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이태원 해적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보르도 와인,
앙스땅 다가삭(Instinct d'Agassac). 이름이나 레이블을 보면 딱 샤토 다가삭(Chateau d'Agassac) 세컨인데, 어디에도 설명이 없다. 심지어 홈페이지조차도.
그런데 재미있게도 백레이블에는 홈페이지 주소를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그 아래 적힌 그랑 뱅 드 보르도(Grand Vin de Bordeaux)는 또 뭐임?? 저 문구는 보통 해당 와이너리의 기본급 이상 와인에 붙이는데...
어쨌거나 테루아와 환경을 존중하며 과일과 오크의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란다.
사용한 품종은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Cabernet). 아마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뿐만 아니라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도 사용하는 듯.
빈티지는 2017년. 세컨드 급 와인에 빈티지로부터 6년 정도 묵은 것이면 딱 먹기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Instinct d'Agassac 2017 Haut-Medoc / 앙스땅 다가삭 2017 오메독
검붉은 루비 레드 컬러. 잘 익은 듯 가넷 휴가 살짝 비친다. 코를 대니 웜 스파이스 뉘앙스에 감초 같이 달콤한 약재 풍미가 가장 먼저 맞이한다. 입에 넣으니 타닌은 완전히 녹아들었고 완숙 과일의 단맛이 드러난다. 분명히 드라이 와인이지만, 이게 보르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까칠함과 드라이함은 1도 없달까. 시간이 지날수록 블랙 체리, 라즈베리, 붉은 자두 풍미가 드러나는 게 딱 마시기 편한 와인이다. 미디엄 바디에 신맛은 딱 균형을 맞출 정도로만 느껴진다. 가격이 2만 원도 안 돼서 긴가민가 하면서 구입했는데, 같은 가격에 눈에 띄면 꼭 다시 사야겠다.
목살 구이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애들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라 뭔가 허전한... ㅋㅋㅋ
어쨌거나 다가삭은 역시 다가삭... 믿고 마실 수 있는 생산자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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