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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SMWS outturn 7월 테이스팅 세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6. 24.

SMWS outturn 7월 테이스팅 세션. 새롭게 릴리즈 되는 7월의 신규 위스키들을 먼저 테이스팅 해 보는 시간이다.

 

보통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3시 & 5시 30분에 2회의 테이스팅 세션이 열리고, 당일 저녁 8시에 신규 위스키들이 릴리즈 된다. 그러니 테이스팅 후 마음에 드는 위스키가 있으면 고민 없이 빠르게 선점할 수 있다.

 

시음장소는 청담동 바 믹솔로지.

 

세팅된 테이블 위에 도열한 위스키들.

 

사진 찍기가 살짝 애매했는데, 나중에 보틀들을 돌려주시며 제대로 사진 찍을 기회를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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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MWS 전용 글라스에 세팅된 위스키들. 요 글라스 전용 케이스도 함께 있으면 좋겠다. 들고 다니며 사용하게.

 

원래 SMWS 보틀에는 컬러를 통한 스타일 표시는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2천 년 대 들어 LVMH에서 SMWS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게 되면서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컬러를 통한 스타일 표시 또한 그 일환인 셈. 

여담으로 SMWS 한국지부가 설립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도 살짝 들을 수 있었다. 사실 SMWS 국내 지부를 설립하려는 회사들이 여럿 있었는데, SMWS 측에서는 단지 수익성만 본 것이 아니라 진짜 애정을 가지고 잘 운영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결국 FJ코리아가 파트너로 낙점되기까지 레퍼런스 체크 기간만 6개월이 넘었고, 담당자 인터뷰도 수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FJ코리아도 현재 SMWS를 수익성 관점에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고. 그래서 재고에 대한 부담 같은 건 아직은 크지 않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시음회 시작. 

 

1번, DELICATE, DELIGHTFUL AND DAINTY(72.112). 알코올 61.7%, 8년 숙성, Speyside, juicy, oak & vanilla. 

톡 쏘는 스파이스, 바닐라, 가열해 녹인 설탕, 향긋한 시트러스. 전반적으로 달달하고 가벼운 느낌이 코에서부터 입으로 이어진다. 입에서는 산뜻한 과일 풍미의 첫인상. 이후 달큼한 당밀 같은 뉘앙스가 스위트 스파이스, 시원한 허브 힌트와 함께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나중에 물을 한 방울 넣으니 달콤한 향이 훨씬 화사하게 피어난다. 그런데 입에서의 어택은 오묘하게 더 강해진 느낌이 드는 건 아이러니. 일반적으로 (블렌디드를 포함해) 스카치 위스키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런 인상의 위스키가 아닌가 싶다.

처음 4년은 버번 혹스헤드에서, 나머지 4년은  파나마 럼 캐스크에서 숙성했다. 증류소 넘버 72는 밀튼더프(Miltonduff).

 

2번, BIG LOAF(68.84). 알코올 61.9%, 9년 숙성, Highland, spicy & dry.

토스티 뉘앙스 뒤로 노란 과일 향이 온화하게 드러난다. 이후 꽃술 같은 플로럴 허브와 비누 같은 뉘앙스가 은은하게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생각보다 도톰한 볼륨감에 말린 허브로 버무린 올리브, 담뱃잎 같은 세이버리함과 솔티함, 드리고 확연한 드라이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물을 한 방울 넣으니 조금은 부드럽게 풀리며 달콤함이 가볍게 드러나는 느낌. 하지만 피니시의 쌉쌀함과 드라이한 여운은 그대로다. 나쁘진 않은데 뭔가 살짝 부담스러운 느낌. 특히 코보다는 입에서.

증류소 넘버 68번은 블레어 아솔(Blair Athol). 생소한 증류소다 했더니 벨즈(Bell's)의 브랜드 홈이라고. 생산하는 위스키 또한 대부분 벨즈에 사용한다. 퍼필 버번 배럴에서 9년 숙성했다.

 

3번, LOTTA GOOD STUFF(46.128). 알코올 54.5%, 11년 숙성, Speyside, juicy, oak & vanilla. 

조명 때문에 명확하진 않지만, 앞의 위스키들보다는 살짝 진하고 구릿빛 홍조가 살짝 감도는 느낌. 코를 내디 와이니한 뉘앙스와 함께 붉은 과일 향기가 특징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에 복합적인 허브와 스파이스, 딸기 젤리, 빵 같은 토스티 힌트. 물을 한 방울 넣으니 캐러멜 같은 단내가 살짝 더해지는 듯. 개인적으로 다층적인 향은 나쁘지 않은데 드라이한 미감이 살짝 부담스럽다. 숙성 기간 및 풍미의 스펙트럼 대비 가성비는 나쁘지 않은 듯. 

증류소 넘버 46번은 글렌로시(Glenlossie). 버번 혹스헤드에서 9년, 토스티드 코카시안 오크(toasted Caucasian oak with toasted heads)에서 2년 숙성했다.

 

4번, BACON BUTTY AND SMOKY FIG ROLLS(66.224). 알코올 60.0%, 14년 숙성, Highland, peated.

붉은빛이 3번보다 훨씬 더 강하게 감돈다. 코를 대면 은은한 피트와 화한 허브, 정향, 그리고 외려 피트를 압도하는 듯한 농익은 붉은 베리 풍미와 와이니한 뉘앙스. 입에 넣으니 달콤한 과일 향이 스친 후에야 베이컨 과자(=자키자키) 같은 향이 비로소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역시 말린 무화과 풍미와 건포도 힌트가 있고, 짭조름한 미감으로 마무리된다. 물을 한 방울 넣으니 허브와 훈연향이 더욱 명확해지며, 밝은 노란 과일 풍미도 제법 밀도 높게 드러나는 듯싶다. 피트의 영향이 그다지 부담스러운 레벨은 아니며, 다층적인 풍미의 레이어가 매력적인 위스키다. 시음한 후 이름을 보고는 바로 현웃이 터졌을 정도로 '이름=스타일' 싱크로 99%.

증류소 넘버 66은 아드모어(Ardmore). 빔 산토리 소유로, 원주의 스모키함은 피트 외에 목재 훈연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버번 혹스헤드에서 9년,  퍼필 아메리칸 PX 혹스헤드에서 2년 숙성했다. 풀쉐리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마니아가 많은 쉐리 피트인 셈.

 

5번, AN INTRICATE FINESSE(44.148). 알코올 53.5%, 17년 숙성, Speyside, light & delicate.

노란 과일향이 향긋한 플로럴 뉘앙스와 함께 잔잔하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의외의 구조감과 바디감으로 반전 매력을 뽐낸다. 레몬 사탕 혹은 잉어사탕을 럭셔리하게 만들면 이런 향이 나려나 싶게 섬세한 단맛이 느껴지는데, 솔티한 맛과 함께 단짠을 완성한다. 물을 한 방울 넣으면 신선한 오이, 가벼운 자두 사탕 풍미. 전반적으로 맑고 방순한 스타일로, 향과 풍미 하나하나가 대단히 섬세하다. 마치 투명하게 빛나는 보석, 혹은 몬드리안의 추상화 같은 느낌. 그런데 그렇다 보니 복합미나 압도적인 힘은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이날의 1픽인데, 가격이 제법 높다 보니 선뜻 구매욕구가 생기지는 않는다. 한 번 경험해 본 걸로 만족하기로.

증류소 넘버 44는 크라이겔라키(Craigellachie). 듀어스(Dewar's)의 키 몰트 중 하나다. 세컨드 필 버번 배럴에서 17년 숙성했다. 

 

6번, ALTERNATE REALITIES(51.24). 알코올 55.2%, 21년 숙성, Ireland, sweet, fruity & mellow).

역시나 감도는 붉은 컬러. 코에서 또한 잘 익은 붉은 베리, 자두 풍미가 와이니한 뉘앙스, 톡 쏘는 스파이스 힌트와 함께 드러난다. 입에서는 석고 같은 질감, 완숙한 과육 같은 주시한 피니시. 고숙성이지만 의외의 타격감이 느껴진다. 물을 넣으면 약간 심심할 정도로 한없이 넉넉하게 풀어진다. 그래도 고숙성다운 고급짐은 여전. 가격이 넘사라 사려도 살 수 없지만, 그나마 빠르게 솔드 아웃 되었다.

증류소 넘버 51은 북아일랜드의 부쉬밀(Bushmills). 버번 캐스크에서 19년 숙성 후 소테른 캐스크에서 2년 숙성했다.

 

6종을 테이스팅 한 후 개인적인 1픽은 An Intricate Finesse(44.148).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임팩트가 넘나 부족하고 가격도 살짝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구매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복합미와 흥미, 모임 등에 가져갔을 때의 반응 등을 고려하면 피트 위스키인 Bacon Butty and Smoky Fig Rolls(66.224)도 나쁘지 않은 선택. 게다가 비교적 재고가 넉넉히 들어왔고, 담당자분들의 취향이 피티한 위스키다 보니 사심(?)을 넣어 가격도 최대한 낮췄다고 한다. 편하게 마시기는 첫 번째 Delicate, Delightful & Dainty(72.112)도 괜찮다. 근데 이건 너무 심심하고 무난한 게 흠이라면 흠. Lotta Good Stuff(46.128)은 향은 좋은데 입에서 좀 아쉬워서 탈락... 그럼 뭘 사야 할까?

 

 

SMWS

SMWS | SMWS KOREA

smwskr.com

현재 위스키들은 홈페이지에 릴리즈 된 상태다. 결국 내가 구입한 것은...

 

CHALK AND PEPPER(Cask no. 13.93). 시음회에 나오지 않은 녀석이다. 증류소 넘버 13은 달모어(Dalmore). 세컨드 필 버번 배럴에 가격도 9년 숙성 치고는 비싼 편이다. 하지만 만나기 힘든 달모어의 CS라는 걸 생각하면 외려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 것 같다. 공식 테이스팅 노트는 통밀 비스킷, 강황, 말린 꽃, 깔끔하고 단정한 밸런스. 입에서는 오일 같은 부드러운 질감, 시간이 지나면서 산뜻한 감귤 젤리, 상쾌한 허브, 후추의 스파이시한 풍미. 약간의 물을 섞으면 복잡 미묘한 가죽의 깊은 향과 부드러운 캐러멜 터치. 

SMWS, TAKE A TUMBLE (CASK No.1.261), SMWS, SPICED LATTE (CASK No. 80.38)에 이어 세 번째 구매다. 마실 타이밍을 슬슬 잡아봐야 할 것 같기도.

 

Chalk and Pepper(13.93) 외에 시음회에 안 나온 An Air of Grandeur(85.69)도 7월에 함께 출시됐다. 증류소 넘버 85는 글렌 엘긴(Glen Elgin). 퍼필 올로로소 혹스 헤드에서 피니시를 한 녀석이라 제법 인기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시음 전에 테이스팅 방법론 또한 배웠다. 잔에 코를 대고 흘러내린 콧물을 들이마시듯 빠르게 휙 들이마시면 그 순간에는 콧속이 찡하게 느껴지지만, 이후에는 위스키의 섬세한 향을 명확히 맡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잔 아래쪽에 아랫입술을 대고 천천히 향을 맡는 방법도 디테일한 향을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된단다.

실제로 해 보니 진짜 그런 것 같기도. 이래저래 유익했던 시음회였다. 다음 달에도 시간만 맞으면 또 가 봐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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