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한 강남역 청간막국수. 와인, 위스키 등 어떤 주류든 지참하고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콜키지는 없고, 와인 글라스 차지가 잔 당 5천 원. 그런데 리델 피노누아 글라스를 주니까 정말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멤버들이 모이기 전 일단 내가 가져온 화이트를 칠링해 두고,
멤버가 모이기 시작한 후 일단 파전으로 가볍게 시작. 겉 부분의 크리스피한 식감이 아주 좋다. 화이트 와인과도 아주 잘 어울렸고.
Shafer Red Shoulder Ranch Napa Valley Carneros Chardonnay 2022. 아직 많이 어리지만, 그래서인지 은은한 바닐라 오크와 향긋한 꽃 향기, 신선한 과일 풍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듯했다. 젖산발효를 하지 않아 상큼한 신맛이 인상적으로 드러나며, 탄탄한 구조감과 우아한 미감을 겸비했다. 정말 마음에 드는 나파 샤르도네. 다음에도 적당한 가격에 보인다며 또 구매할 것 같다.
카르네로스의 레드 숄더 렌치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100%로 양조해 75%는 새 프렌치 오크 배럴, 25%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4개월 동안 숙성했다. 때문에 신선한 과일 풍미와 은은은 오크 뉘앙스가 하모니를 이룬다. 알코올이 14.9%나 되는데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2년 전 쉐이퍼 빈야드 디너에서 처음 맛봤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가 넘나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게 일시적인 놀라움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번에 재확인했다.
하루 5개 한정이라는 어복쟁반. 생각보다 푸짐하고 맛있었다.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어 수육 단품을 시키는 것보다 나은 듯.
후배가 가져온 E. Guigal, Condrieu 2020. 장미 꽃잎과 리치, 완숙한 살구 풍미가 향수처럼 화사하게 피어난다. 살짝 비누 같은 뉘앙스도 느껴지는데, 온도가 높아지니 볶지 않은 아몬드나 구수한 고구마 껍질 같은 힌트도 드러나는 듯. 오랜만에 맛있는 비오니에(Viognier)를 마셨다. 안주와도 아주 잘 어울렸고.
홈페이지에 의하면 1/3은 뉴 오크에서, 나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하며 뉴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다. 그럼에도 오크 뉘앙스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 것이 희한하다. 100% 젖산발효를 해서 앞선 쉐이퍼 샤르도네와 인상이 정말 다르다.
메인 디시 소꼬리 등장.
함께 나오는 국물도 중간 해장용으로 좋다.
이번에도 마음에 들었던 돼지 삼겹살 수육. 개인적으로 인원이 많지 않으면 '어복쟁반 + 돼지수육 + 전' 조합이 가장 좋은 것 같다.
Duckhorn Vineyards,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20. 덕혼은 메를로(Merlot)가 유명하지만 이날 마신 것은 카베르네 소비뇽. 처음부터 진한 검은 베리 풍미와 홍차 같은 그윽한 풍미가 일품이다. 입에서는 '생각보다는' 드라이한 미감이 인상적인데, jammy 하지 않으면서도 밀도 높은 과일 풍미와 피니시에서는 다크 초콜릿 뉘앙스가 매력적이다. 오, 기대를 뛰어넘는 만족감.
카베르네 소비뇽 91%에 메를로 7%,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2%을 블렌딩 했고, 프렌치 오크(50% new)에서 16개월 숙성했다.
메밀맛이 명확했던 물 막국수.
평양냉면. 다른 분이 드셨는데 맛이 괜찮았다고. 역시 피양옥 계열이라 평냉이 괜찮은 듯.
Clos du Val,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9. 블랙커런트, 검붉은 베리 풍미에 명확한 정향 허브 뉘앙스. 나파 카베르네의 전형을 보여주는 스타일이랄까. 카베르네 소비뇽 83%에 메를로 7%, 카베르네 프랑 4%,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3%, 말벡(Malbec) 2%, 쁘띠 시라(Petit Syrah) 1% 등 의외로 많은 품종들이 블렌딩 되었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해 16개월 오크 숙성했다. 새 오크를 44% 사용했는데, 프렌치 37%, 아메리칸 5%, 헝가리안 2% 등 오크통까지 다양하게 사용했다. 숙성 후에도 의외의 복합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빈티지까지 같은 클로 뒤 발 카소를 가지고 있는데, 조금 오래 숙성해 봐야 할 것 같다.
이날의 라인업. 분위기부터 음식, 와인 라인업과 트윈스 승리에 이르기까지, 정말 더할 나위 없었다. 연말에 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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