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엔 역시 라구 소스 파스타(?). 곁들인 와인은 일 팔라쪼네, 로쏘 델 팔라쪼네(Il Palazzone, Rosso del Palazzone).

일 팔라쪼네(Il Palazzone)는 1980년대 초반, 스위스 출신 사업가 마리오 볼락(Mario Bollag)이 토스카나 몬탈치노(Montalcino) 지역 땅을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그는 와인과 미식에 대한 열정으로 와인 사업에 뛰어들어 일 팔라쪼네의 성공 기반을 마련했다. 2000년 미국계 거부이자 미디어, 금융계 거물인 리처드 딕 파슨스(Richard “Dick” Parsons)가 일 팔라쪼네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기존 포도밭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포도밭 관리 철학과 와인 양조 철학 모두를 새롭게 구축했다.
2021년경 파슨스의 오랜 친구인 피터 & 커스턴 컨스(Peter & Kirsten Kerns) 부부가 와이너리를 매입했다. 인수 후에도 기존 팀과 양조 스타일을 유지할 예정이며 운영 방식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23년부터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양조 장비나 발효 설비도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며, 시멘트 탱크와 숙성실 확장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포도밭은 카스텔누오보 델 아바테(Castelnuovo dell'Abate)의 해발 500m 부근에 위치한 두에 포르테(Due Porte)를 비롯해 비냐 델 카파(Vigna del Capa), 라 베키아(La Vecchia), 르 비녜 바쎄(Le Vigne Basse) 등 13 헥타르다. 토질은 상단부에 사암 계열(Pietraforte), 하단부에 셰일과점토 혼합(Galestro) 지대가 섞여 있어 배수가 좋다. 와인은 균형 잡힌 클래식 스타일을 추구한다. 대형 슬라보니안 오크통, 시멘트 발효조 등을 적절히 병용하며, 포도밭 별로 개별 양조 후 블렌딩한다. 연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생산량은 약 1,250-1,500 케이스 수준의 소규모 부티크 규모다.

로쏘 델 팔라쪼네는 독특한 컨셉의 와인이다. 보통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생산자들은 세컨드 와인 격으로 로쏘 델 몬탈치노(Rosso del Montalcino)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 팔라쪼네는 로쏘 델 몬탈치노를 만들지 않는 대신 블루넬로가 되지 못한 와인들을 사용해 로쏘 델 팔라쪼네를 만든다. 특이한 것은 2-3개의 빈티지를 블렌딩 해 만든다는 점이다.
브루넬로에 사용하는 동일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오크통,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시멘트 탱크 등에서 숙성한 후 각각의 배치가 가진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블렌딩한다. 전반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부드럽고 균형 잡힌 와인. 브루넬로 퀄리티의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 후 빠르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을 목표로 한다. 물론 5~7년 정도 숙성 잠재력도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약 1,500 케이스 내외로 브루넬로 생산량과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수준이다. 이를 통해 브루넬로의 품질은 더욱 높이고, 고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와이너리의 개성을 담은 빼어난 와인을 제공할 수 있다.

로트 번호는 02/21. 아마 21년에 2번째로 병입한 배치라는 뜻이다. 배치 넘버에 따라 블렌딩 비율이 바뀌기 때문에 배치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

영롱한 루비 레드 컬러에 가넷 휴. 말린 장미 꽃잎과 신선한 허브 향기, 붉은 체리, 자두 풍미가 가볍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실크처럼 부드러운 타닌과 싱그러운 산미가 인상적이다. 걸리는 것 하나 없이 스르륵 넘어가는 느낌. 풍미의 밀도가 다소 낮고 피니시가 살짝 짧은 것이 아쉽지만 비교적 어린 빈티지임에도 숙성 뉘앙스가 제법 느껴지는 게 참 좋다.
엔트리급 와인은 빈티지니 규정이니 그런 것에 얽매이기보다는 차라리 이런 식으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가격에 보인다면 재구매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5 조지아 와인 페스티벌 후기 (2) | 2025.10.16 |
|---|---|
| @바이바이베이비 (1) | 2025.10.09 |
| Cristom, Mt. Jefferson Cuvee Pinot Noir 2021 / 크리스톰, 마운틴 제퍼슨 퀴베 피노 누아 2021 (3) | 2025.10.05 |
| 연휴의 시작은 가족모임(aka. 술판)으로... (15) | 2025.10.03 |
| Idlewild, Arneis 2020 / 아이들와일드, 아르네이스 2020 (1) | 2025.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