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테킬라 3종 시음 @해적마트

단골 보틀샵 해적마트에 갔는데 테킬라 3종을 시음시켜 주셨다.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또 마셔보겠냐며... 개인적으로 테킬라를 참 좋아하긴 하는데, 고가는 많이 마셔 보지 못했다. 고가로 가면 아무래도 위스키나 코냑을 사게 된달까.

근데 사실, 마실 수록 내 입맛에는 위스키보다 테킬라가 더 잘 맞는 것 같긴 하다. 특히 1년 이상 오크 숙성한 아네호(Añejo) 급 이상 테킬라가 딱 내 취향.

 

오크 숙성 프리미엄 테킬라, 1800 아네호(1800 Anejo)

가격까지 고려할 때 현재 내 최애 테킬라는 1800 아네호다. 

 

그런데 갑분 사케. 사실 테킬라 시음 전에 닷사이 블루 50(獺祭 Blue 50)을 먼저 시음했다. 정미보합 50%의 야마다니시키(山田錦)로 양조한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釀)다. 맛을 보니 일반적인 닷사이보다는 단맛이 살짝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깔끔한 맛, 부드러운 주질에 단맛이 곁들여져 마시기 편하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살 술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한 병 샀을 듯. 

 

닷사이 블루는 아사히슈조가 뉴욕에서 만드는 술이다. 레이블에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데, 그야말로 청출어람(靑出於藍) 하겠다는 것. 시음한 느낌으로는 허투루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야마다니시키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걸까, 미국 현지에서 재배하는 걸까?

 

본 게임, 테킬라 3종. 오른쪽 블랑코부터 차례로 시음했다.

 

HURRA, Tequila  Blanco. 깔끔하고 투명한 맛이 돋보이는 블랑코다. 35%라는 도수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 목 넘김 후 살짝 타들어가는 식도만이 도수를 알려줄 뿐. 그렇다고 심심한 건 아니고 테킬라 특유의 스파이시함은 잘 표현돼 있다. 오크 풍미보다 아가베 특유의 신선한 스파이시 풍미를 좋아한다면 강추할 만한 테킬라.

 

로고가 뭔가 산이나 강, 불꽃같은 걸 표현한 느낌인데... 정확히 뭘까.

 

보틀샷을 제대로 못 찍어서 사장님 사진을 퍼 왔다.

 

박스 간지도 상당해서 선물용으로 쓰거나 모임에 들고 가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좋을 것 같다. 첫 사진 상단의 녹색 가방까지 하면 완벽한 패키지다.

 

두 번째는 Gran Cava de Oro, Extra Anejo Cristalino. 익스트라 아네호급 테킬라를 활성탄소로 걸러서 투명하게 만들었다. 달콤한 바닐라 향과 합을 맞추는 단맛과 풍만한 바디감에 깜짝 놀랐다. 아니, 분명 원액 100%인데, 이렇게 달콤함이 느껴질 수 있나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어쨌거나 즉각적으로 맛있는 테킬라.

 

신기한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뚜껑인 요 부분이 테킬라가 차오른다고 한다. 그걸 마지막에 먹는 게 완병의 세리머니라고. 어떻게 뚜껑 부분에 테킬라가 차오르는지 모르겠는데, 증발한 알코올이 윗부분에 고이는 걸까?

 

마지막은 Teky Lady's Tequila Anejo. 일단 보틀과 케이스가 간지 좔좔이다.

 

검색해 보니 지갑모양부터 해서 보틀 쉐입이 상당히 화려하다. 그런 쪽으로 승부를 보는 테킬라인 듯.

 

보틀 안에는 장미가 한 송이... 그런데 이렇게 장미가 들어있으면 보틀 용량이 줄어드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으나 용량은 얄짤없이 750ml다. 보틀이 그리 커 보이진 않는데 어떻게 750ml가 되는 건지 신기할 정도.

형을 맡으니 가벼운 스파이스와 가죽, 산화 뉘앙스가 살짝. 복합적인 풍미에 기대감이 살짝 올라갔는데, 입에서는 다소 가벼운 편이고 구조감도 아쉽다. 하지만 외관과 가격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우짜도 테킬라 특유의 스파이시함과 어우러지는 오크 뉘앙스는 진심 매력적. 파티나 선물용으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생산자는 Tequila Tres Mujeres. 홈페이지도 있다. 

 

역시 사장님 사진... 선물용으로는 진짜 괜찮을 듯.

 

테킬라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저가부터 고가까지 매력 뿜뿜임을 다시 확인.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