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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서담해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10. 9.

오랜만에 방문한 서담해물. 좋은 자리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된다.

 

메뉴판엔 익숙한 메뉴가 가득. 편하게 많이 먹으려고 코스로 시켰다. 코스를 주문하면 모든 주류 콜키지 프리. 단품으로 주문하면 주류 1병 당 1만 원이다. 최근 주류 리스트가 충실해졌는데, 매장 보유 주류의 경우엔 콜키지가 3만 원이라고. 사실 매장에서 파는 술이라면 매장에서 시켜 먹는 게 맞다.

 

오늘의 주류 리스트. 사케, 와인, 증류식 소주까지 다양하다.

 

일단 주호전설로 시작. 이게 요즘 가장 핫한 숙취 해소제 중 하나라고. 

 

기본 안주. 말린 생선 껍질 같은 건데 늦게 와서 뭔지 못 들었다. 요거 하나만으로도 소주 한 병은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맛.

 

모둠회. 진짜 찢었다... 술을 부르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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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들인 술은 시치다 준마이긴죠 무로카 나마 시치다노코코로 2024(七田 純米吟釀 無濾過 生 七田の心 2024).

 

개인적으로 나마자케를 참 좋아한다. 신선한 과일맛과 부드럽고 생생한 미감이 좋기 때문. 

 

시치다 준마이긴죠는 향긋한 꽃향기와 달콤한 백도 풍미가 매력적이며, 입에서는 약간의 미탄산과 가벼운 단맛이 싱그럽게 드러난다. 단맛이 살짝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스타일에 가깝다. 살짝 과한 단맛과 바디감이 외려 고등어회와는 더욱 좋은 궁합을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제철 전어회. 손가락 두 개 만한 전어를 세로로 반으로 갈라 통으로 내셨다. 잔뼈를 아주 제대로 바르셔서 입에서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게 포인트. 기분 좋은 바다 내음이 느껴지는데, 요건 깻잎이나 속배추에 쌈으로 싸 먹는 게 식감을 즐기기 좋다.

 

Nivarius Tempranillo Blanco 2022 Rioja. 후지 사과 같은 달콤한 과일 향에 가벼운 이스트 힌트가 아주 가볍게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생각보다 신맛이 명확하게 느껴지는데, 부드러운 질감과 둥근 바디감 덕분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전어회와도 의외의 굿 조합.

 

템프라니요 블랑코는 처음 마셔보는 것 같다. Viura 같은 품종을 다르게 부르는 이름인가 했는데, 1990년대 적포도 품종인 템프라니요 포도밭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품종이라고. 효모 잔여물과 4개월 숙성했는데 부드러운 미감이 일품이다.

 

서담해물에서는 꼭 시켜야 하는 해산물 모둠. 

 

바다의 수온이 올라서 멍게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급조차 어렵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날의 멍게는 넘나 맛있었던 것. 

 

멍게를 보니 소주가 당겨서 순서를 어기고 일엽편주 소주를 먼저 열었다. 하지만, 멍게의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특유의 풍미가 강한 증류식 소주보다는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같은 희석식 소주가 나은 것 같다. 둘의 궁합이 나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풍미가 거의 없는 녹색병 소주가 멍게의 향을 피워주는 게 더 좋은 듯. 

 

 

일엽편주(一葉片舟) 소주, 가성비를 따질 수 없다

일엽편주(一葉片舟) 소주.  일엽편주(一葉片舟) 탁주물속 기이한 바위 옛 이름 있었는데, 유인遊人이 사랑해 스스로 신선이 되었다네. 비 온 뒤 물빛 푸른데, 밤 물안개에 촛불 그림자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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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엽편주 소주는 얼마 전에 가족들과 정말 맛있게 마셨다. 

 

돼지 수육과 어리굴젓, 청갓김치 삼합.

 

삼치 조림. 흰쌀밥 땡기는 맛.

 

생선 소금구이. 지느러미 부분의 살이 쫄깃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 넘친다.

 

해물파전으로 탄수화물 채우고,

 

Pichler, Loibner Gruner Veltliner 2022. 페트롤 미네랄이 슬쩍 감돌며 신선한 시트러스, 핵과 풍미가 적절하게 드러난다. 와, 피흘러가 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 한 모금만으로 알 수 있는. 멍게와도 의외로 조화롭게 어울렸다.

 

 

X Pichler, Gruner Veltliner Ried Libenberg Smaragd 2017 Wachau / FX 피흘러 그뤼너 펠트리너 리드 리벤베르크 스

처음 마셔보는 바인굿 FX 피흘러(Weingut FX Pichler)의 와인. 7년 이상 셀러링 하려고 했는데, 즉흥적으로 오픈해 버렸다-_-;;; 결과적으로는 잘한 것 같음. 바인굿 FX 피흘러는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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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셨던 싱글 빈야드 와인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눈에 보이면 사야 한다. 평상시에 편하게 마시려면 싱글 빈야드보다는 요 와인을 추천.

 

생 낙지가 들어간 연포탕으로 해장. 국물이 정말 시원하다.

 

마무리로 La Spinetta, Grappa da Uve di Moscato Bricco Quaglia. 예전에 후배와 함께 산 모스카토인데, 후배가 집에서 마시던 녀석을 들고 왔다. 집에서 마셨을 때는 대단히 좋은 품질이지만 너무 드라이해서 부담스러운 느낌이었는데, 이날은 향긋한 꽃향과 살구 같은 핵과 풍미가 넘나 예쁘게 드러나서 두어 잔 이상 마신 것 같다. 덕분에 과음을...

집에 남아 있는 녀석은 아껴서 마셔야 할 듯.

 

이날의 주류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지만, 마지막 그라빠의 인상이 너~어무 강렬하게 남았다. 안주들도 정말 하나같이 일품이었고. 연말엔 좋은 모임이 많으니 아마 서담해물에 여러 번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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