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스시이젠. 수저와 젓가락, 받침대가 바뀌었다.
스시를 놓아주시는 접시도. 예전 검은 접시보다는 확실히 내 취향. 셰프님 그릇 욕심은 확실하시다 ㅋㅋㅋㅋ
도쿠리도 참 예쁘다. 사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데 온라인에서는 검색이 잘 안 된다.
파는 곳을 하나 찾았는데 국내로는 배송이 안 되는 듯. 셰프님께 물어봐야 하나... 잔이랑 세트로 사도 참 예쁠 거 같은데 말이지.
준비해 간 사케 오픈. 따를 때 생기는 탄산이 프리잔테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물론 그보다는 빨리 사라졌지만.
카제노모리, 알파 2K 고누우에나키하나(風の森, ALPHA 2K この上なき華). 지난 후쿠오카 여행 때 스미요시 슈한에서 사온 사케다. 탄산감이 있는 나마자케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향을 맡으면 미세한 꽃향기와 잘 익은 사과향이 은은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탄산의 상쾌한 느낌과 함께 과일 풍미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데 의외로 첫인상의 미감은 제법 드라이하다. 그런데 마시다 보면 신선한 과일 풍미 덕에 드라이한 느낌이 누그러드는 느낌. 술이 그야말로 술술 들어가서 의도적으로 속도를 조절해야 할 정도였음. 특히 함께 한 후배는 아주 좋았다고 감탄사 연발.
카제노모리 사케를 한 병 더 가지고 있는데 그 녀석은 어떨지 기대감이 상승한다.
고노우에나키하나는 'the supreme flower'라는 의미.
극단적인 정미율을 적용할 수 있는 아키츠호(秋津穂)를 22%까지 정미해, 7호계 효모로 발효한 후 삼투압 방식으로 술을 모았다. 여과와 가수를 하지 않은 나마자케. 알코올 14%, 2024년 12월에 생산한 아주 신선하다.
게살이 올라간 차완무시. 아래는 스트링 치즈가 들어 있어 고소하니 씹는 맛이 있다.
숙성한 참돔. 스시이젠에서 먹었던 회 중 가장 숙성향이 강했던 것 같다.
전복. 게우는 싹싹 긁어먹을 정도의 맛.
초반부터 우나기가...
껍질이 고소하니 아주 맛있다.
커다란 문어 다리.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전혀 질기지 않다.
복어 정소. 크리미의 진수.
김과 함께 먹으라고 내어주셨는데 하나는 따로, 하나는 같이 먹었다 ㅎㅎ
중간 해장. 스시가 나오기도 전인데 이미 배가 부른 것 같다.
시마아지.
한치. 좋아하는 시소와 유자를\ 곁들였다.
방어.
아마에비.
쥐치 위에 쥐치 간. 요거 일미였다.
성게알 군함말이. 밸런스가 완벽하다.
아까미.
아마도 주도로... 오도로에 가까운 것 같은데 ㅋ
이쯤에서 사케 한 병 더. 속도 조절을 좀 했더니 후반부에 술이 떨어졌는데, 다 마실 수 있겠냐고 만류를 하셨지만 먹을 만큼만 먹고 남기겠다고 했더니 추천해 주신 술.
칸바이슈조, 윈터 타임 준마이긴죠(寒梅酒造, WINTER TIME 純米吟釀). 영어로는 '미야칸바이(MIYAKANBAI)'라고 쓰여 있는데, 양조장 이름이 원래 미야칸바이였다가 칸바이로 바뀐 건가... 모르겠;;;
탄산이 강하고 밀키스처럼 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마도 우스니고리자케(うすにごり酒)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거, 맛도 밀키스다! 향긋한 긴죠향과 구수한 곡물향이 슬쩍 스치는데, 입에 넣으면 가볍지만 명확한 탄산감과 크리미한 미감, 피니시의 슬쩍 달콤한 맛이 어우러지니 진짜 밀키스 같은 느낌이랄까. 탄산이 있다 보니 마지막에 나온 기름지거나 묵직한 음식들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결국 순식간에 한 병을 다 비워버렸음 ㅋㅋㅋㅋ
아주 적절한 페어링을 추천해 주셨다. 시간도 짧고 해서 속도감 있게 마실 수 있는 보틀을 추천하신 의도도 있는 듯.
정미보합 55%, 알코올 15%, 나마자케.
진격의 새우튀김. 이건 진짜 진리다.
아나고. 껍질이 고소해서 구운 쥐포 같은 뉘앙스가 살짝.
소바.
끝난 줄 알았더니 하꼬즈시가 또...
진짜 마무리로 마구로를 넣은 마끼. 평상시엔 박꽂이로 가볍게 마무리하시는 경우도 많은데 이날은 살짝 힘을 주셨다.
들기름 아이스크림.
열 번의 방문 동안 실망하거나 아쉬운 적이 없었는데 이날도 역시나.
연초에 애정하는 후배와 함께 맛있는 스시 먹으며 좋은 술을 나누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년에 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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