 오크 펀천 9%, 뉴트럴 프렌치 오크 배럴 40%,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33%를 사용했다. 

 

콜린 클레멘스, 돕 크릭 피노 누아 Colene Clemens, Dopp Creek Pinot Noir 2020

짙고 검붉은 루비 레드 컬러. 진한 정향과 시나몬 캔디, 장미 같이 향긋한 붉은 꽃 향기가 매혹적으로 피어난다. 입에서는 촘촘한 타닌과 의외의 볼륨감이 강한 첫인상을 남긴다. 붉은 체리, 라즈베리 등 완숙한 붉은 베리 풍미에 은은한 바닐라 오크 힌트가 곁들여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한 향을 풍성하게 피워낸다. 다양한 테루아를 섞은 것이 복합적인 풍미의 근간인 듯. 콜린 클레멘스가 보유한 여러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블렌딩한 와인으로, 콜린 클레멘스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대표한다. 숙성에 사용한 오크 비율은 새 오크 20%, 1년 사용 25%, 2년 사용 25%, 3년 사용 30%이다. 2017년 42위(2014 빈티지), 2018년 7위(2016년 빈티지) 등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가성비 최고의 피노 누아.

 

콜린 클레멘스, 마고 피노 누아 Colene Clemens, Margo Pinot Noir 2018

약간의 동물성 뉘앙스가 살짝 스친 후 바이올렛과 신선한 허브, 복합적인 스파이스와 감초 뉘앙스 등 다양한 향이 드러난다. 입에서는 농익은 베리 풍미와 함께 촘촘하고 존재감 있는 타닌과 산미가 원만한 균형을 이룬다. 어찌 보면 우아한 바르바레스코(Barbaresco)가 연상되기도 한달까. 이 영롱한 신맛의 피노 누아는 페어링한 농어 요리와도 완벽히 어울렸다. 마고 포도밭에 식재된 클론은 포마르(Pommard) 40%, 디종 667(Dijon 667) 38%, 바덴스빌(Wadenswil) 13%, 디종 115 9%다. 숙성에 사용한 오크 비율은 새 오크 22%, 1년 사용 29%, 2년 사용 30%, 3년 사용 19%. 2012 빈티지는 2015년 <와인 스펙테이터> 45위에 선정됐다. 마고는 콜린 클레멘스의 증손녀 이름이다. 

 

콜린 클레멘스, 아드리안 피노 누아 Colene Clemens, Adriane Pinot Noir 2019  

방순한 장미꽃 아로마와 달콤한 딸기, 상큼한 석류와 앵두 등 작은 베리, 붉은 체리 풍미가 영롱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섬세하고 가녀린 듯하면서도 명확한 구조와 힘이 느껴진다. 마고가 복합적인 약재와 허브 향이 특징이라면, 아드리안은 잡미 없이 맑고 깔끔한 붉은 과일 풍미가 매력적이랄까. 품격 넘치는 스타일과 깊이, 복합성이 부르고뉴의 프르미에 크뤼 와인을 연상시키는 와인이다. 디아나 토머스 세일즈 매니저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 바로 아드리안이라고 한다. 포도밭에 식재된 클론은 디종 115 100%다. 숙성에 사용한 오크 비율은 새 오크 29%, 1년 사용 32%, 2년 사용 29%, 3년 사용 10%. 아드리안은 마고의 어머니이자 콜린 클레멘스의 손녀 이름이다. 

 

콜린 클레멘스, 빅토리아 피노 누아 Colene Clemens, Victoria Pinot Noir 2019

고혹적인 붉은 꽃과 정향, 민트 등 진한 허브 향이 농익은 딸기와 라즈베리 등 붉은 베리, 자두 풍미와 어우러져 밀도 높게 드러나며 강건한 첫인상을 선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바닐라 오크, 감초 같은 약재 뉘앙스와 토양 힌트가 곁들여지는 것도 매력적이다. 아직 많이 어린 느낌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하게 뭉친 코어가 풀어지는 느낌이다. 10년 이상 숙성이 필요한 와인으로, 빨리 마시려면 디캔팅을 권장한다. 디아나 토머스 세일즈 매니저는 빅토리아와 아드리안을 만들기 위해 최종 블렌딩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처음과 중간, 마지막까지 입에서 느껴지는 구조감이라고 강조했다. 포도밭에 식재된 클론은 디종 777 63%, 디종 667 37%다. 숙성에 사용한 오크 비율은 새 오크 41%, 1년 사용 38%, 2년 사용 21%. 빅토리아는 콜린 클레멘스의 딸이자, 와이너리의 공동 설립자인 비키 자신의 본명이다. 국내 미수입 와인으로 이번 디너를 위해 디아나 토머스 세일즈 매니저가 특별히 공수했다. 조만간 한국에서 정식 수입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쉐할럼 마운틴에 떠오른 샛별, 콜린 클레멘스(Colene Clemens) - 와인21닷컴

'4년 동안 100대 와인 3회 선정'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신생 와이너리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2005년 오리건주 윌라메트 밸리(Willamette Valley) 내 하위 AVA인 쉐할럼 마운틴(Chehalem Mountain)에 자리 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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