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담해물에서 열린 대피소 신년회. 언제나 반가운 얼굴들... 도 얼굴들인데 보틀들이 어마무시하다. 양도 질도 압도적! 기억 보존용으로 간단히 메모한 내용만 남겨 둔다. 일부는 메모조차 못했다. 이런 자리는 안부 나누고 의견 나누는 게 훨씬 중요하니까.
스타트를 끊은 보틀은,
30-50년 숙성 코냑을 블렌딩 해 만드는 올드 보틀이라고. 맛도 좋고 병 모양도 예쁘고... 검색해 보니 풍물시장에서 30만 원대 중후반에 구할 수 있던데, 갑자기 코냑에 없던 관심이 생기고 있음ㅋㅋㅋ
내가 가져간 Craigellachie 17 yo. 버번캐의 (말린) 핵과 풍미에 스모키 & 토스티 힌트가 가볍게 더해진다. 살짝 두껍고 거친 느낌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수용 가능한 수준. 많이 남았고 에어레이션도 좀 되었을 테니 집에서 다시 천천히 맛봐야겠다.
본격적으로 안주 등장. 서담해물 오면 꼭 먹게 되는 모듬 해물.
석화. 양도 양인데 이날 석화 신선도 오졌다! 평상시보다 2배는 많이 먹은 듯. 굴 위에 Lagavulin 16 yo를 살짝 뿌려서 먹었더니 정말 천상궁합이었음.
정말 위스키와 잘 어울리는 메뉴.

Signatory, Bunnahabhain 2012 10 yo. 최근 관심 있는 부나하벤이라 냉큼 마셔봤는데, 명확한 셰리캐까지는 좋았지만 드라이한 미감과 타격감이 어우러지니 감당하기 어려웠다. 도수를 확인하니 63.8%... ㄷㄷㄷ 개인적으로는 물을 좀 타야 향도 더 잘 피어나고 맛도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자리에서 그러긴 쉽지 않으니까.
어쨌거나 부나하벤은 이번 대만 여행 때 한 병은 사 올 듯. 대만 한정판 CS도 있는 것 같던데.

SMWS, Malty and Salty(93.171) 16 yo. Glen Scotia 증류소다.

노란 과일 풍미에 톡 쏘는 스파이스. 이것도 좀 강한 느낌이라 물을 살짝 넣어봤는데 노란 꽃향기가 화사하게 피어난다. 천천히 즐겼으면 좋았을 스타일인데 너무 급하게 마셔서 아쉬웠음.

헉, 피트 괴물 등장.

Octomore 13.2. PPM이 무려 137.3이다. 알코올은 58.3%. 따르는 순간 소독약, 베이컨, 자키자키, 민트, 정향 등 피트피트한 내음이 요동친다. 그러면서도 입안에서의 주질은 매끄럽고 깔끔하다. 아일라 섬의 증류소들은 취향을 떠나서 주질들은 다 훌륭하게 뽑아내는 듯. 역시 굴에 곁들이니 찰떡궁합.

대방어. 올해 방어를 거의 못 먹었는데, 맛있는 방어로 한을 풀었다.
서대구이. 이건 애정하는 밥반찬인데... ㅋㅋㅋㅋ 집에서 주로 먹는, 여수에서 올라오는 것보다는 씨알이 좀 작다.
Dalmore, Cigar Malt Reserve. 셰리캐, 담뱃잎과 허브 스파이스, 붉은 체리와 베리. 입에서는 부드러운 질감에 실제 신맛이 나는 건 아니지만 시큼한 자두 풍미 같은 인상이 남는다. 호불호가 있는 위스키라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호. 진짜 마셔 보고 싶었는데 희한하게 기회가 없었던 녀석이라 반가웠다. 요즘은 눈에 잘 안 띄긴 하지만, 좋은 가격에 보이면 사 봐야지. 예전엔 면세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을 때 사 뒀으면 좋았으련만...
GlenAllachie 2012 11yo. 글렌알라키 싱글 캐스크. 디건 호텔 신라 버전이네. 올로로소 혹스헤드에서 숙성했다. 알코올 60.2%. 첫인상은 뭔가 좀 애매하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붉은 베리와 자두 등 와이니한 풍미가 예쁘게 올라온다. 무엇보다 입에서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게 인상적. 알라키도 언제나 기본은 한다. 가지고 있는 싱글 캐스크들도 슬슬 오픈 시기를 고민해 봐야 하는데... 아직 3년 전에 사놓은 15년도 못 마시고 있는 상황이니 ㅋㅋㅋ
Hepburn's Choice, Fettercairn 13 yo. 처음 보는 독병에 처음 경험하는 증류소다. 은은한 노란 과일 풍미에 입에서의 느낌도 편안하다. 56.3%라는 도수를 생각하면 밸런스가 좋은 거라고도 할 수 있을 듯.

SMWS, Nuts and Belts and Engine Oil(66.24) 25 yo. 만나기 힘든 고숙성 SMWS가 나왔다. 심지어는 (맛이 별로 없다며) 알보용으로 내신... 증류소는 Ardmore, 알코올 53%.
코를 대면 장기 숙성한 피트 위스키의 은근하고 고혹적인 뉘앙스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데 입에 넣으면 피트 풍미가 비교적 명확해지는데,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우아하게 드러나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상당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가격과 숙성 기간을 생각하면 다층적인 복합미와 품격은 다소 아쉬운 편. 그래도... 이런 걸 경험해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넘나 감사할 뿐.
Kirkland, Single Barrel Barton 1792 Kentucky Straight Bourbon. 코스트코 특산물인데 인기가 많아서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쓱 지나가며 마셨기 때문인지 메모조차 하지 않았는데 고급 버번 특유의 붉은 체리 풍미가 명확히 드러나고 오크 뉘앙스가 제법 예쁘게 묻는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용량도 1리터라고 했던 것 같은데, 가성비 좋은 버번이 맞는 듯.
해군이 주도하는 메뉴에 육군도 등장. 어리굴젓도 함께 있으니 해병인가;;;
이것만으로 공깃밥 한 그릇 클리어일 것 같은 생선조림.
Mortlach, Special Release 2023. 이미지는 터프한데 마셔 보면 너무 부드러워서 항상 인지부조화를 겪게 되는 모틀락. 이번에도 뭔가 달달하고 우아한 인상이 남았다. 피니시의 알싸함과 피티 힌트가 그나마 늑대의 터프함을 슬쩍 드러낸다고 봐야 할까.

Highland Park 18 yo. 가벼운 스모키, 셰리캐 & 버번캐의 조화(실제 둘 다 썼는지는 모름..). 인상은 거친데 왠지 모르게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하팍도 관심 있는 증류소 중 하나인데 이상하게 인연이 없다. 역시 대만 여행 때 유심히 살펴봐야 할 듯.
Highland Park 시음회 @ 더몰트샵
더몰트샵에서 열린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 시음회.하이랜드 파크 위스키 3종 테이스팅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졌다. 하이랜드 파크는 위도상 최북단에 위치한
wineys.tistory.com
오래전 하팍 시음회 포스팅... 9년이나 지난 포스팅이네. 세월 참 빠르다ㅠㅠ
그리고 럭키 드로우로 받은 정선 특산물.
가리왕산 5경이 새겨진 소주잔이다.
이건 나보다 더 잘 쓰실 아버지께 전달 예정 ^^;;
굴튀김.
산낙지 퐁당 연포탕.
국물이 시원해 한 모금만 마셔도 해장되는 느낌.
Lum Reek 21 yo. 터키시 딜라이트의 달달함. 향긋, 섬세한 인상에 가볍지만 장기 숙성답게 피니시는 긴 편. 가격만 괜찮다면 사 볼 만하겠지만...

Machrie Moor, Cask Strength. 예상보다 뻥(?)한 민트 허브, 피트는 강력하진 않아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아란답게 주질은 말끔한데 타격감 또한 그만큼 날카로운 게 아쉽다. 예전에 구형 보틀을 넘나 맛있게 마셨어서 살까 고민을 오래 했던 녀석인데, 이제 놓아 주어도 될 것 같다^^;; 여전히 좋은 술인 건 맞는데 내가 선호하는 타입이 아니랄까.
James E. Pepper, 1776 Rye Barrel Proof. 명확한 붉은 체리, 뭉근하게 익은 과일 풍미는 각종 스파이스와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룬다. 부드러운 질감과 달달한 뉘앙스 덕에 입에 넣은 후에도 부담이 없고, 과일 풍미가 목 넘김 후에도 길게 이어진다. 와, 완전 취저 라이 위스키. 집에 있는 일반 1776 라이와는 완전히 다른 술인 것 같다. 안 마셨다면 서운했을 뻔.
Ardbeg, Anthology The Unicorn's Tale 14 yo. 종료 직전 간신히 맛봤다. 때문에 첫인상밖에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제 아드벡은 놓아주어야 하는 건가 싶다. 새로 나오는 것들은 맛보는 것마다 가성비가 안 좋거나 맛 자체가 좀 애매하다. 브랜딩은 참 잘하고 레이블도 예쁘긴 하지만... 내게서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ㅠㅠ
올해는 꼭 승소 캐스크를 진행할 수 있길 기대하며... 잘 살아보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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