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슈조, 카제노모리 알파 2K 고누우에나키하나(油長酒造, 風の森 ALPHA 2K この上なき華)

작년 12월, 후쿠오카 여행 때 스미요시슈한(住吉酒販)에서 사케 세 병을 구입했었다.

 

두 병은 이미 마셔버렸고,

단아하고 깔끔한 사케, 고쿠류 다이긴죠(黑龍 大吟釀)

 

호오비덴, 아카반 준마이다이긴죠(鳳凰美田, 赤判 純米大吟釀)

 

가장 비쌌던 마지막 한 병,  카제노모리 알파 2K 고누우에나키하나(風の森 ALPHA 2K この上なき華).

박스가 아주 고급졌는데 사진을 제대로 안 찍었네 ㅋㅋㅋㅋ 레이블의 고급진 재질이 박스에도 그대로 쓰였다고 보면 된다.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을 듯.

 

박스 오픈.

 

마개 옆에는 배지가 동봉돼 있다.

 

에코백에 달면 이쁠 것 같긴 한데, 귀차니스트라서 ㅎㅎㅎ

 

병뚜껑에는 생산자인 유초슈조(油長酒造)의 이름이 적혀 있다. 유초슈조는 오사카/고베 근처 나라현(奈良県) 고제시(御所市)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름을 생산하던 회사가 기원인데, 1719년 창업해 13대를 이어 오고 있다. 원래는 타카초(鷹長)이라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었지만 1998년 카제노모리로 본격적으로 유명해졌다. 카제노모리라는 이름은 고제시에 위치한 동명의 고개에서 따왔다. 이름대로 근처 산에서 기분 좋은 바람이 1년 내내 불어온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통을 개편해 새로운 전통을 만든다'는 문구가 가장 먼저 보인다. 그들은 지역 내에서 계약 재배한 쌀만을 사용해 주변 산의 복류수로 오직 무여과, 무가수, 비열처리한 준마이슈만 빚는다.

 

또한 술을 짜낼 때는 압력을 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술만 모으거나, 이카키토리(笊籬とり)라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한다. 이카키토리는 술지게미 안에 이카키(체반) 모양의 스크린을 가라앉혀서 술지게미와 니혼슈를 분리하는 방법이라고.

기존 후쿠로츠리(袋吊り)의 결점은 자루에서 장시간 술을 짜기 때문에 주변 공기에 노출되어 산화되는 동시에 향기 성분이 날아가 버린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이카키토리는 공기와의 접촉이 거의 없는 상태로 진행하기 때문에 신선함과 고유의 향미 성분을 지킬 수 있다고.

 

알파 2K에 사용한 사용한 주조호적미는 아키츠호(秋津穂). 나라현에서 주로 사용하는 품종이다. 높은 정미율을 적용할 수 있으며 청포도 같은 풍미에 사케의 투명함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고급 품종이라고 한다. 원래는 식용으로도 사용했었다고.

유초슈조의 메인 사케 라인업 중에는 알파와 함께 숫자로 매겨진 시리즈들이 있는데, 507, 657, 807 같은 것들이다. 앞의 두 자리는 정미보합, 뒤의 7은 사용한 효모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507은 정미보합 50%에 7호 효모로 발효한 것. 7호 효모는 9호와 함께 대표적인 긴죠 호모이므로 긴죠향 물씬 풍기는 술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시이젠(鮨いぜん)... 11번째

스시야에서 후배와 함께 마셨는데 진짜 드라이한 미감에 청량한 탄산감, 은은한 과일의 신선함이 도드라지는 사케였다. 개인적으로는 아마구치 타입을 선호하지만, 이런 스타일이라면 살짝 드라이해도 괜찮다. 다음에도 또 사고 싶은 사케. 이제 일본에 가는 이유는 먹고, 마시고, 사려고 인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