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백혜선 지음, 다산북스.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나 보다. 책이 짧기도 했지만 집어 들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다. 좋은 선생님께 피아노뿐만 아니라 감성 수업까지 잘 받으셔서 그런지 글재주도 상당하시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하게 쓰셔서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이분처럼 살지는 못할 것 같다. 한 곳에 모든 것을 쏟아붓지 못하는 성격이니까. 안 하니까 안 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예전에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라는 책도 그랬지만 논다고 하는 분들도 다들 참 치열하게 사신다. 난 아직 꼭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심지어 <10배의 법칙> 같은 책에서는 '그냥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공해라. 성공이 나에게, 사회에게 어떤 의미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라고 말한다. 그냥 생삭 없이 다 갈아 넣으라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백혜선 선생님이 <10배의 법칙>과 같은 얘기를 하신다는 건 아니다. 읽다 보면 정말 저절로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이렇게 사시는 분도 계신데... 하며 반성도 많이 하게 되고. 어쩌면 나같이 설렁설렁 세상을 사는 사람에게 가끔씩 찾아오는 좌절, 그리고 우울은 그냥 장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좌절의 스페셜리스트 같은 분들께는.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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