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오카 여행 중 들른 사케바, 하쿠야쿠(百藥).
햐쿠야쿠 · 3 Chome-16-41 Haruyoshi, Chuo Ward, Fukuoka, 810-0003 일본
★★★★☆ · 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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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도 아닌데 숙소에서 60m 거리에 있었다. 히타(日田) 다녀와서 저녁 먹고 호텔에서 쉬다가 저녁 늦게 방문.

하쿠야쿠의 운영 스타일은 독특하다. 일단 음식이 없어서 음식을 원하면 외부에서 반입해야 한다. 그리고 3,800엔에 시간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사케를 마실 수 있는 플랜이 기본이다. 이외에 잔으로, 세트로도 사케를 즐길 수 있다.

홀은 캐주얼한 분위기. 내가 막 방문했을 때는 중앙의 긴 테이블에는 일행으로 보이는 일본인들로 가득했다. 사이드 테이블도 내가 들어온 지 5분 만에 젊은 여성 둘이 채웠고.

3,800엔으로 무제한 마실 수 있는 사케는 종류 제한이 있다. 하지만 괜찮은 사케들도 제법 포함돼 있었던 듯. 가운데 진열장을 기준으로 오른쪽 냉장고에 있는 프리미엄 사케는 당근 무제한 시음에서 제외된 것들이다.

잔 사케는 75ml 혹은 150ml로 선택해 마실 수 있다. 나는 뭘 마실까 하다가 일단 3천 엔에 '프리미엄 3종 비교 시음 세트'를 선택.

요건 내가 품목을 선택할 수 없고, 쥔장이 추천해 주는 걸 마신다. 용량은 50ml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냥 75ml 잔에 따라주었다.

첫 사케, 吉田藏u, Thank you Thank you Thank you. 신선한 흰 자두와 시원한 배의 가벼운 단맛이 느껴지는데, 전반적으로 맑고 가볍고 부드럽다. 피니시 또한 깔끔하고.

요시다 뒤에 u가 붙은 요시다쿠라u는 요시다쿠라의 차세대 라인업이라고 한다.

햐쿠만고쿠노시로(百万石乃白)는 이시카와현(石川県)에서 개발한 주조호적미로 프리미엄 사케 양조에 적당한 품종이다. 정미율은 39%인데, 이게 일본어 발음이 산(3)큐(9)이다 보니 사케 이름을 thank you로 지은 듯-_-;;; 알코올이 12%로 낮아서 첫 잔으로 더욱 적당했던 듯.

카모시비토 쿠헤이지 쿄우덴 준마이다이긴조(釀し人九平次 協田 純米大吟釀). 노란 과일과 열대 과일 풍미에 앞의 사케보다는 묵직한 바디와 구조감이 느껴진다. 가벼운 단맛에 여운은 긴 편인데, 오픈한 지 조금 오래됐는지 다소 시큼한 느낌이 들었다.

카모시비토 쿠헤이지는 1789년 설립된 반조양조(萬乘釀造)에서 생산한다. 쿄우덴이라는 이름은 계약농가에서 명확한 가이드에 의해 재배한 쌀을 사용하기에 붙인 이름인 듯.

이소지만 다이긴조준마이(磯自慢 大吟釀純米). 왜 준마이다이긴조가 아니고 다이긴조준마이일까ㅋ 어쨌거나 셋 중 가장 드라이한 미감에 감칠맛이 강하다. 독특한 풍미 덕에 초콜릿 혹은 진한 향신료가 떠오를 정도. 하지만 견고한 구조감 속에 미묘한 단맛이 숨어 있어 마실 수록 편안해진다.

이소지만은 시즈오카현(靜剛県)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1830년 설립했다. 8대째 가업을 잇고 있으며,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과 현대적인 품질 관리를 결합하여 일본 최고의 프리미엄 사케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된다. 재료는 효고현의 최고급 야마다니시키(山田錦)만을 고집하며, 남알프스에서 발원한 부드러운 지하수를 사용한다. 또한 자체 개발한 시즈오카 효모를 사용해 특유의 우아하고 깨끗한 풍미를 만든다. 쌀 씻기를 제외한 모든 공정을 기계 대신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무이완, 무타협(No Relax, No Compromise)'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이소지만을 알게 돼 꼭 한 번 마셔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네.

비 오는 저녁, 천장에 걸린 우산을 바라보며 천천히 3종의 사케를 즐긴 후,

다음 잔은 기대하던 주욘다이(十四代). 생각 같아선 가장 비싼 걸 맛보고 싶었지만, 꿀 눌러 참고 그 다음 걸 주문했다.

주욘다이 사케미라이 모로하쿠(十四代 酒未来 上諸白). 흰 자두, 배, 사과 등 다양한 과일 풍미가 모순적이지만 점잖게 폭발하는 과일 풍미. 입에 넣으면 풍만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둥글둥글 우아한 미감. 마실 수록 깊이, 너비, 복합미가 살아난다. 아, 이건 150ml를 마셨어야 했는데... 역시 주욘다이는 주욘다이다.

정미보합 45%의 준마이다이긴조급 사케다. 알코올은 15%. 사케미라이는 주욘다이를 생산하는 타카기슈조(高木酒造)의 14대 타카기타츠고로(高木辰五郎)가 '일본 사케의 미래를 연다'는 염원을 담아 약 18년의 세월에 걸쳐 개발한 주조호적미다. 부모 품종은 미야마니시키(美山錦)와 야마자케 4호(山酒4号). 쌀알의 심백이 크고 내구성이 좋아 고급 사케 양조에 적합하며, 부드럽고 화려한 풍미를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타카기 주조는 이 쌀을 직접 관리하며 일부 엄선된 협력 양조장에게만 공급해 쌀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사케는, 지콘(而今). 아뿔싸, 그런데 야마다니시키를 주문한다는 걸 착각해서 오마치(雄町)를 주문했다. 이거 전날 마신 건데...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병을 오픈한 것이기에 전날과는 다른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전날 마신 게 뭔가 둥글둥글 밸런스 좋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면, 요건 비교적 구조감이 단단하고 첫인상 또한 드라이하다. 물론 뒤에 가벼운 달콤함과 신선한 사과 같은 산미가 드러나긴 했지만. 막 오픈해서 그런지 부드럽고 풍성한 느낌은 덜하지만 단정한 인상 이 마음에 들었다.

이날 다양한 프리미엄 사케를 마시면서 느낀 건데, 사케는 주욘다이 정도의 슈퍼 프리미엄 사케가 아닌 이상 내 취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와인보다 풍미의 스펙트럼이 확실히 좁기 때문에, 새로운 뭐가를 발견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천~5천 엔대 사케 중에 내 취향에 맞는 걸 찾는 게 무작정 1만 엔 전후의 사케를 시도하는 것보다 나을 듯.

어쨌거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사케 좋아하는 친구랑 만두 싸들고 와서 첫 잔으로 주욘다이 마시고 이후에 노미호다이 모드로 마셔도 좋을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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