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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70달러 와인 모임 @맨인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6. 14.

모닝 컴스로 시작한 프리미엄 와인 소모임. 원래는 벙주님이 프리미엄 와인들을 직구해서 함께 마시는데, 이날은 와인 서처(wine-searcher.com) 기준 70달러 이상 BYOB로 진행했다.

 

음식이 푸짐하고 호스피털리티가 좋은 맨인문에서. 기억을 위한 간단한 메모.

 

Champagne Colin, La Croix Saint-Ladre Blanc de Blancs Extra Brut 2017. 고혹적인 이스트 풍미, 완숙한 백도의 포근하면서도 달콤한 향, 신선한 머스크멜론 뉘앙스. 입에 넣으면 자몽 같이 쌉싸름한 산미가 흰 과일의 풍미를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 준다. 와, 이거 완전 취저 샴페인...이다 했더니, 직구가로도 10만 원대 중반 정도의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꼬뜨 데 블랑(Cotes des Blancs)의 프르미에 크뤼 베르튀스(Vertus)의 리외디(lieu dit) 라 크루아 생 라드르에서 재배한 40년 이상 수령의 샤르도네만 사용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및 젖산발효 했다. 병입 후 5년 정도 숙성해 2022년 9월 데고르주멍을 진행했다. 도자주는 리터 당 4g. 눈에 뜨이면 또 사고 싶은 와인이다.

 

Chateau Couhins-Lurton 2017 Pessac-Leognan. 그라브 그랑 크뤼 클라쎄 화이트 와인이다. 코를 대면 특징적인 패션프루트와 완전히 익은 천도 풍미에 스모키 미네랄과 진한 오크  뉘앙스가 더해진다. 마치 향수처럼 강한 향기인데, 입에서도 그 경향성이 유지된다. 다만 오크가 너무 강해서 약간 씁쓰름한 느낌이 드는 게 아쉽다. 

 

Chateau Montelena, Chardonnay 2017. 지인이 블라인드로 가져왔다. 그런데 나는 나파 소비뇽이 아닐까...라고-_- 사실 풍미의 경향성은 확실히 소비뇽보다는 샤르도네에 가까웠는데, 이런저런 착각에 유도신문(?)에까지 걸려들다 보니 내가 생각해도 웃기는 답이 나와버렸다. 블라인드는 그냥, 직관적으로 가는 게 가장 정확하다. 어쨌거나 페일 골드 컬러에 그리니 휴, 산미가 낮은 듯 낮지 않으며 과일 풍미는 이런 스타일 치고는 중성적인 경향이 있다. 그리고 너티한 오크 뉘앙스가 상당히 강한... 빈 잔에서는 찌릿(?!)한 뉘앙스가 있다. 얘가 예전에 맛있게 마셨던 그 와인이 맞나... 싶었다는. 내 컨디션이 안 좋았거나 와인 컨디션이 안 좋았거나... ㅎㅎ 

 

명란 파스타로 입을 가시고, 피노 누아(Pinot Noir)로 이동.

 

Domaine Jean-Jacques Confuron, Chambolle-Musigny 2014. 내가 홍콩에서 사 온 와인이다. 처음 잔에 따르니 어마어마한 환원취 아래로 과일 향이 단단하게 뭉쳐 있다. 천천히 스월링을 하며 풀어보는데 쉽게 풀리지 않는다. 결국 다른 와인을 먼저 마시며 기다려 봤는데, 1시간 이상 지나니까 그제야 향긋한 말린 붉은 꽃잎 향기와 함께 농익은 딸기와 붉은 베리, 자두 등 영롱한 과일 풍미가 가벼운 농가 힌트와 함께 그윽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풀린 후의 풍미가 나쁘지 않았지만, 사실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너무 힘들어....

 

샹볼 뮈지니를 마시다가 너무 힘들어서 추가 오픈한 Parent, Pomard La Croix Blanche 2014. 같은 빈티지인데도 요 녀석은 처음부터 매혹적인 붉은 꽃과 과일 풍미를 명쾌하게 뿜어 낸다. 닥터 페퍼 스파이스, 커런트와 붉은 베리의 밀도 높은 아로마, 상큼한 산미와 드라이한 미감... 역시 와잘잘의 와인이다. 즉각적으로 맛있었음. 샹볼과 명확히 대척점에 있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포마르가 샹볼보다 친근하고 편할 일인가...

 

레드에서 갑자기 화이트로 복귀. Louis Jadot(Domaine Gagey), Beaun Greves 1er Cru Le Clos Blanc 2017?. 그냥 편하게 마시다 보니 빈티지를 제대로 못 봤다. 꼬소 꼬소 깨 볶는 향이 가볍게 스친 후 서양배, 자두 사탕 같은 풍미에 유산향과 향긋한 바닐라 오크 뉘앙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산미는 절제돼 있고 가벼운 유질감이 매우 편안하다. 맛있다. 루이 자도, 특히 도멘에서 만드는 와인들 무시하지 말자.

 

Chateau Cos d'Estournel 2006 Saint-Estephe. 부엽토와 블랙베리, 블루베리, 모카, 매콤한 스파이스와 웜 스파이스 힌트. 숙성된 보르도의 매력적인 부케가 생생한 검은 베리 풍미와 어우러져 섬세하게 드러나는 어마무시한 와인이다. 그러데 입에 넣으니 가벼운 구조와 까실한 질감, 메마른 듯 드라이한 미감이 살짝 아쉽다. 좋은 와인인 건 사실이지만 평가 등급과 가격, 그리고 심리적 기대가 워낙 높은 와인이니까. 

 

코르크 상태는 완벽했는데 말이지. 지인분 셀러에서 오래 숙성된 와인이기도 하고.

 

푸짐한 찹 스테이크,

 

뇨끼를 추가 주문하고,

 

Vaso Cabernet Sauvignon 2011 신선한 민트 허브, 블랙 커런트, 블루베리, 유산향과 적절한 오크 뉘앙스. 싱그러운 산미와 매끈한 질감, 친근하고 편안한 인상에 긴 여운까지. 시음 적기를 맞은 맛있는 와인이다. 바뀌기 전의 백자 레이블도 반갑고. 이런 와인을 싫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La Spinetta, Barolo Vigneto Garretti 2016. 장미, 붉은 베리, 체리, 가벼운 허브와 스파이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에 깔깔한 타닌이 촘촘하게 드러나며 산미는 생각보다 가볍다. 라 스피네타는 확실히 장기 숙성형 와인을 만드는 듯. 어떤 급의 와인이라도 너무 이르게 열면 살짝 불편한 느낌이 든다. 충분히 익은 후에 마시는 게 좋을 듯.

 

즐거운 모임이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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