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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니혼슈

올드 스쿨 사케 vs. 트렌디 사케 @뱃놀이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5. 3. 22.

망원시장 뱃놀이. 술 마시기 딱 좋은 곳이다.

 

안주는 맛있고 가격은 리즈너블하며, 술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콜키지도 가능하다. 평일 병당 1만 원, 금요일 포함 주말은 1.5만 원이다.

 

 

갈 때마다 매력 뿜뿜, 망원시장 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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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금요일이라 그런지 저녁 10시가 지나서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라는.

 

김밥&육회, 수육부터 각종 전, 전골까지 대부분의 안주를 모두 조졌지만,

 

이날의 포커스는 가지고 간 세 병의 사케. 

 

예쁜 사케잔을 내어 주셨다.

 

다가올 벚꽃 시즌을 먼저 맞이한 기분.

 

첫 병으로 잔 모양과 어울리는 사케를 골랐다. 데와자쿠라 준마이다이긴죠(出羽桜 純米大吟釀). 이름에 사쿠라(桜), 그러니까 벚꽃이 들어있다.

1892년 창업한 데와자쿠라(出羽桜)는 야마가타현(山形県) 덴토시(天童市)에 위치하고 있는데, 마이츠루야마(舞鶴山)의 아름다운 벚꽃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1980년데 긴죠슈 붐을 일으킨 선구적 양조장 중 하나이며, 야마가타의 대표적 주조호적이 데와산산(出羽燦々)의 탄생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요즘 야마가타현 사케 중엔 주욘다이(十四代)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이전에 데와자쿠라가 길을 닦아 놓은 셈이다. 

 

레이블에도 '데와산산탄생기념'이라는 문구가 자랑스럽게 적혀 있다. 양조일도 24년 12월 3일로 생산한 지 3개월이 갓 넘은 아주 신선한 사케다.

 

DEWA33은 야마가타산 쌀과 야마가타 효모를 사용해 양조하고, 야마가타슈 심사회의 심사를 거쳐야 받을 수 있는 인증이라고 한다. GI YAMAGATA라는 문구를 보면 지리 인증제 마크를 겸한 듯. 

 

데와산산은  야마가타현이 11년의 긴 시간 동안에 걸쳐 1995년 개발한 주조호적미다. 데와(出羽)는 야마가타의 오래된 지명이라고. 

 

가열처리를 하지 않은 생주다. 12월까지만 나마자케로 출시하고 날이 더워지면 열처리를 하는 듯. 정미보합 50%, 알코올은 15%.

코를 대니 향긋한 꽃과 흰 과일 풍미가 은은하게 감돈다. 입에 넣으면 처음엔 달콤한 뉘앙스가 살짝 스치는데, 목 넘김 후엔 확실히 드라이한 여운이 남는다. 견고한 구조감과 순수한 풍미, 깔끔한 여운이 매력적. 확실히 잘 만든 사케다.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리고. 

 

다음 사케는 칸키쿠메이조, 호시우미(寒菊銘釀, 星海). 칸키쿠의 계절주인 오션99 시리즈(OCEAN99 Series)의 여름 사케다. 

 

 

칸키쿠 True Red(Kankiku True Red), 우아한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인 사케

최근에 해적마트에서 충동구매한 사케, 칸키쿠 트루 레드(寒菊 True Red). 寒菊銘醸 Home 清酒『総乃寒菊』、『松尾自慢』、『Ocean99』とクラフトビール『KUJUKURI OCEAN』の醸造元です。 kankiku.com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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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처음 마셨던 칸키쿠의 트루 레드도 이날의 멤버와 같이 마셨었다. 그때도 다들 정말 좋아했는데, 호시우미 또한 똑같은 반응이어서 놀랐다. 사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아닌데도 그 느낌을 은연중에 기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정미보합 50%, 알코올 14%. 

입에 넣으며 가벼운 탄산감이 멜론 같은 싱그러운 (열대)과일 풍미와 어우러져 청량한 미감을 선사한다. 부드럽고 편안한 질감에 화려한 과일 풍미와 미묘한 단맛의 조화가 진짜 하늘 가득 별이 수놓아진 시원한 여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연상시킨달까. 어쨌거나 풍미가 방순하고 목 넘김도 개운하다 보니 계속 술술 마시게 된다. 

칸키쿠의 사케들은 기회가 생기는 대로 마셔봐야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타입의 사케다.

 

마지막으로 키노에네 준마이긴죠 하나야카 타쿠미노카오리(甲子 純米吟釀 はなやか 匠の香). 칸키쿠와 같이 치바현(千葉県)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키노에네 준마이긴조 하나야카 타쿠미노카오리 / 甲子 純米吟釀 はなやか 匠の香

주말 저녁 메뉴는 모둠전. 와인을 곁들이려다가 급선회해서 선택한 사케, 키노에네 준마이긴조 하나야카 타쿠미노카오리(甲子 純米吟釀 はなやか 匠の香). 이름 참 길다..헥헥헥;;; 보틀샷.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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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실 때는 좋은 기본기 정도만 느껴졌었다. 이날도 역시 그랬는데, 어찌 보면 딱 데와자쿠라와 칸키쿠의 중간 정도 되는 느낌이었다. 첫 번째 것이 옛날 스타일, 두 번째 것이 최근의 트렌디한 스타일이라면 키노에네는 첫 번째 것 같은 스타일이면서도 두 번째 사케 같은 풍미의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고 다양한 사람과 마시는 상황이라면 정말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사케.

 

스타일이 각기 다른 세 사케를 함께 마시니 편하게 마시는 자리였음에도 그 차이가 명확히 느껴져서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셔서 더욱 좋았고.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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