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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홍콩 여행 중 들를 만한 와인샵, 버건디 etc(Burgundy etc) feat. 와인 가방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4. 14.

홍콩 여행 첫날 들렀던 와인샵, 버건디 etc(Burgundy etc).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부르고뉴(Bourgogne) 와인 라인업이 훌륭한 와인샵이다. 폰티(Ponti) 같은 다른 와인샵도 가 봤는데 여기가 제일 나았던 듯.

 

위치는 센트럴 빌딩(Central Building) 1층. 고급 상점들 사이에 있다. MTR 센트럴 역에서 도보 5분도 안 걸린다. 1층에서 살짝 해멜 수 있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Home - burgundy etc

EVENTS / PROMOTIONS

etcwineshops.com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는 샵들이 있어서 내부 사진을 거의 안 찍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흔쾌히 찍어도 된다고 하더라. 많이 찍어 놓을 걸...ㅠㅠ 하지만 위 사이트에서도 대략적인 가격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현장에서만 할인하는 품목들도 있는 것 같으니 사이트 가격만 생각하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PYCM(Pierre Yves Colin Morey)의 화이트 와인을 사 오려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퓔리니 몽라셰(Puligny-Montrachet), 뫼르소(Meursault) 같은 마을 단위 화이트가 천 홍콩달러대 후반 정도 했던 것 같다. 내가 가격 땜에 망설이니 직원이 부르고뉴 오뜨 꼬뜨 드 본 블랑(Bourgogne Hautes Cotes de Beaune Blanc)을 들고 왔다. 500 홍콩달러 수준으로 구매할 만한 가격이었는데, 결국 구매한 빌라주/1er크뤼에게 밀리고 말았다. 그냥 요것까지 한 병 더 살 걸 그랬나 싶기도ㅠㅠ 이외에 최근 국내에선 잘 보이지도 않는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나 본 로마네(Vosne-Romanee)라도 사 보려 했는데, 이마저 가격이 생각 이상... ㅠㅠ 그래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가성비(?) 좋은 할인 상품 중심으로 구매했다. 

아, 의외로(?) 론(Rhone) 지역 와인의 가격이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다. 샤토 드 보카스텔(Chateau de Beaucastel) 같은 괜찮은 생산자의 CdP(Chateauneuf-du-Pape)도 600 홍콩 달러 정도에 구할 수 있다. 10만 원 전후의 가격이니 현재 한국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직원들이 서비스를 상당히 잘하시는 게, 딱 제안할 것만 제안하고 뒤로 빠져 있어서 부담이 없다. 여러 모로 괜찮은 와인샵.

 

가구입한 두 병은 요렇게 부직포 가방에 담아 주셨다. (물론 비행용 캐리어에 담아야 하니 에어 포장으로 감싸서) 그런데 이 가방이 나름 찐이다. 외관은 영 후줄근 하지만,

 

일단 입구의 벨크로가 제법 깔끔하다. 열고 닫기도 쉽고, 들고 다닐 때도 안정감이 있을 것 같은 형태다.

  

벨크로를 열면 안 쪽은 보냉 처리가 돼 있다. 여름에 와인을 운반해도 오래만 걸리지 않는다면 데미지가 최소화될 듯. 특히 화이트 와인을 시원하게 칠링해서 가져가면 목적지에서 바로 마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좋은 것은 요 슬리브. 가방이 2~4병 정도를 담을 수 있는 사이즈인데, 그냥 병만 담으면 서로 부딪히고 움직일 거라 완충재가 필요하다. 그래서 일부 와인 가방들은 아예 고정적인 칸막이가 있는데, 그러면 또 용도가 상당히 한정적이 되어 버린다. 어떤 가방은 애매한 파티션이 동봉돼 있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또 관리가 번거롭다. 사용성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런데 이건 고정형이면서도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이렇게 두 병만 넣어도 와인을 제법 안정적으로 잡아 준다. 사이에 1병을 더 넣어도 되고, 사이드로 2병을 욱여넣을 수도 있다. 와인 1병에 케이스가 있는 와인잔을 담기에도 좋다. 슬리브는 사용하지 않거나 하나만 사용해도 되고, 사용하지 않는 슬리브는 벽 쪽으로 붙이면 된다. 와인 운반용으로 자주 애용하게 될 듯. 

 

이쯤 되면 와인 가방 리뷰인지, 와인샵 리뷰인지 모르겠.... 흠흠.

구매한 와인 두 병. 두 병 합쳐서 1,247 홍콩달러(약 21.8만 원)다. 둘 다 할인가 기준이고 오른쪽이 더 비쌌는데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다. 샹볼이 10만 원이 좀 안 됐고, 볼네 1er는 10만 원이 조금 넘었던 듯.

 

샹볼이 넘나 사고 싶어서 구매한 Domaine Jean-Jacques Confuron Chambolle Musigny 2014. 빈티지도 2014라 바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정작 한국에선 장 자크 콩퓌롱 별로 안 마셔 봤는데, 홍콩에서 이걸 살 줄이야...

 

La Pousse d'Or, Volnay 1er Cru 'Les Caillerets' 2018. 볼네는 최근 나의 유일한 도피처다. 부르고뉴 빌라주 급 이상을 그나마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곳이랄까. 

 

이 정도 생산자의 1er Cru를 10만 원대 초반에 샀으니 나쁘진 않은 가격이라고 자위하며...

 

이제 잘 마실 일만 남았다. 아마 왼쪽은 올해 안에, 오른쪽도 몇 년 안에는 마시지 않을까. 한국에서도 이런 와인들을 요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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