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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맥캘란(Macallan) 시음회 @와인 앤 모어 청담점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1. 27.

와인 앤 모어 청담점에서 진행된 맥캘란(Macallan) 시음회에 참석했다.


와인 앤 모어 청담점. 최근 완전 시음계의 던전인 듯. 오픈 행사부터 심상치 않더니 각종 와인부터 맥주, 글라스, 위스키에 이르기까지... 좋은 시음회가 끊이지 않고 지속된다. 강북이 근거지인 나의 발걸음을 강 남쪽으로 돌리고 있는ㅋㅋㅋ




테이블 놓여 있는 맥캘란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웰컴 드링크, 그리고 멋진 브랜드북! 


브랜드북은 맥캘란의 역사와 철학, 각종 라인업은 물론 위스키의 재료와 제조 공정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위스키 재료와 제조 공정 소개 부분은 (맥캘란의 특징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위스키 전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어서 상당히 유익하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소개하는 브로셔는 아무리 간지나게 만들어도 결국은 버려지기 마련인데, 이 브랜드북은 아마 오래 소장할 듯 싶다. 이 브랜드북을 받은 것 만으로도 시음회 참석에 의미가 있었달까. 물론 나중에 더욱 좋은 선물을 받게 되는데...





먼저 위스키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맥캘란 브랜드 앰버서더 님(그런데 성함이...).


일반적으로 위스키 하면 알코올 도수가 높아 마시기 힘든 독주로 인식된다. 하지만 사실 위스키는 다양한 향과 깊은 풍미를 즐기는 술이다. 위스키를 생산하는 주요 국가로는 스코틀랜드와 더불어 전통 방식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80% 이상이 버번 위스키인 미국, 제조 시 숯 여과를 사용하는 캐나다, 그리고 스코틀랜드로부터 제조법을 배워가 스타일이 유사한 일본 등이 있다.


그리고 물론 위스키의 중심에는 스코틀랜드가 있다. 전 세계 판매량의 65% 이상을 차지한다고.



스카치 위스키는 사용하는 재료와 증류법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보리 맥아만 사용하여 단식 증류기로 증류한 몰트 위스키(malt whisky). 옥수수, 귀리 등 기타 곡물을 사용하여 연속식 스테인레스 증류기에서 증류한 그레인 위스키(grain whisky). 그리고 그 둘을 블렌딩한 것이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다. 요즘은 싱글 몰트 위스키 열풍이 불어서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블렌디드 위스키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위스키 대중화와 시장 확대에 큰 기여를 한 것이 바로 블렌디드 위스키다. 개성이 너무 강하고 (초기엔) 거칠었던 싱글 몰트 위스키에 맛이 깔끔하고 비교적 가벼웠던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대중의 입맛에 맞춘 것이 블렌디드 위스키이기 때문이다. 그 입맛의 포인트를 정확히 집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생각해 보면 가볍게 볼 수준은 아니다. 사실 수준급 블렌디드 위스키는 가격도... 



위스키 제조 공정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해 주셨다. 보리의 싹을 틔워서 건조한 후 분쇄한 가루를 물에 세 번 담가 당 용액인 워트(wort)를 만든다. 이 워트를 발효하면 알코올 8%의 워시(wash)가 된다. 워시를 워시 스틸(Wash Still)에 증류하면 알코올 21~23%의 로우 와인(low wine)이 되며 이것을 다시 스피릿 스틸(Spirit Still)에 증류하면 75% 전후의 스피릿(spirit)이 된다. 스피릿에 적당량의 정제수를 첨가하여 오크통에 3년 이상 숙성시키면 비로소 스카치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맥캘란은 1824년 위스키를 처음 만들 때 부터 쉐리 오크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애호가들 사이에 '맥캘란=쉐리오크'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을 정도. 실제로 맥캘란은 위스키 업자 중 가장 많은 쉐리 통을 보유하고 있는 생산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버번 오크를 사용한 파인 오크 시리즈(Fine Oak Series)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오크를 사용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간략한 설명이 끝나고 드디어 테이스팅 시작. 위스키를 테이스팅하는 순서는 우선 눈으로 아름다운 컬러를 확인하고, 코로 가볍게 향을 즐긴 후, 입 안에서 가볍게 굴려 맛을 본다. 원샷, 그것은 댓츠 노노.





맥캘란 시음 라인업.


The Macallan 12 years old

- 맥캘란을 대표하는 선수로 유러피안 쉐리 오크에서 숙성.


The Macallan Fine Oak 12 years old

- 유러피안 쉐리 오크는 물론 아메리칸 쉐리 오크, 아메리칸 버번 오크 등 세 가지 오크에서 숙성.


The Macallan Double Cask 12 years old

- 유러피안 쉐리 오크, 아메리칸 쉐리 오크 등 두 가지 쉐리 오크만을 사용. 


The Macallan Edition No.2

- 맥캘란의 위스키 마스터와 미슐랭 3스타 쉐프 로카 브라더스(Roca Brothers)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위스키.





이번 시음회의 참석 목적은 바로 맥캘란 에디션 넘버 2(Macallan Edition No.2)

맥캘란 에디션은 해마다 다른 버전을 선보여 위스키 마니아 및 수집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란다. 작년에 첫 제품인 Edition No.1이 출시되었다. 나름 데뷔작인데 Edition No.1부터 사 모아야 하나 하는 욕심이 무럭무럭... 이미 위스키 마니아/수집가의 마음을 사로잡았군;;;



사실 몇 년 전 이미 캘란 관련 특별한 시음회에 두어 번 참석한 적이 있었더랬다.


Roja Dove 테이스팅: http://jululuk.blog.me/90110873656

- 맥캘란의 향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12개 아로마를 확인할 수 있었던 인상적인 테이스팅.


Six Pillars 매칭 디너(Macallan Fasan Ur)http://jululuk.blog.me/90128756785

- 맥캘란을 특별하게 만드는 여섯 가지 요소와 맥캘란의 숙성 연도별 위스키를 매칭하여 제시하고

  그에 걸맞는 디너 패어링까지 제공했던 테이스팅 갈라 디너.



두 번 모두 초심자였던 나에게 상당히 유익했던 시음회였다. 게다가 쉐리 오크 18년/30년 숙성, 파인 오크 15년/21년 숙성 등 맥캘란의 상급 라인업들도 맛을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시음회 또한 새로운 에디션에 대한 궁금증을 채워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게다가 Edition 시리즈들은 비교적 구매 가시권에 있는 가격대라 더욱 궁금했달까.




각설하고, 쉐리 오크 12년 숙성부터 차례로 가이드 테이스팅 시작.

이미 경험해 본 세 위스키들은 프레젠테이션의 아로마 휠 & 브랜드 앰버서더의 설명과 함께 간단한 시음기만.



The Macallan 12 years old

붉은 체리빛이 감도는 진한 골드 컬러. 가벼운 피티함에 풍부한 (말린) 과일 풍미가 달콤하게 다가온다. 진한 맛과 부드럽고 진중한 미감, 깔끔한 바닐라와 우디 피니시. 우아하고 품격 있는 스타일. 언제 마셔도 참 좋다. 이날 시음한 세 가지 12년 숙성 중 내 기호에 가장 잘 맞는.





The Macallan Fine Oak 12 years old

앞의 쉐리 오크 숙성에 비해 컬러가 밝고 엷으며 맛과 향도 프레시하다. 입에서도 상큼한 시트러스와 달콤한 열대과일 풍미, 이어 스모키 힌트가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깔끔하고 편안한 스타일로 식전주로도 많이 사용한다고.


파인 오크 시리즈는 쉐리를 담았던 유럽오크, 쉐리를 담았던 미국 오크, 그리고 버번을 담았던 미국 오크 이렇게 세 가지 오크를 사용해 숙성한다. 쉐리 오크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버번 오크를 사용했단다. 주요 타겟군은 위스키 입문자와 여성. 라벨 또한 그에 맞추어 컬러감있고 예쁘게 제작했다고. 미국 오크에서 오는 시트러스 풍미와 스모키함이 매력적인 시리즈라고 소개했다. 개인적으로는 파인 오크 시리즈 중엔 21년 숙성이 인상깊게 남아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병 사서 마셔보고 싶달까.





The Macallan Double Cask 12 years old

컬러는 첫 번째의 쉐리 오크 숙성 버전랑 거의 유사한데 살짝 가벼운 느낌(확실치 않다). 우아한 바닐라에 가벼운 스모키 아로마. 말린 노란 과육에 시트러스 풍미가 신선함을 더한다. 쉐리 숙성과 파인 오크의 중간자적 인상이라고 하면 딱 맞을 듯.


아메리칸 버번 오크를 제외하고 유러피안 쉐리 오크, 아메리칸 쉐리 오크 등 두 종만을 숙성에 사용했다. 쉐리 오크에 경도된 맥캘란 애호가들늬 '왜 버번 숙성 오크를 썼냐'는 클레임에 대한 응답이라고.



브랜드 앰버서더는 세 가지 12년 숙성 맥캘란은 음식과 함께 즐기기도 좋다며 아래와 같은 매칭을 추천했다. 


유러피안 쉐리 오크: 스테이크 등 육류... 육류의 비릿한 향을 잡아준다.

파인 오크: 식전주, 그리고 회나 해조류 등의 해산물... 상큼하고 개운한 시트러스 풍미가 해산물과 잘 어우러진다.

더블 캐스크: 과일 및 치즈... 밸런스가 좋고 무난하다.




그리고 대망의 맥캘란 에디션 시리즈에 대한 소개.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출시된 맥캘란 에디션 no.1은 맥캘란의 위스키 마스터가 유럽과 미국의 엄선된 8가지 오크통에서 추출한 최고 품질의 위스키만을 모아 특별한 에디션을 만들었단다. 묵직하고 진한 풍미가 매력적이며 한국에는 1천병만 수입되었다고. 알콜 볼륨은 48%.


그리고는 에디션 no.2 소개 및 시음으로 넘어가려 했는데...



"Macallan Edition No.1은 시음 안 하나요?" 



...라는 한 참가자의 돌발 질문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No.2와 비교를 하려면 둘 다 마셔봐야 하지 않겠냐는 장난 섞인 제안에 참가자 모두 웃고 있는데 브랜드 앰버서더님이 본격 오픈을 결정하셨다! 마침 포장이 잘못된 no.1 한 병을 수거하던 참이라 그걸 시음하면 된다시며. 오오, 이런 횡재가! 건의한 옆자리 참가자님과 브랜드 앰버서더님께 심심한 감사를. 





그래서 오픈한 맥캘란 에디션 넘버1(Macallan Edition No.1).

아로마/플레이버 이미지로 제시된 것은 꿀, 진피, 오렌지, 사과, 향신료 등.






Macallan Edition No.1

말린 과일과 핵과, 스파이스의 우아한 아로마를 중심으로 은은한 꽃향기가 감돈다. 입에 넣으면 묵직하고 달콤하며 부드러운 질감. 하지만 산뜻한 시트러스 풍미가 무게감을 경감시키는 인상이다. 매력적인 오크 바닐라 향기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허브 스파이스가 임팩트를 준다. 48%의 알코올이 만드는 구조와 바디 또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탄탄한 인상이면서도 철벽남은 아닌 듯 곁을 주는 매력적인 위스키. 






이어서 맥캘란 에디션 no.2 시음. 알코올 볼륨은 48.2%로 넘버1 보다 0.2도 상승했다. 수입량도 200병 증가한 1,200병. 국내 반응이 나쁘지 않았나 보다^^





어느 쪽이 맥캘란 에디션 넘버2 일까? 정답은 왼쪽. 폰카로 찍은 데다 조명 상태도 애매해서 컬러가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맥캘란 에디션 넘버2는 맥캘란의 위스키 마스터 밥 달가노(Bob Dalgarno)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엘 셀러 데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했다. 로카 브라더스(Roca brothers)라고 불리우는 엘 셀레르 데 칸 로카의 3형제는 각각 소믈리에, 파티쉐, 그리고 쉐프이다. 그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맥캘란은 이 콜라보를 통해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위스키를 만들려는 의도다. 네 명인의 손에서 탄생한 상쾌하면서도 강렬한 맛의 에디션 넘버2는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스타일이라고.





아로마/플레이버 이미지는 건과, 사과, 흑설탕, 생강, 바닐라, 팔각, 육계, 정향, 말린 오렌지, 초컬릿 등. 전반적으로 에디션 넘버1에 비해 스파이시함이 도드라져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아니 사진이 왜....ㅜㅜ


Macallan Edition No.2

약간은 거친 스파이스와 가벼운 피트 향기, 그리고 화한 허브가 개성적이다. 그러나 달콤한 과일 풍미와 더해지는 감초 힌트의 친근함이 중심을 잡아 준다. 맥캘란 치고는 밝고 명랑하며 쾌활한 인상의 위스키. 7가지 엄선한 유러피안/아메리칸 쉐리 오크에서 숙성했다. 숙성 연수는 대체로 12~16년 사이.





맥캘란 에디션 넘버1(왼쪽)과 2(오른쪽)의 아로마/플레버 비교. 넘버1은 오렌지/건과 풍미에 감도는 바닐라 오크, 넘버2는 쉐리 오크 바닐라에 더해지는 진저/스파이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테이스팅 노트 비교.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넘버1이 좀 더 잘 맞는다. 물론 부드럽고 우아하며 진중한 느낌의 넘버1, 밝고 경쾌하며 개성적인 느낌의 넘버2 모두 매력적인 위스키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럭키 드로우에서 맥캘란 에디션 넘버2를 선물로 받았더니 맥캘란 넘버2에 대한 애정이 +100 증가하였습니다ㅋㅋㅋㅋㅋ




시음회 말미에 전 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맥캘란 라리크(Macallan Lalique)에 대해 소개했다. 



리미티드 에디션들 중  소개. 사진은 발사진이지만 보틀 쉐입부터 한떨기 화보를 보는 듯한 화려함이 느껴진다. 뒤에 별도 페이지로 소개되는 라리끄 시퍼듀(Lalique Cire Perdue)와 함께 맥캘란의 6 Pillars를 형상화한 것이다. 물론 나와는 관계 없는(?!) 시리즈... ㅠㅠ  




이런 위스키는 눈으로만 감상하는 거다. 불경하게 입으로 마시고 그러는 거 아니다.





맥캘란 라리끄 서퍼듀(Macallan Lalique Cire Perdue). 라리끄 수제 세공 디캔터에 64년 숙성의 위스키가 담겨 있다. 생산량은 딱 2리터인데, 1리터 1병과 100ml 10병이 만들어졌다고. 100ml 미니어쳐(?)의 가격도 750만원 정도 하며 1리터 짜리 오리지널 보틀은 경매에서 약 5억원(46만 달러)에 낙찰되어 기네스에 등재되었다고. 이 수익금은 맥캘란과 라리끄가 함께 진행하는 자선 사업에 사용되었다.





이외에 맥캘란 M디켄터(Macallan M Decanter) 같은 최상위 제품 또한 650만원을 호가한다. '6리터짜리 빅보틀 M디캔터'는 경매에서 7억 5천만원에 낙찰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 제품으로 기네스에 등재되었다고.





사실 나같은 서민에게는 맥캘란 18년 숙성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이마저 위스키 원액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단다ㅠㅠ 과거에 비해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50% 감소했는데 인기가 떨어진 게 아니라 원액 부족이 원인이라고. 현재 백만 개 이상의 오크통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유익한 시음회였음. 술이 있다면 무의미한 곳은 없다... 하하. 

내년 출시될 맥캘란 에디션 넘버3가 벌써부터 기대되는군.




20170119 @ 와인 앤 모어 청담점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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