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3/30)의 음주를 이제야 포스팅. 기억을 더듬어 간단히 메모만.
이날의 메인은 제철을 맞은 도다리와 참숭어였지만,
돈암순대에서 사 온 편육과 순대, 각종 내장들도 열일했다.
스타트는 Champagne Ponson, Premier Cru. 퐁송의 엔트리 샴페인인데 반응이 넘나 좋았다. 은은한 이스트 뉘앙스에 향긋 구수한 브리오슈 향, 잘 익은 후지 사과, 황도 풍미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깔끔한 산미 덕에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구매 가격도 대형 샴페인 하우스의 엔트리 샴페인 가격 정도라 앞으로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넘나 빨리 먹어버려서 사진도 제대로 못 찍음;;;
2000년 빈티지를 기반으로 리저브 와인을 50% 블렌딩했다. 세파주는 뫼니에 70%, 샤르도네(Chardonnay) 15%, 피노 누아(Pinot Noir) 15%. 데고르주멍은 2023년 2월 2일. 도자주는 리터 당 4g로 익스트라 브뤼(Extra-Brut)다.
와인메이커 막심 퐁송(Maxime Ponson)은 퐁송 가문의 5대째 생산자로, 다양한 지역에서 와인 양조 경험을 한 후 아버지를 설득해 유기농법으로 전환했다. 약 13.5 헥타르에 이르는 포도밭은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의 7개 프르미에 크뤼 코뮌에 퍼져 있다. 이 지역은 제롬 프레보(Champagne Jerome Prevost), 엠마뉴엘 브로쉐(Champagne Emmanuel Brochet)등의 생산자가 위치한, 최고의 뫼니에(Meunier)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양조 과정에서도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와인을 만든다. 여과를 하지 않고, 첨가제를 쓰지 않으며, 오직 뜨거운 물로 세척하고, 온도 조절 탱크도 사용하지 않는다. 발효 또한 자연스럽게 진행하며 드물게 필요한 경우에만 토착 효모를 첨가한다. 숙성은 스테인리스나 콘크리트 통에 숙성한다.
두 번째 보틀은 사케.
생선회가 모두 사라지기 전에 황급하게 열었다.
핫카이산 유키무로 숙성 8년 준마이다이긴조는 작년 말 교토 여행 때 간사이 공항 면세점에서 구매한 사케다.
처음엔 향긋한 긴조 향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꽃 향기와 배, 흰 자두, 백도 같은 흰 과일 풍미가 예쁘게 드러난다. 그리고 이 술의 진짜 매력은 질감. 우유 같은 풀 바디에 은근한 유질감이 더해진 매끈한 질감이 편안한 미감을 선사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단맛이 느껴지지만 피니시에는 드라이한 여운이 깔끔하게 남는다.
알코올 도수도 17%나 되는데, 전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8년이나 숙성한 것 치고는 묵은 느낌도 전혀 없고 과일 풍미도 예쁘게 드러난다. 회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들과도 두루 잘 어울린다. 상당히 매력적인 사케.
최근 트렌드는 아닐지 몰라도, 공들여 잘 만든 사케임은 명확하다.
세 번째 보틀은 Salomon, Ried Kogl Riesling 2019. 어라, 이게 이렇게 단맛이 명확했던가? 예전엔 그냥 드라이 와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스위트 까지는 아니지만 오프 드라이 정도의 단맛이 자두, 복숭아 같은 핵과 풍미와 함께 확연히 드러난다. 그런데 그 단맛이 조리된 음식들과는 더욱 잘 어우러지는 느낌도. 영롱한 미네랄과 싱그러운 신맛은 여전하고.
알코올이 13%나 되는데 이 정도의 단맛이 남을 정도면 상당히 좋은 빈티지였던 것 같다. 찾아보니 완벽에 가까운 빈티지로, 과일이 완숙했으면서도 산미가 잘 살아있다고.
판이 끝날 줄 알았는데, 적당한 시기(?)에 육회가 도착하는 바람에 2차 시작ㅋㅋㅋㅋ
코르크와 백 레이블에 그려진 졸*맨 스타일의 가족 그림이 이날의 우리 가족을 보는 것 같다ㅋㅋㅋㅋㅋ
Yann Bertrand, Fleurie Coup de Foudre 2020. 향긋한 붉은 꽃 향기와 붉은 베리 풍미가 '자연스럽게', 그리고 부들부들하게 드러났다. 닥치고 맛있었던 기억. 지난번에 마셨던 다른 퀴베의 플레리와는 사뭇 다른 인상.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재배한 평균 60년 수령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저온에서 전통적인 탄산 침용 방식을 적용해 17-20일 정도 양조하며, 80%는 225리터 배럴에, 20%는 600리터 배럴에 7-8개월 숙성한다. 달의 주기에 맞춰 병입한 후 10개월 정도 안정화해 출시한다. 레 베르트랑은 1950년대부터 3대를 이어온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이봉 메트라, 장 포이야르 등에게 양조를 배운 얀 베르트랑(Yann Bertrand)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내추럴 와인을 만들고 있다.
육회와도, 미니 샤퀴테리 보드와도 찰떡궁합. 역시 요즘은 무거운 와인보다는 스파클러, 화이트, 부르고뉴, 보졸레 같은 비교적 가볍고 편안한 와인들이 좋다.
한국에서 보졸레의 인기가 높지 않은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시장이 크질 않아서 아쉬운 반면, 좋아하는 와인들을 비교적 싸고 편하게(?) 구할 수 있어서 좋...나? ㅋㅋㅋ
와인이 모자라(?!) Castello Monterinaldi, Chianti Classico 2019를 추가 오픈. 맛있지, 맛있어... 셋이서 4.5병 정도 마신 셈인데, 그래도 즐거웠다. 다음 날 살짝 힘들었던 걸 빼면ㅎㅎㅎㅎ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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