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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323. 알자스(Alsac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7. 10.

매월 연재하는 와인21 도슨트. 한식은 물론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알자스 와인이다. 가성비 와인이 정말 많아 데일리 와인으로 자주 이용하는 카테고리. 특히 크레망은 발군의 품질과 스타일을 보여준다. 괜찮은 내추럴 와인도 많고. 한국 시장에 좀 더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와인21 도슨트] 알자스(Alsace)

알자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이 아닐까. 이 소설은 독일과 프랑스 접경 지대에 위치해 양쪽으로부터 번갈아 지배를 받았던 알자스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만큼 알자스의 역사와 문화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와인 또한 마찬가지다. 독일과 유사하게 화이트 와인을 많이 생산하며, 리슬링(Riesling),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등 주요 품종 또한 겹치는 것이 많다.

알자스는 파리에서 동쪽으로 500km 정도 거리에 있다. 독일의 라인강까지는 2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포도밭은 주로 보주 산맥 동쪽에 조성돼 있다. 알자스-로렌 지방에 걸쳐 있는 보주 산맥은 포도밭에 큰 역할을 한다. 학생 시절 과학 시간에 배웠던 '푄 현상'을 기억할 것이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보주 산맥을 넘으며 건조하고 따뜻한 바람으로 바뀐다. 덕분에 동쪽에 조성된 포도밭의 강수량은 연간 500ml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일조량 또한 연평균 1,800시간 이상으로 충분하다. 샹파뉴(Champagne)와 함께 프랑스 최북단의 와인 산지임에도 포도 생장기의 날씨가 좋고 건조한 이유다. 특히 최상급 포도밭들은 햇볕을 가장 잘 받는 남향에 자리 잡고 있어 포도가 아주 잘 익는다. 토양은 포도밭에 따라 화강암, 편암, 화산암, 사암 등을 비롯해 석회암과 이회토 등 다양하다. 양질의, 복합적인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테루아를 갖춘 셈이다.

 

[ 알자스의 포도밭 전경 (출처: www.vinsalsace.com) ]

특히 좋은 포도밭들은 그랑 크뤼(Grand Cru)로 지정돼 있다. 오래전부터 알자스의 농부들은 일부 포도밭에서 특별히 양질의 포도가 생산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9세기부터 이미 특정 테루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1983년 25개 포도밭이 최초 공식 그랑 크뤼로 지정되었고, 현재는 51개 그랑 크뤼가 존재한다. 원래 그랑 크뤼를 레이블에 명시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노블 품종만을 사용해야 했다.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 그리(Pinot Gris), 뮈스카(Muscat)가 그 주인공으로, 모두 화이트 품종이다. 조첸베르크(Zotzenberg) 포도밭에서 예외적으로 그랑 크뤼를 만들 수 있는 실바너(Sylvaner) 또한 화이트 품종이다. 하지만 2022년 빈티지부터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Pinot Noir)로도 그랑 크뤼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밭이 생겼다. 바로 '키르히베르크 드 바르(Kirchberg de Barr)'와 '헹스트(Hengst)'이다. 두 포도밭 모두 석회질과 이회토가 주를 이루고, 남향-남동향 경사지 위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15세기부터 피노 누아를 재배한 역사적인 포도밭이기도 하다. 알자스의 피노 누아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후에도 그랑 크뤼로 승급되는 피노 누아 포도밭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알자스의 주요 포도 품종은 위에서 언급한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 그리, 뮈스카, 실바너, 피노 누아다. 이외에도 오세루아(Auxerrois), 피노 블랑(Pinot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등 여러 화이트 품종들도 쓰인다. 대부분 드라이 스틸 와인, 그러니까 달지 않고 탄산이 없는 와인을 만든다. 보통 레이블에 품종이 표기돼 있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정티(Gentil)와 에델츠비커(Edelzwicker) 같이 여러 품종을 블렌딩해 만드는 와인도 있다. 정티는 그랑 크뤼에 사용하는 4개 노블 품종을 50% 이상 사용해야 하며, 나머지 품종도 허용된 것만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품종은 별도로 양조해야 하며, 엄격한 테이스팅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에델츠비커는 규정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 알자스에서 허용된 화이트 품종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양조 또한 따로 하거나 한 번에 해도 상관없다. 심플하고 깔끔한 와인으로 역시 가성비가 아주 좋다. 알자스 와인은 일반적으로 각종 치즈와 생햄, 소시지 등과 잘 어울린다. 아시안 푸드 등 스파이시한 음식과 곁들이기도 좋다. 가벼운 한식 테이블에 반주로 마셔도 좋은 와인이다. 

드라이 와인 외에도 빼어난 스파클링 와인과 스위트 와인도 생산한다. 크레망 달자스(Cremant d'AlSace)는 샴페인 같이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신선한 과일맛과 신맛이 깔끔해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가성비도 좋아 언제나 편하게 선택할 만한 와인이다. 스위트 와인은 방당주 타르디브(Vendange Tardive)와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Selection de Grains Nobles)이 있다. 방당주 타르디브는 의미 그대로 늦수확해 농축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일부 귀부균(botrytis)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농밀한 질감과 복합적인 풍미가 싱그러운 신맛과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드러나는 고급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적당한 단맛을 보이지만 드라이한 와인도 일부 있다.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은 포도알을 하나씩 선별했다는 의미처럼 완전히 농축된, 주로 귀부균의 영향을 받은 포도알을 골라 만든다. 항상 달콤한 스타일이지만 생생한 신맛 덕분에 깔끔하다. 두 와인 모두 작황이 좋은 해에만 생산할 수 있으며,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 그리, 뮈스카 네 개 품종만 사용할 수 있다. 스위트 와인은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도 이 와인들을 맛본다면 생각이 바뀔지 모른다. 

최근 알자스에서는 맛있는 내추럴 와인(natural wine)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알자스는 다양한 테루아와 품종에 기반한 다양한 와인 스타일로 와인 애호가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지역이다. 날씬한 플루트 병에 담긴 알자스 와인을 발견한다면 망설임 없이 선택해 보자.

 

진트 훔브레이트, 리슬링 클로 하우저  Zind Humbrecht, Riesling Clos Hauserer

향긋한 아카시아 꽃, 시트러스, 백도, 젖은 돌 같은 미네랄리티가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신선한 신맛이 돋보이며 빼어난 밸런스와 파워, 잘 익은 과일의 복합미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즐겨도 좋지만 숙성 잠재력 또한 빼어나다. 클로 하우저는 1973년 식재한 1.2헥타르의 포도밭으로 그랑 크뤼 헹스트(Hengst)에 인접해 있다. 훔브레이트는 유럽의 17세기부터 와인 양조를 시작한 유서 깊은 가문으로, 현재의 도멘 진트 훔브레이트는 1959년 제논 훔브레이트(Zénon Humbrecht)가 설립했다. 현재 소유주인 올리비에 훔브레이트(Olivier Humbrecht)는 프랑스 출신으로 첫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자격을 취득했을 정도로 지식과 실무 양쪽에 조예가 깊다. 도멘 또한 알지스 최고의 와이너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도멘 바인바흐, 그랑 크뤼 슐로스베르크 생 카테린  Domaine Weinbach, Grand Cru 'Schlossberg Sainte Catherine'

오렌지 꽃, 시트러스, 잔잔한 부싯돌 미네랄이 고요한 습지와 같은 인상을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풍부한 과즙 풍미가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실키한 질감과 우아한 피니시가 매력을 더한다. 명확한 구조와 잔잔하면서도 복합적인 여운이 고급스러운 와인. 슐로스베르크 생 카테린은 슐로스베르크 포도밭의 중심부에 있는 5개 구획에 식재된 평균 60년 이상 수령 리슬링으로 만들었다. 해당 구획은 특히 긴 일조량을 보여 생리적으로 완숙한 포도로 복합적인 와인을 만들 수 있다. 1612년 수도승들에 의해 시작된 바인바흐는 1898년 팔러(Faller) 가문이 인수해 현재에 이르는 명성을 확립했다.

 

디흘레 까데, 피노 그리 리유-디 '쉼베르크'  Dirler-Cadé, Pinot Gris Lieu-Dit 'Schimberg'

향긋한 꽃과 과일 아로마를 중심으로 스모키한 미네랄 힌트가 가볍게 감돈다. 입에 넣으면 신선한 신맛과 적당히 드라이한 미감, 쌉싸름한 피니시가 깔끔한 인상을 선사한다. 구운 생선이나 연어회, 참치 타다키 등 다양한 생선 요리와 잘 어울린다. 쉼베르크는 화산 침전물로 이루어진 토양으로 키테흘레(Kitterlé) 그랑 크뤼 옆에 위치한 가파른 경사의 서향 포도밭이다. 유기농 인증과 비오디나미 인증을 받았다. 디흘레 까데는 1871년부터 알자스에서 와인을 만들어 온 유서 깊은 가문이다. 19세기 리크뷔르(Riquewihr) 지역에서 처음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테루아를 잘 표현하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1997년부터 비오디나미 본격 농법을 도입하였다.

 

디흘레 까데, 뮈스까 그랑 크뤼 세어링  Dirler-Cadé, Muscat Grand Cru 'Saering'

화사한 꽃향기와 밀도 높은 시트러스 풍미가 영롱한 미네랄과 함께 상쾌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매끄러운 질감과 탄탄한 구조감이 느껴지며, 잔잔한 핵과 풍미가 품격 있게 드러난다. 편안함 속에 강건한 힘을 갖춘 와인으로, 잔당이 리터 당 2.8g으로 매우 적어 깔끔한 미감이 일품이다. 갑각류와 패조류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 세어링은 해발 260-300m에 위치한 남동향-동향 포도밭이다. 첫 기록은 12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 깊은 그랑 크뤼이기도 하다. 디흘레 까데는 세어링 포함 키테흘레, 케슬러(Kessler), 슈피겔(Spiegel) 등 4개 그랑 크뤼에서 고품질 와인을 만들고 있다.

 

까땅, 소바주 게뷔르츠트라미너  Cattin, Sauvage Gewurztraminer 

화려한 장미 향과 망고 같은 달콤한 열대 과일 아로마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풍만한 질감과 상당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으며, 꽃망울이 터지듯 황홀한 풍미가 매혹적인 와인이다. 와인 레이블에는 알자스의 주도 스트라스부르의 거리 예술가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그림을 사용했다. 까땅은 17세기부터 알자스에서 와인을 만들어 온 유서 깊은 가문이다. 1978년 조셉 까땅의 손자 자크 까땅(Jacques Cattin)과 장 마리 까땅(Jean Marie Cattin)이 와이너리를 인수한 후 최신 양조 설비를 도입하고 포도밭을 60헥타르 이상 확장하면서 알자스에서 가장 큰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구스타브 로렌츠 피노 누아 리저브  Gustave Lorentz Pinot Noir Reserve

투명하고 맑은 가넷 레드 컬러. 은은한 붉은 꽃향기와 체리, 블랙 커런트 등 과일 향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입안에서는 검붉은 체리, 딸기, 블루베리 등 다양한 베리 풍미가 느껴지며 벨벳 같이 부드러운 타닌과 매력적인 산미가 단정한 구조를 이룬다. 가볍고 신선하며 정제된 느낌의 피노 누아로 다양한 음식에 곁들이기 좋다. 구스타브 로렌츠의 근거지 베르그하임(Bergheim)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들었다. 일반적인 레드 와인보다 살짝 낮은 15-16°C로 마실 것을 추천한다. 구스타브 로렌츠는 1836년 로렌츠 패밀리가 베르그하임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2009년부터는 포도밭 전체를 유기농으로 전환해 2012년 빈티지부터 생산하는 모든 와인에 유기농 인증을 획득했다. 

 

 

[와인21 도슨트] 알자스(Alsace) - 와인21닷컴

알자스의 주요 포도 품종은 위에서 언급한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 그리, 뮈스카, 실바너, 피노 누아다. 이외에도 오세루아(Auxerrois), 피노 블랑(Pinot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등 여러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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