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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Salon O / 살롱 오: 마스터 클래스(세미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3. 6.



내추럴 와인의 모든 것! 살롱 오(Salon O) 마스터 클래스.


내추럴 와인 메이커 다섯 분,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소믈리에 세 분과 살롱 오를 주최한 비노필(Vinofeel)의 최영선 대표님이 내추럴 와인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과 양조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샤토 르 퓌(Chateau Le Puy)의 파스칼 아모로(Pascal Amoreau)와 도멘 파뜨 루(Domaine Pattes Loup)의 토마스 피코(Thomas Pico)씨는 아쉽게도 개인 사정으로 불참.) 소믈리에들과 양조자들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후반부 최영선 대표의 내추럴 와인에 대한 개괄은 정의가 모호한 내추럴 와인의 개념을 잡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본 포스팅은 최대한 개인 의견은 배제하고 세미나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치중했다. 




스타트를 끊은 연사는 정식바의 신동혁 소믈리에. 정식바에서 진행된 내추럴 와인 행사와 내추럴 와인을 소개했을 때 고객들의 반응 등을 중심으로 막 태동하고 있는 한국의 내추럴 와인 수요에 대해 개괄했다.


내추럴 와인들은 레이블부터 아기자기하거나 편안하다(내가 경험한 바로도 그렇다). 이것도 고객에게 내추럴 와인을 소개할 때 쉽게 마음을 열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그런 레이블의 경향성 자체가 와인의 성격을 대변하는 듯 하다. 이 역시 평상시 레이블을 중시하는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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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험한 내추럴 와인 레이블... 다들 개성적이다.



신동혁 소믈리에는 1-2년, 늦어도 3-4년 내에 한국의 내추럴 와인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은 내추럴 와인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내추럴 와인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부족하지만 점점 소믈리에 및 고객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단다. 내추럴 와인을 마시기 위해 정식바를 방문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라고. 또한 내추럴 와인을 소재로 한 프로모션 또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관심은 곧 시장 확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키다. 최근 수입되는 내추럴 와인의 종류와 양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한때의 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고객들이 내추럴 와인에 보이는 관심은 레이블을 보는 순간 시작된다. 또한 보틀을 열고 향을 맡으면 일반적인 와인과는 다른 그 독특한 아로마/부케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 물론 일반적인 향이나 풍미가 아니므로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고 한다. 이럴 때 상대방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내추럴 와인의 개성을 모르는 촌스러운 사람으로 상대방을 놀리거나, 혹은 반대로 내추럴 와인을 이상이 있는 와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내추럴 와인은 하나하나가 개성적인 와인이다. 다양성에 대한 욕구가 증가할 수록 내추럴 와인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신동혁 소믈리에의 의견이었다.


내 생각에도 내추럴 와인 시장의 확대는 와인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와인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체 와인 시장에 새로운, 긍정적인 활력을 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은 일본에서 경험을 쌓은 더 레스토랑의 이종화 소믈리에. (사진을 못 찍어서... 죄송) 일본의 내추럴 와인에 대한 반응과 시장 현황을 소개했다. 



일본은 수입사의 노력과 치열한 생존 경쟁, 그리고 잘 갖워진 유통망 덕분에 내추럴 와인 시장이 조기 성숙할 수 있었다. 유명한 와인들은 이미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와인들을 발굴하다 보니 내추럴 와인 시장이 발달하게 된 것. 게다가 냉장 컨테이너와 냉장 창고, 냉장 택배와 와인 전문 운송트럭 등 선진적인 유통구조 또한 내추럴 와인 시장의 발달에 기여했다. 내추럴 와인 전문 수입사와 전문 와인샵/와인바/레스토랑 등이 존재할 정도로 내추럴 와인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다. 워낙 극단적인 스타일의 와인들이 많았기 때문에 고객의 외면을 받고 헐값에 팔리는 경우가 많아 내추럴 와인 자체가 땡처리 시장화 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게다가 결함을 내추럴 와인의 와일드한 성격의 일부로 잘못 받아들여 정상 유통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일본 특유의 혼네/다테마에 때문에 솔직한 평가가 나오지 않아 더욱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결함이라고 명확히 인식하고 공론화하는 경우 정상 와인을 다시 들여왔을 때 다시 시도할 수 있는 기회라도 생기지만, 결함임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와인이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여 다시는 그 와인을 구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도 정말 좋은 내추럴 와인을 찾아내는 것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입사와 소믈리에 등 고객 접점에 근무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문제가 있는 와인, 질 낮은 와인들을 걸러내고 좋은 내추럴 와인만을 엄선하여 소개할 때 내추럴 와인은 한국 와인 시장에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로 콤플렉스의 프랑스인 소믈리에 클레멘트 토마생(Clement Thomassin). 프랑스에서의 내추럴 와인 현황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는 내추럴 와인은 새로운 트랜드가 아니라 전통이라는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과거에는 인공(화학)적인 요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재 내추럴 와인이라고 불리우는 방식대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화학비료/제초제/살충제 등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6-70년대부터 화학제품을 배제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생겨났다. 아마도 토양 등에서 화학제품에 의한 부작용이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다가 2천년대 들어 젊은 세대, 그러니까 6-70년대 세대의 아들/손자 뻘들이 참여하면서 본격화되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90년대 말부터 내추럴 와인 붐이 시작되었는데 유명 레스토랑의 쉐프와 소믈리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다(앞서 소개한 정식바 처럼). 내추럴 와인의 개성적인 특성 상 일정 수준 이상의 레스토랑/바가 아니면 해당 와인을 제대로 소개하고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 초기의 비교적 높은 가격을 감당하기도 어렵고 방문 고객의 와인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시장에서는 오가닉에 대한 관심, 그리고 화학제품의 독성에 대한 우려에서 내추럴 와인의 인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내추럴 와인을 맛본 애호가들은 기존 와인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에 깜짝 놀란다는 것. 클레멘트 본인도 처음 내추럴 와인을 시음하고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색다른 경험은 호기심을 넘어 관심으로 이어지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 파리의 힙한 바/레스토랑이라면 내추럴 와인 3-4종 정도는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이런 분위기는 영국,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뉴욕 등 바다 넘어로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한다.


 


이어 최영선 대표의 내추럴 와인 개괄.



내추럴 와인의 개념을 확립한 사람은 쥘 쇼베(Jules Chauvet)로 와인메이커라기 보다는 효모 전문가였다. 보졸레 지역에서 활동하던 네고시앙이자 화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막셀 라피에르(Marcel Lappiere) 등에게 영향을 끼쳤다. 자크 네오포르(Jacques Neoport)는 다양한 경험을 쌓은 소믈리에로 쥘 쇼베와 뜻을 같이한 인물이다.


70년대 막셀 라피에르와 피에르 오베르누아(Pierre Overnoirs), 다르 & 리보(Dard & Ribo), 80년대 제라르 샤브(Gerard Chave, 장 루이 샤브의 부친), 자크 르노(Jacques Reynaud, Chateau Rayas의 오너), 앙리 자이에(Henri Jayer), 오베르 드 빌렌(Aubert de Villaine, Domaine de la Romanee Conti의 오너), 라모네(Ramonet) 등으로 이어졌다. 부르고뉴의 명가들인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와 도멘 앙리 자이에, 도멘 라모네, 론의 명가인 샤토 라야스와 장 루이 샤브, 다르 & 리보 등은 일찍부터 자연주의 와인의 개념들을 받아 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굳이 내추럴 와인이라는 명칭이나 여타의 다른 특별한 표현을 쓸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내추럴 와인이라는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사람은 장-피에르 로비노(Jean-Pierre Robinot)로 저널리스트 출신의 유명 와인바 오너였다. 아마도 언론인 출신이었던 장-피에르는 대중과 고객들의 관심을 전방위적으로 이끌어 낼 어떤 개념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았나 싶다.


90년대부터는 내추럴 와인의 개념이 프랑스 전역으로 퍼지면서 편안하거나 반대로 개성적인 스타일의 내추럴 와인들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내추럴 와인과 일반적인 와인(conventional wine), 그리고 오가닉/비오디나미 와인의 차이를 간단하게 정리한 표. 여기서 conventional이란 '전통적인'보다는 '틀에 박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내추럴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배양 효모를 쓰지 않고 이산화황(SO2)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포도와 와인을 대하는 철학이다. 내추럴 와인은 재배와 양조 규정에 따른 분류라기보다는 생산자의 철학에 따른 분류다. 인간과 기술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연에 가까운 와인을 만들려고 하는 의지다. 물론 명확한 규정이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이견이나 혼란도 존재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미 내추럴 와인의 개념을 정리하고 개괄적으로라도 정의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참고로 화학효모라는 표현은 좀 애매해 보인다. 배양 효모 정도가 적당할 듯.




내추럴 와인과 오가닉/비오디나미 와인의 차이에 대하여. 혹은 내추럴 와인은 오가닉 혹은 비오디나미 방식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은 제초제/살충제나 화학비료 등 일체의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오가닉 농법을 사용하거나 월력에 따라 농법을 시행하는 비오디나미를 적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아예 인증을 받지 않거나 인증을 받아도 잘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규정에 민감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개념적으로는 비오/비오디나미 농법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겠으나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오가닉/비오디나미/내추럴 와인의 차이 대해서는 '레 코스테(Le Coste), 내추럴 와인과의 만남' 기사 전반부를 참고하시길.




내추럴 와인의 향과 풍미, 스타일에 대하여. 처음 내추럴 와인을 접하면 그 독특함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화하여 만드는 와인이기 때문에 다르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게 최영선 대표의 설명. 하지만 독특한 것과 이상은 다른 문제다. 와인의 이상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추럴 와인의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되는 것은 아래 네 가지이다.


①브레타노미세스(Brettanomyces)로 인한 풍미: 헛간향, 젖은 말안장 향이라고도 하는데 이 역시 자연 효모의 일종이다.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일반적으로 브렛에서 유래되는 풍미를 이상으로 판단하지만 일부 적절히 표현되는 브렛 뉘앙스는 복합미를 증가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고가/명가의 와인들 중 이런 힌트를 드러내는 와인들이 제법 있다. 또한 맥주(크래프트 비어) 쪽에서는 브렛의 풍미를 적극적으로 양조에 활용하는 경향이 최근 많이 눈에 뜨이고 있다. 어쨌거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자연 효모로 발효하다 보니 브렛의 풍미가 섞이는 경우가 많다.

②마우지네스(Mousiness): 뭐라고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이다. 생쥐맛???? 브렛이나 젖산 박테리아(lactic acid bacteria)에서 유래하며 '너티/버터리 산화 뉘앙스의 뒤로 쓴맛이 남는 느낌'이라고 한다.


③산화(Oxidation


④휘발성 산(Volatile Acidity): 오랜 숙성에서 유래하는 휘발산으로 적정량은 복합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1947년 슈발 블랑(Cheval Blanc)은 높은 수준의 휘발산을 지닌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위 문제 중에는 수준에 따라 음용 가능하거나 혹은 복합적인 즐거움을 더해 주는 것도 있고, 음용이 불가능한 정도의 이상인 경우도 있다. 물론 그것을 정확히 판단할 책임은 일차적으로 와인메이커에게 있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는 유통을 담당하는 수입상과 고객에게 직접 와인을 소개할 소믈리에/소매상 등 업계 관계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상적이었던 경험이 있다. 정식바에서 내추럴 와인 메이커인 '이봉 메트라의 플레리(Yvon Metras, Fleurie)'를 주문했는데 앞서 연사로 등장했던 신동혁 소믈리에가 디캔팅을 권했다. 처음 와인을 오픈하면 환원취와 약간의 동물성 향이 있다는 것. 에어레이션을 하면 사라질 정도의 수준이며 향을 깨우는 데도 좋다며 디캔팅 추천했다. 실제로 처음 오픈했을 때는 약간의 환원취가 느껴졌으나 디캔팅 후 시간이 지날 수록 환원취와 잡미는 사라지고 와인의 풍미가 매력적으로 살아났다. 와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였다.



또한 최영선 대표는 내추럴 와인을 운송이나 열에 취약하며 숙성이 어려운, 빨리 음용해야 하는 와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내추럴 와인도 스타일에 따라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제대로 만든 와인의 경우 장기 숙성 후에도 생생함이 넘친다. 초기 생산된 내추럴 와인 테이스팅하는데 빈티지보다 10년 이상 어리게 판단한 경우도 있었다고.





내추럴 와인은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거나 어떠한 것도 따로 떼어내지 않은 상태에서 발효시킨 포도쥬스다.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 만큼 따로 떼어내지 않았다는 부분도 중요하다. 원심분리 같은 별도의 양조기술을 사용해 특정 성분을 제거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뭔가를 제거했다는 것은 결국 남은 부분의 비율이 인위적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유기농/비오디나미 포도를 자연 효모로 발효하며 유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도 컨트롤하지 않는다. 유산 발효를 제한하 일부러 크리스피한 화이트를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산미가 좋은 와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정제(fining)와 여과(filtering)을 하지 않으며 전 과정에서 일체의 첨가물 없이 최소한의 SO2만 사용하거나 그마저도 사용하지 않는다. 


내추럴 와인은 바른 먹거리에 대한 최근의 고민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컨벤셔널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 중에도 스페셜 퀴베로 내추럴 와인을 출시하는 경우도 제법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그 철학에 대한 공감대가 와인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을까.




아래는 최영선 대표의 설명 이후 이어진 다섯 명의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과 참석자들의 질의응답 내용.



Q. 일부 내추럴 와인에 녹아 있는 탄산가스가 장기 보관에 유리한 역할을 한다?

A. 이는 양조 과정에서 생긴 탄산가스를 배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병입하여 남는 것이다. 이는 신선하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또한 탄산층을 형성하여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일부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생산자는 산화 방지 역할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음.. 논의의 여지가 있는 듯) 



Q. 유기농/비오디나미 농법을 자신의 밭에만 적용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주변 밭이나 마을 전체에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A. 153개 푸이 퓌메(Pouilly-Fume) 생산자 중 3개 생산자만 유기농법을 시행한다. 그 정도로 유기농/비오디나미를 적용하는 생산자는 전체 중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대한 주변 밭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방재를 하고 주변의 밭을 함께 관리해 주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Q. 환경 변화(특히 지구 온난화)에 대해 생산자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아직은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보다 더 평균기온이 올라간다면 북향 밭을 지향하는 등의 대비책이 나올 것이다. 또한 개별적으로는 경작에 말을 이용하고 수송에 돗단배를 사용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또한 대승적으로는 스위스에서 높은 기후에 적응하는 식물 등을 연구하고 있는데 그 안에 포도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내추럴 와인의 결함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A. (왕도는 없다.) 연습과 경험, 학습이 쌓여야 한다. 그리고 단점을 판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Q. 병충해에 취약한 품종들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내추럴 와인은 보통 해당 지역의 토착 품종이나 그 지역에서 오래 재배해 온 품종으로 양조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그 품종이 가장 퍼포먼스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품종이 그 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제대로 관리한 포도밭은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이 강해진다. 뭔가 특별한 것을 하기 보다는 최대한 자연에 순응하는 편이다. 예컨대 냉해를 막기 위해 팬을 돌리거나 불을 피우는 것 자체가 포도나무에 스트레스를 주고 자가 면역을 떨어뜨리는 행위일 수 있기에 그러지 않는다. 


최근의 양조학은 좋은 와인을 만드는 법이라기 보다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와인에 결함이 생기지 않는 것에만 포커스를 맞추어 문제에 대핸 즉각적인 해법만을 적용하는 것이다. 



Q. 내추럴 와인을 선택하는 소비자 중 건강에 대한 고려보다는 스타일이 맞아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이 맛이다. 또한 즉각적으로 즐길 수 있고 편안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내추럴 와인이 추구하는 바다.



Q. 내추럴 와인은 특유의 향과 풍미가 있다. 때문에 오히려 떼루아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와인이 나온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내추럴 와인은 AOC가 처음 형성되기 이전 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화학 제품에 쩔어 있던 땅에서 화학 제품을 걷어내 떼루아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컨벤셔널 와인의 경우 아무리 좋은 와인도 특유의 텁텁한 맛, 인공적인 맛이 드러난다. 그런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의 오해가 편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예를 들어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조르주 라발(Georges Laval)은 약 50년 수령의 포도밭 상태를 비교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쪽은 화학 제품을 쓰지 않은 밭, 다른 쪽은 화학 제품을 쓴 밭이었는데 화학 제품을 밭은 사용한 밭은 뿌리가 땅 아래로 뻗지 않고 옆으로만 퍼져 있었다고. 생산된 와인의 경우에도 특히 미네랄리티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Q. 빈티지 이슈 등으로 원래보다 소출량이 줄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

A. 일반적으로 비오/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하면 소출이 더 적어진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평상시보다 생산량이 줄어들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격을 올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결국 은행 융자, 투자 등으로 해결한다. 때로는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생산자(친구)가유사한 방식으로 재배한 포도를 구매하여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세미나를 마치고 급하게 나오면서 든 생각은 '내추럴하게 즐기는 것이 내추럴 와인'이 아닐까 하는 것. 내추럴 와인이든 컨벤셔널 와인이든 편견없이 접근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그렇게 마셨을 때 입이, 마음이, 몸이 편안한 와인이 내추럴 와인이니까.


기회가 된다면 거부하지 말고 즐겨 보자. 행사에 참석한 국내 수입사 등에서 의외로 다양한 와인들을 수입하고 있으니 호기심이 생겼다면 찾아서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 




행사 참여 업체/생산자 리스트


- 다경: Le Raisinet l'ange, Philippe Jambom, Alexandre Bain, Sebastien Riffault, Les Terres Promises, Henri Milan, Clos Massotte, Jolly Ferriol, Clos Fantine

- 비노 파라다이스: Sylvain Bock, Picatier, Viret

- 마이 와인즈: Catherine et Pierre Breton, Le Bout du Mon, Brougeois Diaz, Parlange et Illouz, Le Coste

- 뱅 베(Vin. V): Jean Michel Stephan, La Grande Colline, Jerome Saurigny, Vignes de l'Ange Vin, Lammidia, Radikon

- 비노쿠스: Julie Balagny, Marcel Lapierre, Pattes Loup, Rietsch, Didier Grappe, Clau de Neil, Roc d'Anglade

- 크리스탈 와인: Alexandre Jouveaux, Domaine des Fauvettes, Recrue des Sens, Jean-Claude Lapalu, Benoit Lahaye, Charles Dufour, Champagne Georges Laval, Dard & Ribo 

- 쎄르뱅: Domaine des 2 Anes

- 미라클 와인즈: Mas del Perie

- 비티스: Domaine de Chassorney, Fredric Cossard, Domaine de la Cadette, La Soeur Cadette, Dominique Derain, Sextant, Yvon Metras, Domaine du Pelican, Domaine Pignier

- 비노비노: Josko Gravner

- 샤프 트레이딩: Champagne Vincent Couche




20170215 @ 살롱 오 마스터 클래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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