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와인21 송년회 @페메종(소피텔)

소피텔 페메종에서 진행한 와인21 송년회.

 

뭣보다 전망이 아주 끝내줬다. 롯데가 설치했지만 소피텔에서 더 잘 보인다고. 거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롯데월드타워는 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더니 ㅋㅋㅋ

 

세팅된 잔들이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오늘의 와인은 정말 와인21에서 엄선한 것들.

 

그중에는 블라인드 와인 2종과,

 

90년대 출시된 샴페인 뵈브 클리코,

 

올해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대망의 1위 와인 아르지아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8과 작년에 마시려고 준비했다가 대표님이 안 가져오셔서^^;; 마시지 못했던 우니코 2012,

 

비비 그라츠의 아이콘 와인 콜로레의 스페셜 에디션 '발로키 디 콜로레' 3종이 포함됐다.

 

그리고 그랜드 토카이 아수 6 푸토뇨스 2013까지 정말 어마무시한 라인업이 완성됐다.

 

시작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나는 디캔팅을 위해 오픈한 우니코를 한 모금 받아 들고,

 

아름다운 전망을 보며 향을 음미했다. 이날의 우니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최근 이런 스타일의 와인을 그닥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향을 음미하게 만드는 마력. 역시 '명품은 취향을 타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했던.

 

요랬던 전경이,

 

요렇게 바뀌자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정시에 송년회 시작.

 

올드 샴페인으로 시작. Champagne Veuve Cliequot Ponsardin Brut.

 

버블은 거의 잦아들었고, 컬러는 진한 골드빛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니 버블은 금세 사라져 잘 숙성한 화이트 와인 같다.

 

은은한 산화향과 너티함, 그리고 부드러운 질감이 정말 잘 숙성된 샴페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 뵈브 클리코조차 이렇게 아름답게 나이들 수 있다. 아니, 사실 뵈브 클리코 정도면 수준급 와인이긴 하지...

 

미안해... 앞으로 함부로 무시하지 않을게... 

 

그리고 디캔터에 담아두었던 Vega Sicilia Unico 2012 서빙.

 

명확한 퍼플 블랙 뉘앙스가 감돌며 바닥이 비치지 않는 진한 루비 컬러.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프룬 등 검은 과일 풍미가 jammy 하지 않지만 밀도 높게 드러나며 바닐라 오크, 크리미 한 유산 뉘앙스가 진하게 감돈다. 입에서는 의외로 산뜻한 인상. 풀 바디이지만 무겁지 않으며 실키한 타닌과 신선한 산미의 밸런스에 절로 감탄 연발이다. 체리 리커 느낌의 피니시가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 이날의 독보적인 원픽. 정말 명품이다. 요걸 10년 정도 더 숙성해서 마시면 어떤 느낌일까. 

 

본격적으로 디너 시작.

 

오늘의 정찬. 여기에 토마토 파스타를 추가했다.

 

따뜻하게 서빙된 빵에 바른 버터조차 상당히 맛있었다.

 

산 펠레그리노 탄산수로 가끔 입가심도 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식이 서빙되기 전 빵 & 탄산수와 함께 발로키 디 콜로레 3종 세트부터 시음했다. 시음 순서는 8번, 1번, 3번 밭을 구매한 순서라고 한다. 레이블을 장식한 그림은 비비 그라츠의 자녀들이 그린 거라고.

 

Bibi Graetz, Balocchi di Colore No. 8 Podere dell'Olmo 2020. 피노처럼 투명한 루비 레드 컬러에 가벼운 타닌. 생각보다도 넘나 가벼워서 놀랐다. 의외로 신맛 또한 적고. 그런데 정향, 시나몬 같은 허브 스파이스 뉘앙스와 함께 입안에서 감칠맛 대박 폭발한다. 미디엄 바디에 체리, 작은 붉은 베리 같은 풍미 또한 섬세하지만 밀도 높게 드러난다. 세련되고 매끈한 인상. 한없이 가벼운 스타일로도 이렇게 고급스러운 와인을 만들 수 있구나. 카나이올로(Canaiolo) 품종 100%.

 

Bibi Graetz, Balocchi di Colore No. 1 Podere di Vincigliata 2020. 검붉은 루비 레드. 8보다는 확실히 컬러의 밀도가 있다. 토스티 뉘앙스에 자두, 붉은 베리와 체리, 가볍게 매콤하고 상쾌한 허브 힌트. 입에서는 탄탄한 구조감과 은근하지만 촘촘한 타닌이 벨벳처럼 드러나며 신맛 또한 밸런스를 맞춘다. 우아하면도 힘 있는, 최고급 산지오베제(Sangiovese)의 전형적인 특징이 명확히 드러난다. 역시 산지오제베 맛집.

 

Bibi Graetz, Balocchi di Colore No. 3 Podere di Vincigliata 2020. 앞의 두 와인에 비해 확실히 진한 컬러. 검은 베리, 커런트, 감초, 가죽 뉘앙스. 풀 바디에 매끈한 질감, 벨베티 타닌에 의외로 영롱한 산미가 킥. 견고한 구조에 묵직하지만 세련된 인상.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콜로리노(Colorino)가 장기 숙성용 품종이라는 의미를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관자 카르파초, 퀴노아 샐러드와 카뉘 드레싱, 레몬 오일, 레몬 페퍼.

 

소피텔 식음총괄 정하봉 이사님의 인사. 좋은 자리 내어 주신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인사까지 와 주시고 감사할 따름이다. 나중에 따로 편하게 한 잔 기울일 기회가 있었으면.

 

돼지감자 크림 수프, 겨울 트러플. 초반 속 보호에 큰 역할을 했다.

 

코스 외에 추가로 주문한 토마토 파스타. 재료 본연의 맛들이 명확히 느껴지는 디시였다.

 

첫 번째 블라인드. 

검은빛 감도는 진하고 영롱한 루비 레드. 피망 같이 매콤 풋풋한 스파이스에 가죽 같이 명확한 동물성 뉘앙스. 완숙한 검은 베리와 블랙커런트 풍미 또한 밀도 높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아직 깔깔한 타닌과 드라이한 미감, 생생한 산미. 무겁지 않은 미디엄 풀 정도의 바디에 산뜻한 인상. 아직 어린 빈티지인 것 같고 구세계, 아마도 프랑스인 것 같다. 하지만 지역과 품종을 특정하기가 어려웠는데, 확실히 아닌 것 같았지만 일단 북론의 시라로 결정.

 

정답은 Domaine du Collier, La Charpentrie Saumur Rouge 2018. 카베르네 프랑 100%로 만든 와인이다. 소뮈르에서도 이렇게 (비싸고) 고급진 레드가 나오는구나... 감탄했던. 

 

좋은 와인 골라 준 ㅇㅅㅈ님께 감사를. 덕분에 경험치가 +1 상승했습니다ㅋ

 

두 번째 블라인드는 어깨뽕이 있는 병이다. 그럼 미국? 보르도? 토스카나? 병믈리에 촉 가동ㅋㅋㅋ

가넷 휴가 있는 브라운 앰버 & 루비 컬러. 숙성 부케가 확연히 드러나는데 그래도 아직 과일 풍미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생김, 민트, 믹스드 베이킹 스파이스, 약재, 버섯 같은 토양 힌트와 상당한 미네랄 뉘앙스. 입에서는 산미가 은근히 강하게 치고 나오며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확연한 구세계 스타일이지만 지나치게 드라이하지 않은 미감, 특징적인 산미와 미네랄리티... 컬러가 조금 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2000년대 초반의 네비올로, 그러니까 바롤로를 찍었다. 

 

정답은 Paolo Scavino, Barolo Rocche dell'Annunziata Riserva 1998. 빈티지는 놓쳤지만 품종 지역은 빙고! 특별히 와인21의 창립 연도인 1998년을 골랐다고 한다. 역시나, 수준급 바롤로는 이렇게 아름답게 성숙하는구나.

 

올해 WS 1위를 차지한 Argiano, Brunello di Montalcino 2018. 근데 큰 감흥 없이 지나가 버렸다. 앞의 와인들이 넘나 훌륭하다 보니 어린 BdM 정도는 그냥 애송이가 되어 버린 듯.

 

1++ 등급 한우 안심, 김 매쉬, 훈연한 쇠고기 쥬. 메인은 랍스터, 오리, 한우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와인들이 레드 중심이다 보니 나는 한우를 골랐다. 그리고 남은 와인들과 함께 천천히 만찬을 즐겼다♥ 

 

그리고 행운의 럭키드로우 ㅋㅋㅋㅋㅋ

 

식사 말미에 나온 '르 므니에(Le Meunier)' 마스터 프렌치 아티장 3가지 치즈 셀렉션. 각각 어떤 치즈인지 이름을 못 물어봤다. 하지만 맛있었으니 괜찮아... 

 

마무리로 백차. 달콤한 샤인 머스캣 같은 과일향과 꿀 뉘앙스가 매력적이었다.

 

진짜 마무리... 딸기 타르트 등장. 베이스가 두툼하지 않아 더욱 마음에 들었다.

 

디저트에는 디저트 와인으로! 

 

Grand Tokaj, Tokaj Aszu 6 Puttonyos 2013. 딱 맛있게 잘 익었다. 

 

페메종에서 추가로 내어 주신 디저트.

 

살찌는데... 하면서 6개 다 집어먹음 ㅋㅋㅋ

 

와인21 포레버!! 내년에도 잘해 봐요~

 

20231213@소피텔(잠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