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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나파랑 보르도랑 헷갈릴 일인가... (with WINEY)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4. 18.

비싼 와인 싸게(?!) 마시는 직구 와인 모임. 

 

 

보르도 그랑 크뤼 & 나파 밸리 프리미엄 와인 모임(with WINEY)

설 연휴 전 그랑 크뤼 모임. 두 flight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샴페인, 화이트, 부르고뉴 빌라주(Bourgogne Village) 2종. 사람들이 모두 모이길 기다리며 샴페인부터 오픈. 그런데 캡슐에 뭔가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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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나파 밸리(Napa Valley)의 프리미엄 레드 와인들과 보르도 그랑 크뤼(Bordeaux Grand Cru)를 비교해서 마셨더랬다. 블라인드로 마셨는데 보르도와 나파의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레드 3종은 블라인드로 마셨다. 

 

첫 화이트, Domaine Serene, Evenstad Reserve Chardonnay Dundee Hills 2019. 향긋한 바닐라, 갓 깐 호두처럼 고소하면서도 신선한 향이 가볍게 드러나며 백도나 흰 자두 같은 완숙 핵과 풍미와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입에 넣으면 매끄러운 질감을 타고 시트러스 산미가 엄청 길게 이어진다. 개운한 인상의 웰 메이드 샤르도네. 도멘 서린은 피노뿐만 아니라 샤르도네도 잘 만드는구나...

 

두 번째는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올빈 샤르도네. Kistler, Durell Vineyard Sonoma Coast Chardonnay 2006.

 

24K 골드 컬러. 컬러만 봐도 완연히 익은 와인이다. 코를 대는 순간 드러나는 미세한 산화 뉘앙스 또한 그런 느낌을 강화한다. 미네랄과 화이트 스파이스가 곁들여지며  알싸한 첫인상을 선사하는데, 입에 넣으면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이 흰 레이스처럼 펼쳐진다. 확실히 좋은 와인은 질감부터가 완연히 다르다. 핵과 풍미와 버섯 힌트가 기저에 얕게 깔리며 은은한 여운을 남기는 것도 매력적이다. 절정을 살짝 지난 느낌이지만 정말 맛있게 마셨다. 키슬러는 역시 키슬러!

 

 

제프 라비츠케 MW와의 만남, ‘키슬러 스타일’을 말하다 - 와인21닷컴

소노마 지역에서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키슬러(Kistler) 와이너리에서 수출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마스터 오브 와인, 제프 라비츠케(Geoff Labitzke)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를 인터뷰

www.wine21.com

키슬러는 1978년, U. C. 데이비스에서 양조학을 공부한 와인메이커 스티브 키슬러와 MIT와 버클리 출신의 화학 박사 마크 빅슬러(Mark Bixler)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작은 포도밭에서 출발한 이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정통 부르고뉴 양조 방식을 도입한 와이너리로 인정받고 있다. 

 

도멘 서린은 싱싱한 맛이, 키슬러는 부드러운 질감과 미묘한 복합미가 일품이었다. 둘 다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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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집중하다 보니 음식은 거의 찍지도 않았다. 맛있었는데... ㅎㅎ

 

첫 번째 레드 와인은 Kongsgaard,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1. 블라인드로 나왔지만 리스트는 이미 공개되었기에(=싱글 블라인드) '요건 콩스가르드다'하는 느낌이 바로 왔다. 너무 어리다는 느낌이었으니까. 8~90년대 빈티지가 이럴 수는 없다고 느낄 정도로. 농익은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프룬 풍미에 가벼운 스파이스와 향긋한 바이올렛, 화한 민트 향기가 곁들여진다. 매우 직관적인 맛. 11빈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어린 느낌이다. 리스트를 못 봤다면 2010년대 중후반 빈티지인 줄 알았을 듯. 한 10년 전도 더 숙성하면 훨씬 맛있을 듯.

 

 

마지막 디너 @프렙

자주 들르진 못했지만 마음 만은 단골이라고 자부하는 프렙이 올 7월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오픈했을 때 부터 함께 했던 레스토랑인데... 아쉬움을 듬뿍 담아 마무리 모임을 가졌다.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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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he Judge를 마셨을 땐 엄청 감동이었는데, 카베르네 소비뇽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게 확실히 포텐셜이 있는 모습. 와잘잘은 진리다.

 

두 번째 와인은 ,

먼지 미네랄, 블랙커런트, 민트, 매콤한 스파이스... 이건 완벽히 카베르네 소비뇽 중심의 와인 풍미다. 여기에 농익은 검은 베리와 붉은 자두 풍미가 더해진다. 잘 익은 과일 풍미에 둥근 질감, 편안하고 친근한 인상. 시간이 지나며 고혹적인 붉은 꽃향기가 화사하게 피어난다. '이건 클래식한 스타일의 나파다. 보르도 스타일을 지향하긴 하지만.'이라는 결론.

 

세 번째 와인은, 

먼지 미네랄, 매콤한 스파이스, 민트. 미묘한 꽃향기도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에 20년 넘게 숙성했는데도 불구하고 깔깔한 타닌이 남아 있다. 거기에 더해지는 얼씨한 느낌, 피니시의 시나몬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 요건 보르도가 아닌가 싶었다. 무엇보다 두 번째 와인에 비해 드라이한 인상이었고 타닌까지 더 강건했으니까. 

개인적으로 두 와인 모두 훌륭했고 마음에 들었지만, 하나만 꼽자면 세 번째가 개취 1등이었다.

 

결과는,

2번, Chateau Leoville Las Cases 1997 Saint Julien! 2번이 보르도 와인이다. 1993년이면 오프빈인데도 이렇게 농익은 모습을 보여주다니... 놀랍다.

 

3번은 Stag's Leap Wine Cellars, Cask 23 1993 Napa Valley. 와, 보르도보다 더 보르도스러운 나파라니.... 이래서 파리의 심판 심사위원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 한잔으로 스택스 립 캐스크 23 찐팬이 됐다.

물론 레오빌 라스 카스도, 콩스가르드도 훌륭하다. 키슬러는... 말해 뭐 해.

 

번외 편. 에이지드 토니 포트로 마무리. Dalva, 40 years old Tawny Port. 가벼운 너티 톡 쏘는 산화향. 생각보다 가볍고 섬세하다. 유질감도 강하지 않고 과일 풍미가 산뜻하게 떠오르는 느낌. 40년 치고는 기대에 못 미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진 않다. 거의 20년 숙성에 가까운 가격이니까. 

 

 

달바(Dalva) 100년 간의 포트 와인 세트 - 에이지드 토니 포트(Aged Tawny Port)를 숙성 기간 별로 맛볼

설 연휴 기간에 나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 도착했다. 두 달 동안 야근 지옥이었으니 이 정도 선물은 받아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ㅋㅋㅋㅋ 달바 100년간의 포트 세트. 구성은 10년, 20년,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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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10, 20, 30년 숙성은 편하게 마셔야겠다.

 

이번에도 감동적이었다. 앞으로도 분기에 한 번쯤은 이런 와인들을 마셔 줘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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