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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니혼슈

핫카이산 준마이다이긴조 유키무로 숙성 8년(八海山 純米大吟釀 雪室 熟成 八年)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1. 5.

사케를 좀 마셔봤다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대형 브랜드, 핫카이산(八海山).

 

 

핫카이산 도쿠베츠 준마이(八海山 特別 純米)

핫카이산 도쿠베츠 준마이(八海山 特別 純米). 핫카이산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사케라고 한다. 어쩐지, 레이블이 기존의 핫카이산이랑 다르게 모던한 느낌이더라니. 레이블 디자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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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사케들만 잔뜩 있는 대중적인 이자카야에서 사케를 주문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바로 핫카이산이다. 어떤 등급도 최소한의 품질을 갖추고 있는데, 실제 핫카이산은 보통주를 긴조(吟釀) 품질로, 긴조를 다이긴조(大吟釀) 품질로 만드는 게  양조 철학이라고 한다.

 

요건 그 핫카이산에서 만드는 아주 특별한 사케다. 

 

눈 속에서 8년을 숙성한 준마이다이긴조(純米大吟釀).

 

핫카이산 준마이다이긴조 유키무로 숙성 8년 (八海山 純米大吟釀 雪室 熟成 八年). 교토 여행 중 간사이 공항 면세점에서 7천 엔이 조금 안 되는 가격에 구입했다.

 

2023년 11월 25일에 병입 한 따끈따끈한, 아니 시원한 사케다. 정미보합은 50%로 딱 준마이다이긴조의 기준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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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안에 동봉된 리플릿에 상세 설명이 나와 있다.

 

Snow Aged Junmai Daiginjo 8 Years. 원래는 5년 숙성 사케를 만들려고 했는데 보관 환경이 너무 좋아서 8년으로 늘렸다. 덕분에 가볍고 신선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다층적이고 우아한 풍미를 지닌 사케를 만들 수 있었다. 핫카이산의 첫 글자도 8이고, 숙성 년수도 8인데, 일본어로 8의 발음이 [ha]에 가까우므로 즐거운 웃음을 표현한다고 할 수도 있다고ㅋ 

 

핵심은 유키무로(雪室). 한자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듯 눈으로 만든 방으로, 천연 냉장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일본서기>에 이 유키무로를 왕족을 위한 저장고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흔히 사용해 왔으며,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니가타현(新潟縣)에 60개 이상의 유키무로가 있었다고 한다.

 

유키무로는 몇 천 톤의 눈으로 만드는데, 돔 모양으로 쌓은 눈 안에 식품을 저장하는 카마쿠라(かまくら)와 커다란 방 안에 눈을 쌓아놓아 아이스 박스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히무로(氷室)가 있다. 눈 덕분에 5°C 의 저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습하고 차가운 공기 덕에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핫카이산을 만드는 핫하이슈조(八海釀造)는 니가타 남동쪽 우오누마(魚沼)에 있다. 이곳은 겨울이면 2~3m의 눈이 내릴 정도로 눈이 흔한 고장이다. 때문에 이 고장 사람들은 눈 속에서 살아남는 다양한 노하우를 익혔다. 자연스럽게 관련 음식 문화도 발전했으며, 녹은 눈이 만드는 맑은 물은 깨끗한 사케를 만드는 핵심 재료가 되었다.

 

사케 병은 흰 종이로 포장되어 있다. 요런 거 좋아♥

 

뭔가 흰 가운을 덮어쓴 여사제 같은 느낌. 종이를 벗겨볼까 했지만 괜히 구겨지고 지저분해질 것 같아 벗기지 않았다.

 

개봉은 마실 때 천천히 하는 걸로. 우째도 올해 안에 마실 녀석이니까. 그날을 기다리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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