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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329. 호주 화이트 와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11. 16.

매월 연재하는 와인21 도슨트. 여름에 올린 기사인데 블로그에는 겨울이 다 되어서야 퍼오게 되었다. 하긴, 아직 날씨가 전혀 겨울 같지 않기는 하다. 게다가 해산물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여전히 화이트 와인을 즐기기는 좋은 듯. 개인적으로는 호주의 드라이 리슬링과 가벼운 오크 터치를 가미한 화이트 와인은 극강의 가성비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생산량이 많아 저렴한데, 어떤 생산자든 품질은 거의 균질하니까.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와인21 도슨트] 호주 화이트 와인

호주 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쉬라즈(Shiraz) 품종이다. 그 영향인지 호주 와인을 대표하는 이미지 또한 진하고 묵직한 레드 와인이다. 하지만 의외로 호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포도 품종은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다. 가볍고 상큼한 맛으로 최근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도 생산량 4위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피노 그리(Pinot Gris) 또한 10위권 안이다. 이렇듯 호주는 우리 인식과는 달리 화이트 와인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잘 만든다.

가장 먼저 추천할 호주 화이트 와인은 역시 샤르도네다. 이미 많은 애호가들이 호주 샤르도네의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 부르고뉴 그랑 크뤼 화이트 와인에 비견되는 르윈 에스테이트 아트 시리즈 샤르도네(Leeuwin Estate Art Series Chardonnay) 덕이 크다. 서호주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에서 생산하는 아트 시리즈 샤르도네는 출시 직후부터 평론가들과 와인 애호가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세계적인 화이트 와인 반열에 올랐다. 매년 다른 작품을 사용하는 레이블 또한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생산량이 많은 만큼 호주 샤르도네의 생산 지역과 스타일은 매우 다양하다. 견고한 구조와 매력적인 질감,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 장기 숙성형 샤르도네부터 가볍고 신선하며 합리적인 가격의 샤르도네까지 선택지가 너무나 많다. 공통점은 대체로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호주 샤르도네는 와인샵은 물론 마트나 백화점 와인 코너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으니 다양한 와인을 마셔 보며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소비뇽 블랑은 최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품종이다. 청량한 잔디 향기와 신선한 과일 풍미, 상큼한 신맛 등으로 뜨거운 여름 더위를 식히기 적당하다. 특히 호주 소비뇽 블랑은 멜론 등 열대 과일 뉘앙스가 도드라지며 상큼한 시트러스 신맛이 신선한 인상을 더한다. 이웃 나라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과는 유사한 듯 다른 매력을 보인다. 그린 샐러드나 다양한 해산물 요리, 다양한 햄과 치즈를 이용한 핑거 푸드, 과일 등 가벼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 가격? 시원하다. 역대급 더위가 예상된다는 올여름을 대비해 냉장고나 와인 셀러에 여러 병 쟁여 둘 만한 와인이다.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말고 새로운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가장 먼저 추천할 품종은 피노 그리다. 프랑스에서는 피노 그리, 이탈리아에서는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라고 부른다. 달콤한 완숙 과일 풍미에 깔끔한 미감, 음식 친화적인 스타일로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우아한 풀바디에 다채로운 풍미를 지닌 와인부터 가볍고 산뜻하며 깔끔한 맛의 와인까지 스타일도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주로 두 번째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아래 추천하는 피노 그리 와인도 그런 스타일인데, 다른 품종들을 블렌딩해 복합미까지 더했다. 어떤 스타일이든 꼭 경험해 봐야 할 매력적인 품종임은 틀림없다.

리슬링은 한식을 포함한 아시안 푸드와 참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생선회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와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 일반적인 저녁 식탁에 반주로 편하게 올려도 좋다. 정말 다재다능하고 매력 넘치는 와인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리슬링의 입지가 좁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리슬링은 달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는 당도 등급을 중요시하는 독일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호주 리슬링은 대체로 드라이하며, 섬세한 풍미와 신맛을 갖췄다. 영롱한 미네랄리티는 화룡점정. 가격까지 저렴한 편이다.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호주 리슬링 와인은 대체로 품질이 뛰어나기에 뭐든 한 번 맛을 본다면 그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될 것이다. 올여름 꼭 한 번 맛보길 강력 추천한다.

비오니에(Viognier)는 화사한 꽃향기와 밀도 높은 완숙 살구 풍미, 부드럽고 풍만하며 매끈한 유질감이 진정 매력적인 와인이다. 종종 쉬라즈에 소량 블렌딩해 신선함과 향긋함을 더하는 역할도 한다. 재배가 어려운 품종이라 생산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 매력에 푹 빠진 생산자들 덕에 재배 면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화려한 향기 덕분에 스파이시한 동남아 음식이나 향신료를 듬뿍 쓴 육류 요리와 함께 마셔도 밀리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숯불 바비큐와 곁들인다면 의외의 궁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복달임용 삼계탕이나 장어구이와 곁들여도 좋겠다. 이외에 같은 프랑스 론 지역에서 온 마르산느(Marsanne), 루산느(Roussanne) 등을 블렌딩해 만든 와인 또한 시도해 볼 만하다. 견고한 구조와 절제된 신맛을 갖춰 다양한 음식과 편하게 마실 수 있다.

디저트 와인이 빠지면 섭섭하다. 호주는 루더글렌(Rutherglen)이나 올드 토니(Old Tawny) 등 훌륭한 주정 강화 와인의 전통을 가진 나라다. 식후 견과나 건과, 달콤한 디저트와 곁들이기 좋다. 귀부 와인 또한 훌륭하다. 귀부 와인은 주로 뉴 사우스 웨일스(New South Wales)에서 세미용(Semillon) 품종으로 생산하는데, 오렌지 껍질 같은 상큼한 스파이스 뉘앙스와 꿀처럼 짙으면서도 깔끔한 단맛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와인 자체만 즐겨도 좋으며, 과일이나 숙성 치즈와 곁들이면 식사의 마무리로 더할 나위 없다. 

이렇게 다채로운 호주 화이트 와인의 세계. 더운 여름을 이겨낼 무기로 활용해 보자. 치어스!

 

 

몬탈토 에스테이트 샤르도네  Montalto, Estate Chardonnay

완숙한 천도복숭아와 백도 풍미에 라임 같은 신선한 아로마와 부싯돌 같은 미네랄이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풍성한 바디감에 어울리는 레몬 커드, 크림 브륄레 같은 풍미가 드러나며, 구운 헤이즐넛과 스파이시 오크가 매력적인 피니시를 선사한다. 신선한 신맛과 탄탄한 구조감이 인상적인 와인으로, 대게와 킹크랩 등 갑각류, 구운 생선, 치킨 등 가금류와 잘 어울린다. 빅토리아의 모닝턴 페닌슐라(Mornington Peninsula)의 싱글 빈야드에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해 프렌치 오크통(26% new)에서 11개월 숙성한다. 몬탈토 에스테이트는 영국 출신의 존 & 웬디 미첼(John & Wendy Mitchell)이 1998년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존과 그의 딸 하이디(Heidi)가 와인을 만들며, 존의 아내 하이디는 방문객을 환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벡 하디 와인, 페타링가 스케어크로우 소비뇽 블랑  Bec Hardy WIne, Pertaringa Scarecrow Sauvignon Blanc

레몬, 라임 등 시트러스와 청사과의 상큼한 아로마에 더해지는 청량한 풀내음이 신선한 인상을 남긴다. 입에서는 아삭한 신맛과 완숙한 열대 과일 풍미가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밝은 매력을 선사한다. 해산물을 사용한 샐러드나 프레시한 치즈, 핑거 푸드 등 가벼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 밤에 수확해 신선함을 유지한 포도를 와이너리로 옮긴 즉시 파쇄 및 압착한 후 차가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해 소비뇽 블랑의 상큼한 매력을 살렸다. 벡 하디(Bec Hardy)는 남호주 와인 산업의 대부 토마스 하디(Thomas Hardy)의 6대손이며 하디 집안 최초의 여성 와인메이커다. 벡은 가문의 170년 포도 재배 및 양조 노하우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개성 넘치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드보톨리, 라 보엠 피노 그리  Debortoli, La Boheme Pinot Gris

향긋한 오렌지 꽃, 상큼한 레몬, 달콤한 사과와 서양배 아로마가 싱그럽게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질감과 정제된 신맛이 편안하게 다가오며, 드라이한 미감은 깔끔한 여운을 선사한다. 가벼운 양념의 생선구이나 각종 해산물 등에 곁들이기 안성맞춤이다. 야라 밸리(Yarra Valley)에서 재배한 피노 그리 87%에 피노 블랑, 리슬링, 게부르츠트라미너를 블렌딩해 복합미를 더했다. 드보톨리는 1924년 이탈리아 출신 빅토리오 드 보톨리(Vittorio de Bortoli)가 뉴 사우스 웨일스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4대에 걸친 오늘날까지 가족 경영의 전통을 유지하며 호주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인정받고 있다. 

 

파이크, 트레디셔날 리슬링  Pikes, Traditional Riesling

가벼운 페트롤 뉘앙스 뒤로 향긋한 시트러스 향기가 싱그럽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바디에 상큼한 신맛이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가볍고 심플하지만 깔끔한 맛과 탄탄한 구조가 인상적인 와인. 가볍게 와인만 즐겨도 좋으며 샐러드, 명란 파스타, 삼겹살 등 다양한 음식과도 두루 잘 어울린다.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 또한 지녔다. 파이크 와인스(Pikes Wines)는 1984년 리슬링 산지로 유명한 남호주 클레어 밸리(Clare Valley)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리슬링 외에도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지오, 세미용, 비오니에, 사바냉(Savagnin), 알바리뇨(Albarino) 등 양질의 화이트 와인을 다수 생산한다.

 

얄룸바, Y 시리즈 비오니에  Yalumba, Y Series Viognier

오렌지꽃 아로마와 꿀에 재운 생강 향, 파인애플과 말린 무화과 등 향긋한 내음과 달콤한 풍미가 폭발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매끈한 질감과 풍성한 바디감, 그리고 잔잔한 신맛이 농밀한 과일 풍미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아 온난한 기후에서 재배한 비오니에의 풍미를 명확히 느낄 수 있다. Y 시리즈는 단일 품종으로 양조해 각 품종의 특성과 얄룸바 패밀리의 양조 노하우를 명확히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얄룸바는 영국 출신 사무엘 스미스(Samuel Smith)가 1849년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6세대를 거쳐 170년 이상 운영해 온 얄룸바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자 호주의 최상급 와이너리로 인정받고 있다.

 

토브렉, 스테딩 블랑  Torbreck, Steading Blanc

고혹적인 흰 꽃 향기에 신선한 라임, 잘 익은 핵과, 패션프루트와 구아바 등 열대 과일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유질감의 미디엄 바디. 적절한 신맛이 싱그러운 레몬그라스 풍미와 은근한 밀랍 뉘앙스, 잔잔하게 드러나는 미네랄리티와 어우러져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너무 차갑지 않게 12°C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바로사 밸리에서 재배한 루산느 62%, 마르산느 28%, 비오니에 10% 등 론 밸리 품종들을 배양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해 프렌치 오크에서 효모 잔여물과 함께 8개월 숙성했다. 토브렉은 데이비드 파웰(David Powell)이 1994년 바로사 밸리에 설립했다. 비교적 신생 와이너리이지만 빼어난 맛과 품질로 로버트 파커(Robert M. Parker Jr.) 등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단기간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로어스 터치, 보트리티스 세미용  Growers Touch, Botrytis Semillon

시트러스 껍질과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상큼한 향, 완숙 황도와 망고, 말린 살구 등의 농밀한 풍미가 꿀 같이 달콤한 향과 함께 꿈결 같은 인상을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적당한 단맛과 상큼한 신맛이 균형을 이루며 깔끔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귀부화된 세미용을 프렌치 오크에서 침용 및 발효해 더욱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식사의 마무리로 말린 과일이나 숙성 치즈, 견과류를 사용한 디저트와 함께 마시면 더할 나위 없다. 매콤한 음식과 함께 마신다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로어스 터치는 굴리엘미노(Guglielmino) 가문이 1997년 뉴 사우스 웨일스 리베리나(Riverina)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탈리아와 호주의 와인 전통을 결합해 친근하고 편안한 와인을 만든다.

 

 

[와인21 도슨트] 호주 화이트 와인 - 와인21닷컴

호주 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쉬라즈(Shiraz) 품종이다. 그 영향인지 호주 와인을 대표하는 이미지 또한 진하고 묵직한 레드 와인이다. 하지만, 의외로 호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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