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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Hugel Gala Dinner / 위겔 프라이빗 디너 @ CHANOU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3. 26.


훌륭한 지인의 초대로 참석한 위겔 갈라 디너(gala dinner Hugel). 원님 따라 나발불었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첫 번째 삼페인이 제공되고 있었다. 


제공된 샴페인은 조셉 데뤼에(Joseph Desruets). 처음 들어보는 샴페인인데 이날의 호스트 마크-앙드레 위겔(Marc-Andre Hugel)의 친구(의 아버지?)가 만드는 샴페인이라고 한다. 친구인 토마 킴 데뤼에(Thomas Kim Desruets)는 한국에서 샴페인 생산자에게 입양되어 가업을 잇게 된 특별한 케이스. 


샴페인 조셉 데뤼에는 동페리뇽의 고향인 오빌레(Hautvillers)마을에서 1888년 설립한 샴페인 하우스. 창립한 이후부터 사용한 참나무 압축기 '다크-클레망(Darcq-Flamain)'을 이용하여 모든 포도를 압축하는 등 전통을 지켜 오고 있다. 놀랍게도 그들의 홈페이지는 영문과 함께 한글 번역도 제공하는데 아마도 토마 킴과 그의 형제 마티아스 은(Matthias Eun)이 모두 한국 태생이기 때문일 듯. 어쨌거나 품질도 좋았기 때문에 눈에 띄면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빵이 제공되고, 굶주린 나는 냉큼 배를 채운...





아뮤즈 부슈.


샴페인과의 궁합이 아주 좋았음. 샴페인만으로는 조금 강건하고 느꼈는데 음식이 들어가니 외려 강한 골격이 살짝 무너지면서 샴페인이 지닌 섬세한 풍미가 우아하게 살아나며 음식 맛과 어우러지는 듯. '이런 게 진정 마리아주'라는 느낌.





마크-안드레 위겔(Marc-Andre Hugel). 아버지 에띠엔 위겔(Etienne Hugel)을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들의 시대가 되었다.


위겔의 첫 와인 '정띠(Gentil)'이 제공된 후 와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있는 마크-안드레. 와인이 제공될 때마다 이런 식으로 와인의 특징에 대해 짧지만 역동적으로 언급했다. 상당히 유쾌하고 밝은 스타일. 아직 젊기 때문일까^^;;


 



오른쪽은 위겔의 브랜드 매니저, 신동와인의 박재현님. 프랑스에 5년 정도 계셨다는데 불어를 너무 잘 하셔서 동석한 여성분들께 극찬을 들었음^^;;





소개된 와인들. 샴페인부터 마지막 셀렉시옹 드 그랑 노블(Selecion de Grains Nobles)까지, 모두 훌륭했음. 편안하게 즐기며 마셨기 때문에 간단하게 인상+스펙 수준의 메모만. 


Champagne Joseph Desruets, Cuvee Reserve Brut NV / 샴페인 조셉 데뤼에 퀴베 레제르브 브뤼

섬세한 버블의 힘과 구조감이 좋고 깔끔한 인상의 샴페인. 처음에는 상당히 강건한 구조와 단단한 코어를 가진 스타일이라는 인상이었는데 음식과 함께 마시니 은은한 사과, 시트러스 향과 토스티&이스티, 그리고 고혹적인 플로럴 아로마가 섬세하게 살아난다. 산미도 적절하고 식전주 뿐만 아니라 가정 식탁의 반주로도 찰 어울릴 샴페인인 듯. 피노 누아(Pinot Noir) 40% , 샤르도네(Chardonnay) 40%,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 20% 블렌딩하며 셀러에서 최소 30개월 숙성한다.



Famille Hugel, Gentil "Hugel" 2015 Alsace / 파미으 위겔, 정띠 "위겔" 2015

과하지 않은 화사함이랄까. 플로럴 아로마와 가벼운 스파이스, 백도 등의 핵과 풍미. 미디엄 바디에 중용적인 산미와 뉴트럴한 듯 편안한 미감. "정띠(Gentil)"은 알사스의 '노블 버라이어티'를 뜻하는 것으로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피노 그리(Pinot Gris), 리슬링(Riesling), 뮈스카(Muscat), 피노 블랑(Pinot Blanc), 실바너(Sylvaner) 등을 블렌딩한다.



Famille Hugel, Classic Riesling 2014 Alsace / 파미으 위겔 클래식 리슬링 2014

'클래식'이라는 표현이 걸맞는 리슬링. 가벼운 미네랄(페트롤) 뉘앙스에 우아한 꽃 향기. 깔끔한 시트러스 &핵과 풍미, 훌륭한 밸런스, 순수한 느낌의 피니시. 얼마 전 와인21 기자단 리슬링 테이스팅에서도 만났었는데 언제나 기본기를 느낄 수 있다.



Famille Hugel, Classic Pinot Gris 2013 Alsace / 파미으 위겔 클래식 피노 그리 2013

오묘하게 스모키한 미네랄과 스파이스가 강조된 탑 노트. 뒤이어 잘 익은 서양배와 핵과, 시트러스 풍미가 부드럽게 드러난다. 이탈리아의 피노 그리지오 같은 뉴트럴한 스타일과는 달리 구조와 바디, 파워가 상당하다. 



Famille Hugel, Gewurztraminer Grossi Laue 2010 / 파미으 위겔 게부르츠트라미너 그로시 로에 2010

은은한 장미, 흰 꽃 향기와 약간은 음성적이지만 우아함을 드러내는 플로럴 허브 티 아로마. 맑은 시냇가의 이끼낀 돌이 연상되는 음성적인 미네랄이 동반된다. 입에서는 열대과일, 백도, 배 등의 풍미가 화사하하면서도 단정하게 드러난다. 화사와 단정이 동시에 쓰일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라니. 하지만 차분하면서도 고혹적인 섹시미를 풍기는 이 와인 자체가 워낙 아이러니한 타입이라. 지적이면서 퇴폐적이랄까... 그로시 로에(Grossi Laüe)는 알사스 방언인데 독일어로 그로세스 게벡스(Grosses Gewächs), 프랑스어로 그랑 크뤼(Grand Cru)를 의미한다.연 5천 병 정도 생산하며 한국에는 딱 20병 들어왔다. 간단하게나마 노트를 적어 놓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와인. 좀 더 잘 묘사하고 싶은데 아쉽다.



Famille Hugel, Riesling Vendange Tardive 2011 Alsace / 파미으 위겔 리슬링 방당주 타르디브 2011 

가벼운 보트리티스 뉘앙스와 리슬링 특유의 미네랄이 조화를 이룬다. 입에서는 기분좋은 수준의 포도 본연의 단맛, 핵과와 졸인 배 같은 풍미. 토핑되는 가벼운 허브와 스파이스. 아직은 어린 느낌으로 단맛을 감싸줄 고혹적인 부케들은 아직 디벨롭되지 않았다. 셀러에 두고 몇 년만 더 숙성시킨다면...



Famille Hugel, Gewurztraminer Selection de Grains Nobles 2001 Alsace / 파미으 위겔 게부르츠트라미너 셀렉시옹 드 그랑 노블 2001

약간은 탁한 컬러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 준다. 약간의 숙성 뉘앙스 속에는 향긋한 꽃 내음이 살아있으며 오렌지 마말레이드, 말린 핵과, 꿀 같은 풍미가 꿈결 속을 걷는 듯 하다. 생강, 시나몬, 정향 등 약간의 스윗 스파이스 풍미 또한 복합미를 더한다. 16년의 세월이 이렇게 아름다운 풍미를 만들어내다니, 사람도 이렇게 성숙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래는 와인과 함께한 음식들. 이찬오 쉐프와 마티유 모레즈 쉐프가 함께 하는 것으로 소개가 되었는데, 이찬오 쉐프는 이날 요리를 하진 않았다고. 음식은 전반적으로 맛있었고 와인과의 매칭도 훌륭했다.




펜넬, 오렌지슈프림, 라임 오이피클을 곁들인 제주산 딱새우 타르타르.





누른 감자, 캐비어와 시금치, 비스크 에스푸마를 곁들인 브라운 버터에 포치한 랍스터.





버섯, 그랑 마르니에 소스를 곁들인 메추리 가슴살 필레 및 다리 콩피. 클래식 피노 그리의 스모키한 뉘앙스와 매우 훌륭하게 어우러졌다.





가슴살의 아름다운 컬러를 찍고 싶었는데... 그랬으면 화이트 밸런스를 맞췄어야지ㅠㅠ





Marc de Gewurztraminer와 함께 제공되는 Trou Alsacian 레몬 셔벗. 음... 마크 드 게부르츠트라미너를 따로 주셨으면 더 좋았겠......





게부르츠트라미너 그로시 로에 2010. 클래식한 레이블을 유지하고 있다. 





잘 찍어보고 싶어서 촛불까지 동원했건만... 발사진 본능에 조명이 너무 안 도와줘서ㅠㅠ




참고로 베땅 에 데소브(bettane et desseauve)는 GROSSI LAUE Riesling 2010 빈티지에 20점 만점을 주었다. 코멘트는 "C'est le moment d'apprendre l'alsacien..." 번역하면 '알사스를 배울 시간이다'. 리슬링도 한번 마셔 보고 싶네...

 




4가지 향신료를 곁들인 오리 가슴살 요리와 제철 채소, 신선한 트러플, 버터 푸아그라를 사용한 소스. 제법 풍미가 강한 요리였지만 그로시 로에의 진하고 복합적인 풍미 또한 뒤지지 않았다.





졸인 Demi-Sec 샴페인과 염소 치즈 무스. 사진이 매우.... 인상주의적이네;;;





제철 과일 타르트와 셔벗. 맛있긴 했지만 '디저트 와인'에 집중하느라 디저트 자체는 뒷전이었...





그리고 나가기 직전에 맛본 위겔의 배 증류주, Selection Personelle Poire Williams. 후추같이 톡 쏘는 스파이스와 배 껍데기 같은 풍미, 입에 넣으면 배 과육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개성적인 증류주였음. 칵테일 베이스로도 적당할 것 같은데 바 같은데 납품하면 좋지 않을까.





디너 장소였던 CHANOU. 김찬오 쉐프의 이름을 딴 것 같은 이 곳의 캐주얼한 분위기는 일렉트릭 사운드와 어두운 조명이 주도. 덕분에 사진 찍기가 너무 어려웠다-_-;; 





갑자기 등장한 이찬오 쉐프님. 내가 사진 찍는 데 애를 먹어서 반복적으로 찍고 있으니 카메라를 빼앗아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곳 저곳 많이 찍었지만... 결론은 다 흔들림 ㅎㅎㅎ





그래도 덜 흔늘린 마크-안드레 위겔 씨의 사진(이찬오 作) ㅋㅋㅋ




그리고 토마스 김 데뤼에(좌) 씨. (이찬오 作) 





레스토랑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도리도리~ -_-;;;;





화려한 메뉴.





화려한 라인업. 잘 먹고 잘 마셨습니다.




20170323 @ 샤누 (청담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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