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식사를 위해 픽업해 온 동네 피자. 주말에 쿠폰데이가 겹쳐서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미리 주문해 뒀음에도 10분 넘게 기다려 받아 온 피자. 씻고 나와 보니 배고픈 가족들이 이미 한쪽씩 잡숫고 있었다ㅋㅋㅋㅋ
하지만 난 마실 것이 있어야 피자를 먹을 수 있으니까... 급하게 선택한 오늘의 와인, 바인굿 치어라이젠(Weingut Ziereisen).
치어라이젠은 독일 바덴(Baden) 남부 에프링겐 키르헨(Efringen-Kirchen) 마을에서 4대를 이은 대가족이 경영하는 와이너리다. 서쪽으로 프랑스, 남쪽으로 스위스와 접해 있는 이 지역은 석회질 토양에 평균 기온 11℃의 비교적 서늘한 기후로 피노 누아(Pinot Noir) 재배에 아주 적합하다. 치어라이젠은 포도 재배에 바이오다이내믹 농법 적용해 화학 비료와 살충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손수확 한 포도를 셀러에서 다시 검수해 양질의 포도만 사용한다. 와인메이커 한슈페터 치어라이젠(Hanspeter Ziereisen)은 포도밭에 대한 노하우와 세심한 와인 메이킹 스킬로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데, 발효 시 효모를 첨가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 발효한다. 레드 와인은 병입 시 정제와 여과는 하지 않는다
수확한 포도를 파쇄해 4주 동안 침용 및 발효 후 전통적인 커다란 나무통에서 숙성한다. 레이블 하단에 어퍼 라인 지역에서 만든 란트바인(Landwein Oberrhein)이라고 적혀 있는 게 의외다. 일반적으로 피노 누아는 크발리테츠바인(Qualitätswein) 등급으로 만들어지니까. 확인해 보니 치어라이젠은 1971년 재정된 독일의 와인법에 비판적이다. 때문에 엄격한 테이스팅을 거쳐야 하는 크발리테츠바인등급을 거부하고 란트바인 등급으로 와인을 출시하는 거라고 한다.
Ziereisen, Blauer Spätburgunder 2022 / 치어라이젠, 블라우어 슈패트부르군더 2022
영롱한 루비 레드 컬러. 탁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코를 대니 스파이시하면서도 상쾌한 허브 뉘앙스가 가장 먼저 드러나며 검붉은 체리, 작은 붉은 베리 아로마가 신선하게 드러난다. 따뜻한 지역의 피노 누아의 완숙한 과일 풍미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프레시한 느낌이 개성적인 인상을 남긴달까. 입에 넣으니 새콤한 산미와 함께 미묘한 탄산감과 미네랄리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눈으로 보이는 기포는 전혀 없다) 붉은 과일 풍미와 어우러지는 닥터 페퍼 같은 허브 뉘앙스 또한 매력적이다.
전형적인 피노 누아를 생각하면 고개를 살짝 갸웃할 수 있다. '부르고뉴 피노 누아의 대안'이라는 말에는 더욱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그냥 자연스럽고 맛있는 와인을 생각한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와인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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