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훌리오 × 라 까예 팝업 방문하러 광장시장에 간 김에 박가네 빈대떡을 사 왔다.
광장시장 빈대떡의 양대산맥은 '박가네'와 '순희네'지만 우리 가족의 입맛은 단연 박가네. 이 집 모둠전에 고기완자 추가하면 딱이다.
모둠전 구성이 아주 좋다. 기름도 상당히 오래 쓸 것 같은데 쩐내가 안 나는 건 왜일까.
곁들일 술은 사케를 골랐다.
비닐포장...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이 가게 만드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비닐에서 꺼내주니 훨씬 귀여운 흰곰. 북극곰을 위해서도 비닐 쓰레기는 줄이는 편이 낫지 않을까...
후유노 우스니고리(Fuyuのうすにごり)... 대략 겨울의 미세탁주라는 뜻이다. 수입사의 공식 명칭은 레이블의 흰곰을 강조해서 시로쿠마 준마이 우스니고리(白熊 純米 うすにごり)인 듯.
생산자는 칸코바이슈조(寒紅梅酒造). 나라현 동쪽에 인접한 미에현(三重県) 중부 쯔시(津市)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원료미는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60%의 준마이긴죠(純米吟釀)급 정미보합인데 표기는 하지 않았다. 아마 긴죠향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기 때문인 듯. 알코올은 16%. 일본주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제조년월은 24년 12월 1일. 아직 신선하다. 겨울의 우스니고리이니 날이 풀리기 전에 마셔야지.
蔵元直詰. 한국 발음으로는 장원직힐인데, 양조장에서 직접 병입한다는 뜻인 것 같다. 프랑스 와인의 'Mis en Bouteille au Château'와 같은 뜻이라고 보면 될 듯.
첫 모금. 이쁜 사케잔이 있는데도 와인잔을 고른 것은 우스니고리 타입의 사케는 와인잔에 마시는 게 왠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 사실 다른 사케들도 와인잔에 마시는 게 풍미를 느끼긴 훨씬 더 좋다. 왠지 모르게 더 많이 마시게 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막걸리의 웃술을 따르듯, 흔들지 않고 살짝 따랐더니 탁한 침전물 없이 맑은 부분만 따라졌다. 그런데 이렇게 마시니 자두, 후지사과 같은 과일향은 잘 드러나는 대신 알코올이 살짝 튀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병을 흔들어서 따라 보았다. 그런데 그렇게 따라도 탁한 느낌이 그렇게 강하진 않다. 입에서의 질감 또한 다르지 않고.
그리고 곡물의 구수한 풍미가 더해지면서 풍미의 밸런스가 착 맞는다. 알코올향도 사라지고. 모둠전, 완자와의 궁합도 좋아서 순식간에 2/3병을 비워 버렸다. 생각보다 과음을 했지만 기부니가 좋지 아니한가... 껄껄껄.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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