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개천절-주말-추석-한글날-연차-주말로 이어지는 장장 10일의 연휴.

연휴의 시작은 소화 잘 되는 고기. 만배아리랑의 가브리살 보쌈. 오픈런으로 예약하고 갔는데도 20분 이상 웨이팅이 있었다고;;;

먹어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 얇은데도 육향이 짙은 느낌이고 부드러운 육질도 훌륭하다. 보쌈김치도 맛있고.

시작은 Coopers Creek, Limeworks Chardonnay 2024. 뉴질랜드 혹스 베이(Hawkes Bay)의 샤르도네다.

상당히 짙은 옐로 컬러. 코를 대면 캐러멜 같은 오크 뉘앙스가 상당히 짙게 드러난다. 잘 익은 핵과 풍미와 시트러스 산미, 그리고 피니시는 볶은 견과 힌트도 살짝 묻어나는 듯. 알코올도 12.5%로 가벼워 부담도 적다. 그래서 아버지는 싱겁다고 하시긴 했지만;;; 어쨌거나 제법 맛있는 샤르도네다.

그런데 이 와인, 모 인플루언서 유튜버가 '뫼르소(Meursault) 같다'는 표현을 쓰면서 띄웠던데, 솔까 그런 느낌은 1도 못 받았다. 풍미의 스펙트럼도 스타일도 완연히 달랐달까. 일단 얘,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했다. 뫼르소를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하진 않으니까..

그래도 3만 원대에 이런 품질이면 나쁘지 않다. 나는 안 살 것 같지만(?!) 그건 개취 때문이고.

두 번째 안주는 회... 원래 이걸 먼저 먹었어야 했는데, 배달이 늦는 바람에...

왼쪽은 돌돔, 오른쪽은 광어.

둘 다 도톰하게 썰어서 식감이 좋은데, 돌돔이 더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있다. 반면 광어는 조금 더 부드럽고 단맛이 느껴진달까.

두 번째는 사케, 칸키쿠메이조, 주게무 헤이지문(寒菊銘釀, 壽限無 Hazy Moon). 좋아라 하는 칸기쿠의 준마이다이긴조(純米大吟釀) 급 무로카나마겐슈(無濾過生原酒)다.

그런데 오리가라미( おりがらみ)는 무엇? 오리는 침전물, 가라미는 거친 맛을 의미하는데, 술이나 액체에서 침전물(입자)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병입하는 방식을 뜻한다. 조금 거칠긴 하지만, 술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확실히 침전물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다. 우스니고리(うすにごり) 보다 탁한 느낌. 탄산도 상당히 많다.

이름인 수한무는 한국인들도 익숙한 '김수한무'의 그 수한무 맞다. 일본에서는 전통 만담인 라쿠고(落語)의 대표적 작품 중 하나이기도. 그래서 그냥 사케 이름인 줄 알았더니 후쿠오카현에서 재배한 주조호적미 이름이다. 희귀 품종이라는데 검색으로도 설명이 잘 안 나온다. 알코올 함량은 15%.

알싸한 탄산감에 달콤한 흰 과일 풍미가 드러나는데, 피니시에서 가벼운 쌉싸름함이 느껴진다. 처음엔 그게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음식이랑 먹으니 그게 깔끔하게 입을 씻어주는 역할을 하더라는. 질감 또한 세련되진 않지만, 대신 생동감이 넘치는 느낌이다. 역시 칸키쿠는 이런 스타일의 술을 잘 만드는 듯.

칸키쿠의 다른 계절주도 사야겠다.

세 번째는 다시 와인. 술이 모자랄 것 같아서 땄는데, 주전 선수가 컨디션 난조를 보여 절반을 남겼다;;;

Cristom, Eola-Amity Hills Pinot Noir Mt. Jefferson Cuvee 2021. 요건 조만간 제대로 마시고 포스팅하는 걸로.

디저트는 골든피스 푸른뱀 약과세트.

틴케이스에 담긴, 상당히 고급진 약과인데 맛도 아주 고급지다. 나중에 알게 된 가격도 상당히 고급... 덕분에 만족스러운 마무리, 즐거운 연휴의 시작이 되었다.

예상외로 2병 반으로 선방. 살짝 아쉬운 기분은 뭐지... ㅋ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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